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바이오제네릭' 상업화를 위한 필요조건
[LG생명과학 제품개발담당 지희정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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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09-05 06:54   
▲ 지희정 상무

'바이오제네릭'에 대한 국내 제약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BT, 그리고 제약 산업이 차세대 성장 동력이라는 진부한 이야기를 다시 꺼내지 않더라도, 국내 제약사들은 자체적인 성장 동력 개발을 위해 '바이오제네릭'에 착목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유수의 제약사들은 '바이오제네릭'에 대한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바이오제네릭'을 국내 제약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까지 묘사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 '바이오제네릭'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향상된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이에 국내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LG생명과학 제품개발담당 지희정 상무로부터 '바이오제네릭'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들이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국내 '바이오제네릭' R&D 先투자 시급

'바이오제네릭'이 '블루오션'이 될 수 있겠냐는 질문에 LG생명과학 제품개발담당 지희정 상무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물론 입으로는 '블루오션'을 언급했지만, 몸짓과 표정은 정 반대의 제스처를 보였다.

지 상무가 이런 태도를 보인 것은 '바이오제네릭'이 '블루오션'이 아니어서가 아니라, 과연 국내 제약사들이 '블루오션'에 뛰어들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적어도 바이오분야에 있어서, 국내 제약사들은 연구개발이나 기술적인 측면에 있어서 선진 제약사들에 비해 뒤떨어지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하지만 연구개발이나 산업화, 상업화되기 위해서는 기업에서 그만한 투자를 해야 합니다. 국내 제약사들은 투자라는 측면에서 아직까지 뚜렷한 움직임이 없어 안타깝습니다."

지 상무는 '바이오제네릭'에 대해 분명 '블루오션'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곳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말 그대로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는 것이 지 상무의 설명이다.

"바이오제네릭은 인·허가 과정에서 임상시험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력이 없는 제약사들은 사실 뛰어들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혁신신약개발처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거나 까다로운 정도는 아니구요. 그런 측면에서 바이오제네릭은 국내 제약사들이 전략적으로 공략할만한 분야죠. 그런데 국내 업계에서는 산업화를 위한 실질적인 투자에서는 인색한 것 같습니다. 지금 인도, 중국이 바이오제네릭에 혈안이 되어 우리를 추격하고 있는 상황인데, 아직 우리 업계는 이런 상황을 절박하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R&D 先투자 필수 규제 개선은 신중해야"

이 대목에 있어서 지 상무는 국내 업계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표현했다.

현재 인도와 중국이 '바이오제네릭'을 공략하기 위해 계속해서 치고 올라오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바이오제네릭'에 대한 R&D 투자에 인색하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바이오의약품', '바이오제네릭' 개발을 위해서는 바이오분야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개발 인프라가 필요하다. 그러나 국내 제약사들은 이 부분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는 것이 지 상무의 평가다.

지 상무는 거대 다국적 제약사들의 경우 이미 바이오분야 연구개발을 위한 '先투자'를 감행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바이오기업을 통째로 인수하는 사례도 있다는 점에서 국내 제약사들도 하루빨리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수출 '인·허가 및 약가'

또한 지 상무는 국내 '바이오제네릭'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기 위해서는 수출지역의 인·허가 신청을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당 지역의 인·허가 규제를 통과하기 위한 문서작업, 보건의료제도 검토 등 R&D 이외의 요인들에 대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

현재 국내 제약사들이 생산하고 있는 '바이오제네릭' 제품들이 대부분 내수용임을 감안하면, 지 상무의 이 같은 지적은 새겨들을 만하다.

어느 지역으로 수출할 것인가의 문제에 있어선, '약가' 문제가 핵심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지 상무는 "해외시장 개척에 있어 꼭 미국이나 유럽이 아닐 수는 있어도, 약가문제 때문에 선진시장을 빼놓고 생각할 수가 없다"며 "수출을 생각한다면 결국 연구개발 단계에서부터 미국 등에서의 높은 약가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제네릭' 인·허가 개선 신중해야

최근 국내는 물론 미국 등 제약 선진국에서 불고 있는 '바이오제네릭' 제도화 바람은 '바이오제네릭' 업계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유럽이 '바이오제네릭'에 대한 생물학적동등성 시험을 임상시험 수준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점은, 인·허가 제도가 '바이오제네릭' 시장 진입에 분수령이 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따라서 '바이오제네릭'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하기 기준이 어느 정도이냐에 따라, 관련 업계의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지 상무는 안전성을 우선시해야 하는 의약품의 특성상 바이오제네릭에 대한 규제를 너무 느슨하게 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 상무는 "현재 바이오제네릭은 분석기술의 한계로 바이오제네릭에 포함되어 있을지 모를 불순물들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기 때문에 임상시험을 권장하고 있는 것"이라며 "규제가 약화되면 품질 측면에서의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규제 개선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 상무는 "성장호르몬, 인슐린 등 오랫동안 안전성이 확인된 것은 규제를 어느 정도 풀어도 문제가 없을지 모르지만 나머지에 대해서는 적정선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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