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필수의료 공백 해결책 제시 "전문의 네트워크 구축해 보상 주어야"
쏠림 현상 나타난 병원은 1,2곳에 불과...의사 인력자원 활용과 연결이 중요해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6-16 06:00   수정 2023.06.16 06:55
2023 한국의료질향상학회 봄학술대회가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약업신문

"의료 인력 자원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어떻게 효율적으로 연결하느냐가 중요하다"

부천성모병원 박익성 신경외과 교수가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의료질향상학회 학술대회’에서 필수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전문의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약업신문

대한뇌혈관외과학회장인 부천성모병원 박익성 신경외과 교수는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3년도 한국의료질향상학회 봄학술대회'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박 교수는 "지난해 7월 서울아산병원에서 개두술이 가능한 뇌혈관외과 전문의가 없어 환자를 전원 보내는 일이 발생해 굉장히 큰 문제가 됐고 필수의료의 공백이 이슈가 됐다"며 필수 의료 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TF를 구성해 8개월 간 조사한 결과를 소개했다.

그는 먼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엔 연간 뇌혈관질환 발생률은 있지만 중증도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고 지적하며, 자체 네트워크를 통해 전국 155개 응급 중증 뇌혈관질환치료 병원의 2021년 치료 현황을 조사(응답률 75.5%)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조사 결과 1년에 전문의 1명당 약 40건의 수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100건 이상의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병원은 1,2곳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까지는 응급중증환자가 시스템에 따라서 진료를 잘 받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며 "문제는 1,2곳의 병원에서 야간과 휴일에 진료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가운데, 응급 환자가 발생하며 병원을 전전하는 게 가끔 보도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박 교수는 인력자원 활용과 연결이 중요하다며 뇌혈관 질환 공백 해소를 위해 만든 '뇌혈관전문의 네트워크'를 소개했다. 전문가들 간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증 응급환자 발생 시 바로 치료 가능한 병원으로 전원할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에서 출발한 네트워크는 박 교수가 관리단장을 맡고 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전국을 20개 권역으로 나눠 뇌혈관 질환 치료 병원 155곳의 전문의 490명을 모아 네트워크를 구성했고, 지역별 메신저 방을 통해 뇌혈관 질환 응급환자 전원 및 치료 가능 여부를 의료진이 즉각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전문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신속한 환자 치료가 가능하다며 중증 환자가 5분 만에 전원 가능한 병원을 찾아낸 사례를 전했다. 
박 교수는 "뇌혈관 질환 환자가 전원할 병원을 찾기 위해 신경외과 전공의가 1시간 동안 6개 병원에 전화를 돌렸음에도 못 찾다가, 메신저 방을 통해 5분 만에 찾았다"며 "네트워크의 지속을 위해선 수가 개발 등의 보상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북삼성병원 정의석 흉부외과 교수. ©약업신문

강북삼성병원 정의석 흉부외과 교수는 필수의료 위기의 원인으로 '데이터 부재'를 꼽았다. 
데이터 부재로 인한 질 관리 결여와 합리적 제도 공백이 필수의료 위기를 가속화했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심장혈관흉부외과 전 분야에 걸친 데이터의 표집과 이를 바탕으로 한 근거 중심의 정책 설계 및 집행이 필요하다"며 "필수의료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질관리 역시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부 임혜성 필수의료총괄과장은 이날 심포지엄에서 "필수의료 분야 인력 확충은 중요한 문제"라며 "확충된 인력이 필수의료 분야를 선택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중증 응급의료와 고난도 의료 행위 등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등 하반기 종합적인 대책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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