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중심 의료개혁 연대회의, 의대 증원 490명 규탄…"갈등 회피용 최소치"
2037년 의사 부족 경고 외면…"다사(多死) 사회 대비와 무관한 결정"
추계위 결과 축소·배제 지적…"숫자 깎기 정치공학" 비판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2-11 10:10   

정부가 2027학년도 의과대학 정원을 490명 증원하는 안을 확정한 데 대해 시민사회·환자·노동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국민중심 의료개혁 연대회의는 이번 결정이 초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의료 수요가 급증하는 이른바 ‘다사(多死) 사회’를 대비하기는커녕,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숫자 깎기’에 불과하다고 규정했다.

연대회의는 10일 성명을 통해 “정부는 제7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2027년 490명, 이후 단계적 증원을 결정했지만 이는 국가적 의료위기에 대한 해법이 아닌 정치적 보신주의의 산물”이라며 “지난 2년간 의료공백을 감내한 국민과 현장의 대가가 고작 490명이냐”고 비판했다.

특히 베이비부머가 고령기에 진입하는 2038년 전후를 기점으로 사망자, 중증·만성질환, 장기요양 수요가 동시에 폭증할 것이 예고된 상황에서, 의사 양성에 최소 10년 이상이 걸린다는 점을 외면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연대회의는 이번 증원 규모가 과학적 인력 수급 추계 결과와도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의료계의 요구를 시민사회와 환자, 노동계가 수용하며 출범한 수급추계위원회는 5개월간 12차례 본회의를 거쳐 2037년 의사 부족 규모를 4,724명으로 제시했지만, 정부는 이 결과를 정책 결정에 충실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대회의는 “공급자 측이 과반을 차지한 기울어진 구조에서 코로나와 의정 갈등으로 왜곡된 의료 이용량을 정상 수요로 고정하고, 실증되지 않은 AI 생산성 가정을 끼워 넣어 필요 인력을 줄였다”며 “그 결과마저도 다시 깎아 연 613명, 2027년엔 490명으로 축소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회의 과정에서 공공·지역의대로 양성될 가상의 600명을 사전에 제외하고, 대학별 교육 여건 상한을 적용해 증원 폭을 줄인 점을 두고 “추계위는 숫자 축소의 명분을 만드는 기구로 소비됐고, 보정심은 정치 리스크를 방어하는 장치로 전락했다”며 강한 표현을 사용했다. 연대회의는 이를 두고 “과학적 추계에 기초한 인력 정책이 아니라 정치공학적 숫자 조정”이라고 규정했다.

연대회의는 의사 부족 문제가 PA, 간호사, 돌봄 인력 등 타 직종으로의 업무 전가를 심화시키고 있음에도, 정부 대책이 여전히 ‘의사 중심 인센티브’에 머물러 있다고도 비판했다. 지역의사전형, 등록금·실습비 지원, 수련 지원 등은 확대하면서도, PA 업무 전가를 구조적으로 차단할 인력 기준과 업무 범위, 책임 체계, 보건의료 노동자의 정원·처우·안전 대책은 후순위로 밀려 있다는 것이다.

AI 활용과 시니어 의사 활용을 증원 대안처럼 제시하는 정부 기조에 대해서도 “대체 수단이 아닌 보조 수단일 뿐”이라며 “검증되지 않은 AI 생산성으로 필요 인력을 깎는 것은 환자 안전을 담보로 한 실험”이라고 선을 그었다. AI 도입 시 업무 부담이 간호·돌봄 인력으로 더 전가될 가능성도 함께 경고했다.

연대회의는 “2024년 2,000명 증원 발표 이후 2025년 4,567명, 2026년 동결, 2027년 3,548명이라는 오락가락한 궤적은 정부가 일관된 원칙 없이 정치적 계산으로 정책을 운용해 왔음을 보여준다”며 “증원은 의료개혁의 필요조건일 뿐, 전달체계 개편과 병상·재정·노동 정책과 결합하지 않으면 반복적으로 무력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연대회의는 “다가올 다사 사회의 책임을 미래로 떠넘기는 무책임한 결정을 넘어, 추계위와 보정심 거버넌스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환자 안전과 노동권을 함께 담는 의료개혁 패키지를 제시하라”며 “국민 역시 의료개혁을 더 큰 목소리로 요구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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