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오는 2028년 바이오의약품 산업에서 더욱 큰 영향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규제 방향성과 파트너십의 견고성이 중국의 발전 정도를 가르는 핵심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중국 바이오 의약산업의 3가지 시나리오가 제시돼 눈길을 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발간한 글로벌 보건산업동향 446호 포커스 ‘중국, 2028년 바이오 의약산업 전망’을 통해 이에 대한 내용을 분석했다.
◆2015년부터 본격 진화한 중국 바이오 의약산업
진흥원에 따르면 중국 바이오 의약 산업은 강력한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다양한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의 바이오 의약품 혁신 생태계는 규제 개선, 글로벌 자금 조달, 대회 파트너십과 거래 확대 등 요인이 작용하면서 2015년부터 본격 진화하기 시작했다.
2015년부터 중국은 규제 시스템을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도록 변경하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중국 약품심사평가센터의 심사 전문 인력을 150명에서 700명으로 4배 가량 확충해 심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환자 중심과 의료 측면 가치에 초점을 맞췄다.
중국 바이오테크 분야에 대한 벤처 캐피탈 투자 규모도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2015~2017년 40억 달러에서 2018~2020년 120억 달러로 늘었다. 올해 초 기준 중국의 바이오테크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규모를 기록했다.
또한 2020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미국과 유럽 바이오의약 기업들에 대한 중국의 바이오테크 기업의 기술수출은 46건, 기술도입은 160건으로 추산된다.
◆中 CDMO, 빠르게 증가…전세계 단일클론 항체 생산의 7%
밸류체인 역량은 연구 및 발견, 의료 부문 발전, 제조 분야로 구성된다. 지난해 Nature Index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100대 생명공학 연구소 중 8개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영국의 9개, 독일의 7개와 유사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미국은 51개, 유럽은 28개로 중국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의료 부문 발전에 따른 혁신 관련 지적 자산 숫자는 최근 5년간 3배 증가했으며, 이같은 지적 자산의 일부는 분자 수준의 첨단 바이오테크 분야에서 획득된 것으로 알려진다.
제조 분야에서는 분자 수준의 의약품을 포함한 의약품 및 제네릭 의약품의 생산에서 높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은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전세계 단일클론 항체 생산의 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은 새로운 분자 수준의 의약품 개발 관련 지적 자산과 세계에서 높은 저가 대체약 생산 전략으로 첨단의약품 상업화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중국기업의 신약 승인 건수는 다국적 제약사의 경우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그동안 대부분의 중국 바이오 의약 관련 기업들은 위험성이 적은 약품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최근 이같은 성향이 바뀌는 모습이다.
지난해에는 이중 특이성 항체 플랫폼에 초점을 맞춘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하버바이오메드(Harbour BioMed)가 이 중 하나라는 것. 이 기업은 CLDN18.2xCD3을 표적으로 하는 이중 특이성 항체를 개발하고 있으며, 아스트라제네카에 라이선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 바이오 의약 산업의 발전 속도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글로벌 의약품 규제 및 보건 시스템과의 통합 정도 ▲지역 의약품 시장 접근의 발달 ▲연구 역량과 인력 확충 및 기업 문화 등을 꼽으면서, 아직 중국이 글로벌 수준과의 격차를 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나리오 셋, ‘현상 유지’냐 ‘성장 저해’냐 ‘전환’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보고서는 이같은 내용을 토대로 ▲현상 유지 ▲성장 저해 ▲전환 등 3가지의 2028년 중국 바이오 의약 산업의 발전 양상을 전망하고 있다.
우선 중국 글로벌 바이오 의약 산업의 가치사슬과의 통합이 현상 유지 방향으로 진행될 경우, 제조 역량은 빠르게 진전하는 반면 혁신 역량은 느리게 발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두 번째인 성장 저해 요인이 작동되는 시나리오는 중국을 둘러싼 지정학적 관계가 주요 악화요인으로 작용하며, 특히 규제 통합 부문에서 저해요인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중국 기업들의 글로벌 마켓에 대한 접근은 제한되며, FDA나 EMEA의 중국산 의약품에 대한 승인 절차도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인 전환적 시나리오는 중국 바이오 의약계에서 가장 긍정적인 전망으로, 중국의 글로벌 바이오 의약 관련 생태계와의 통합이 가속화되고, 중국에 기반을 둔 제약사와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간의 협력이 크게 확대돼 전세계에 더 큰 혁신 결과와 저렴한 의약품 공급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현재 중국의 바이오 의약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는 이해 관계자들이 현재 상황 유지 시나리오 하에서 구체화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다국적 제약사들은 ▲중국 내 파트너십 역량 강화 ▲중국 내 유연한 기업경영 모델 채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