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과잉 진료 문제 해결을 위한 ‘현명한 선택(Choosing Wisely) 캠페인’을 본격 시작하면서 캠페인이 제대로 확산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명한 선택이란 2012년 미국내과의사재단이 처음 시작한 캠페인이다. 의사와 환자 사이 대화를 촉진, 환자에게 불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배제해 의료 자원의 낭비를 억제하고, 의료 서비스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한다.
현재 미국의 80개 이상 전문학회가 참여하고 있으며, 캐나다, 호주, 영국 등 20개국 이상 국가에서도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 처음 도입했다. 2020년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캠페인을 지원했으며 지금까지 28개 의학회가 참여해 불필요 의료리스트를 개발하고 있다.
현명한 선택의 핵심은 근거 기반이다. 15일 열린 ‘현명한 선택 캠페인 심포지엄 2022’에서 은평성모병원 정승은 교수(대한영상의학회)는 “환자와 대화 시 근거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지, 검사나 수술이 반복되지 않는지, 위험은 없는지, 정말로 필요한지 등을 염두에 두고 말할 것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국립암센터 명승권 교수(대한가정의학회)는 “학회 내 근거중심의학위원회에서 현명한 선택 권고안 개발을 맡았다”며 “리스트 결정 후 해당 권고안의 최신 근거들을 조사하기 위해 회원들이 각종 문헌과 타 학회, 해외 관련 기관들을 모두 살펴봤다”고 전했다.
▲ 강북삼성병원 선우준상 교수. 사진=유튜브 중계 캡쳐
강북삼성병원 선우준상 교수(대한신경과학회)는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게 항경련제 사용이 발작을 예방한다는 임상적 근거가 없어 항경련제 사용을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이날 발표를 진행한 대한응급의학회, 대한간학회, 대한고혈압학회, 대한중환자의학회, 대한통증학회, 대한혈관외과학회 등도 의학적 근거에 기반해 현명한 선택 권고안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모두 현명한 선택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현명한 선택이 제대로 확산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명한 선택이라는 용어 인지도가 낮고 의료계 내에서도 명확하게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관련 홈페이지도 아직 활성화와는 거리가 멀다.
정승은 교수는 “유튜브에서 현명한 선택을 검색하면 여전히 소찬휘의 노래가 가장 먼저 검색되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고 전하고 “리스트 개발과 검토를 위한 원탁회의 참석 학회들이 현명한 선택과 진료지침을 굉장히 헷갈려 했다”고 전했다.
다만 “손현주 배우가 출연한 현명한 선택 캠페인 영상 광고가 반응이 좋아 약간 고무적”이라고 전한 뒤 김형석 작곡가가 만든 로고송도 곧 공개할 예정이며, 홈페이지도 활성화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좌장을 맡은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박병주 부원장은 “각 학회에서 만든 현명한 선택 권고안을 의료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널릴 알린 후, 후 적용 전후 효과를 측정해보는 작업도 필요할 것”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