완치 없는 크론병, 완벽한 ‘구원 투수’는 없는 걸까
‘킨텔레스’, 최소 6개월 투여 및 1차 치료 사용 불가 제한점 존재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8-08-24 06:23   수정 2018.08.24 16:14
그동안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을 포함한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의 치료는 5-ASA/항생제, 스테로이드, MTX 등 초기 단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약제들을 1차로 사용한 후 질병 진행이 중등도로 접어들면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했다. 생물학적 제제를 포함한 내과적 치료에 반응이 없다면 최종적으로 수술적 요법이 권장됐다.

그러나 생물학적 제제와 수술적 요법 사이에 새 옵션이 추가됐다. 장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항인터그린제제 ‘킨텔레스(성분명: 베돌리주맙)’가 지난 해 8월 출시된 것.

킨텔레스는 최근 염증성 장질환의 글로벌 트렌드인 ‘점막 치유’ 및 ‘장기 관해 유지’와 맞물려 유의한 효과를 나타내도록 개발됐다. 그 동안의 치료 목표가 ‘무증상’이었다면, 이제는 ‘장관에 병변이 없는 상태’가 최종 목표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임상적 반응이 나타나기까지는 킨텔레스는 얼마나 투여돼야 할까. 여기서 한 가지 한계점이 드러난다. 크론병과 관련해 분석된 미국의 리얼월드 데이터(US VICTORY consortium)를 보면, 점막 치유는 환자의 60%에서 나타났지만 투여 초기 6개월에는 환자의 20%에서만 효과를 나타냈다. 투여 12개월에는 63%가 효과를 봤다.

다시 말해 궤양성 대장염은 투여 3개월에 반응이 없으면 효과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크론병은 투여 초기에 낮은 수준의 반응을 보이더라도 6개월, 1년차에도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약효가 발현되기까지 ‘약간의 기다림’이 필요하다. 점막 치유 효과 역시 투약 6개월이 기준이 된다.

그렇다면 6개월까지 투여했을 때 반응이 없는 환자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6개월에서 1년 동안 약효가 없는 사이 병은 계속해 진행되기 때문인데, 그 부분과 관련해 적용할 수 있는 요법이 있을까.

프랑스 낭시 대학병원 소화기내과 로랑 페이랭-비룰레(Laurent Peyrin-Biroulet) 교수는 “크론병 환자에 베돌리주맙을 6개월을 투여하는 동안 의료진의 판단 하에 가교적인 치료로 전신 스테로이드 치료를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즉 중증도-중증 단계에서 쓰는 베돌리주맙에서 반응 발현이 지연될 경우 초기-중등도 단계에서 투여하는 스테로이드 요법과 병용해야 한다는 말인데, 그 요법이 과연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한계점은 하나 더 있다. 킨텔레스는 국내에서는 1종 이상의 TNF-α 억제제로 치료를 실패한 환자에서 2차 치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가 났다. 그런데 여기에 의문점이 있다. 킨텔레스가 TNF-α 억제제를 사용하기 전 ‘1차 치료’에는 왜 사용될 수 없을까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로랑 교수는 “베돌리주맙은 TNF-α 억제제를 사용한 적 없는 환자와 사용한 적 있는 환자 모두에게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1차 치료제로 먼저 사용되길 희망하지만 여러 국가적 상황, 비용 효과성도 측정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이론상으로는 1차 치료제로 사용하기에도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킨텔레스는 현재 세계 65개국에 출시돼있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64개국에서는 TNF-α 억제제 투여 전과 후 모두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가 난 상황을 고려한다면, 1차 치료로도 어느 정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로랑 교수는 “현재 염증성 장질환 완치에 이르는 약제는 없다. 물론 1종의 TNF-α 억제제 치료에 실패해 베돌리주맙을 사용한 경우라면 다시 다른 TNF-α 억제제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TNF-α 억제제로 돌아가지 않는 경우라면 다음 치료는 어떻게 이뤄져야 할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지금 단계에서는 스테로이드, 수술을 병용해 환자에게 최적화된 치료법을 찾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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