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만성질환이나 비만인 고령자의 약물치료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막기 위해 신체활동 증진 등 다양한 접근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바이오산업단은 27일 발간한 바이오헬스산업브리프 433호 ‘비만과 만성질환 관리의 혁신적 모델: 약물치료와 신체활동의 통합적 접근’ 보고서에서 “비만치료는 식사, 운동, 행동 등 생활습관 개선이 우선 추진되며, 필요 시 약물 치료가 보조적으로 진행된다”며 “약물치료를 통한 체중 감량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으나, 약물의 지속적인 효과 부족은 주기적인 약물 투여의 필요성을 증가시켜 약물 의존 가능성을 높이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이같이 밝혔다.
최근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주목받으면서 국내‧외 기업들도 활발한 연구와 개발을 진행 중이다. 비만은 만성질환 발병률을 높이는 주요 건강위험 요인이며, 2021년 기준 우리나라 비만율은 36.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고령자의 경우, 복부비만 유병률과 체지방률은 증가하는 반면 제지방률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다른 연령대보다 비만 유병률과 근육량 감소 유병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신체활동은 총 에너지 소비의 20~30%를 차지하지만, 고령자의 신체활동 참여율은 낮고 대부분 저강도 운동에 집중돼 있다. 특히 기초대사량이 낮은 고령자는 에너지 소비가 적어 신체활동 부족이 근감소성 비만과 만성질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보산진 제약바이오산업단은 보고서에서 “고령자는 장기간 누적된 생활 습관을 개선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보조적인 약물 치료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미 여러 약물을 복용 중인 고령자가 비만 치료제까지 병행할 경우, 기존 약물과의 상호 작용에 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라며 “약물 치료와 신체 활동을 병행하는 통합적인 관리 모델을 개발해 약물 의존도를 낮추고 건강한 노년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의료기관에서 약물 치료와 운동 처방을 병행하는 모델이 운영되고 있지만, 이는 의료기관 내에서만 제공되는 의료행위로 제한되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체적 제약이 있는 고령자가 매번 의료기관을 방문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다 접근성 있는 고령자 중심의 통합적 관리 모델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보산진은 “의료기관과 비의료기관(헬스, 필라테스, 요가 등)의 협력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 또는 기존 모델을 강화한 프로그램 도입이 필요하다. 초기 진단과 약물‧운동 등 치료는 의료기관에서 진행하되, 예방과 사후관리는 접근성이 높은 비의료기관에서 수요자가 선호하는 운동 종목을 기반으로 건강 관리가 이뤄지는 방식이 유용할 수 있다”며 “다만 정기적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해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필요 시 재처방을 받도록 하는 관리 체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운동 치료는 특정 동작 중심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환자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면 치료가 중단되는 한계가 있다. 환자가 선호하는 운동 종목으로 활용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면 치료 만족도와 지속성이 향상되고 건강관리에 대한 환자의 적극적인 참여도 기대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의료 전문가와 운동 전문가간 협업은 필수적이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생체 신호 측정을 통해 개인 맞춤형 약물과 운동 처방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