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제약사들의 원료합성의약품 부당이익 조사결과를 발표한 이후, 그 근본 원인을 놓고 정부와 업계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복지부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높은 약가를 받기 위한 제약사들의 노림수’에서 찾고 있는 반면, 제약사들은 이미 예견된 ‘구조적인 문제’라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우선 복지부를 비롯한 보건당국은 업계의 부도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건당국의 입장에서 볼 때, 허가사항을 ‘국내합성’에서 ‘원료수입’으로 즉시 변경한 것은 높은 약가를 노린 ‘의도된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재정이 국민 세금임을 감안하면, 제약사들의 이 같은 행동은 처벌받아 마땅하다는 것.
이에 따라 복지부는 이번에 적발된 20여개 제약사들 중 고의성이 짙은 것으로 판명된 일부 제약사들에 대해 형사고발 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재발방지를 위해 대책 마련에 돌입한 상태다.
그러나 복지부의 지적과는 달리 이번 사태의 원인을 오로지 제약사들의 도덕성에서만 찾아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오히려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번 발표가 제약사들의 도덕성에만 타격을 주는 결과를 낳았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번 일은 제약업계 내에서도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며 “이 문제는 제약사들의 도덕성 문제만을 꼬집을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제도 개선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 사태의 근본 원인이 ‘제도적 미비’에 있음을 간접적으로 표명했다.
제약업계 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가 지속적으로 나왔던 차에 최근 들어 불어 닥치고 있는 제약업계에 대한 전사적인 압박으로 말미암아 이번 사태가 터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당이익 제약사에 대한 처벌도 필요하지만,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같은 일이 반복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제약업계에서는 근본적으로 ‘GIP(Good Import Practice)’ 제도 도입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제약업계 관계는 “일본의 경우 순도에 따라 A, B, C, D 등으로 등급을 정하고 순도가 낮을수록 가격을 낮게 매기는 대신, 순도가 높은 원료를 사용한 의약품은 동일 성분이라도 높은 가격을 책정한다”며 “대신 수입하고자 하는 원료와 증명서를 수입할 때마다 철저하게 검사해 검증하기 때문에 제약사들이 속일 수가 없고 의약품 품질도 확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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