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삼킨 지난해에 다른 감염병 신고 환자 수는 오히려 절반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청장 정은경)은 지난해 국가감염병감시시스템(National Infectious Disease Surveillance System)을 통해 신고된 법정감염병 현황을 분석‧정리해 ‘2020 감염병 감시연보’를 발간했다고 12일 밝혔다.
연보에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명시된 87종의 법정감염병 통계가 수록됐으며, 지난해에는 전수감시 대상 감염병 64종 중 42종의 감염병이 신고됐고, 22종은 신고 건이 없었다.
또 지난해 법정감염병 신고 환자 수는 14만5,966명(인구 10만명당 282명)으로 2019년 15만9,496명(인구 10만명당 308명) 대비 8.5% 감소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환자 6만727명을 제외하면 신고 환자 수는 8만5,239명(인구 10만명당 165명)으로 전년 대비 46.6% 감소했다.
신고 건수가 증가한 주요 감염병은 신종감염병증후군(코로나19), 브루셀라증, 반코마이신내성황색포도알균(VRSA),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비브리오패혈증 등인 반면, 수두, 홍역, 백일해, 유행성이하선염, 성홍열, 발진열 등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감염병 급별 주요 감염병 신고 현황을 살펴보면, 제1급감염병은 신종감염병증후군(코로나19)의 신규발생 및 대유행으로 인해 2019년 1명에서 지난해 6만728명으로 증가했다.
신종감염병증후군(코로나19)은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에 따른 해외유입 사례 증가와 다수의 집단발생으로 총 6만727건이 신고됐다.
보툴리눔독소증은 국내에서 1건이 신고됐다.
제2급감염병은 전년 대비 47.4% 감소했으며, 특히 호흡기 전파 감염병 환자 수는 6만4,062명으로 전년 13만1,442명 대비 51.3% 줄었다.
이에 대해 질병청은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올바른 손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 개선과 온라인 수업, 외출 자제 등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사람 간 접촉 빈도 감소, 해외여행 감소 등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결핵은 2011년 이후 신규환자가 연평균 7.3%씩 감소해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6.3% 줄어 최초로 1만명대에 진입했다.
수두는 전년대비 62.1% 감소했으며, 미취학 아동 및 초등학교 저학년 연령대(0~12세)에서 주로 발생했다.
홍역은 6명의 환자가 보고돼 전년대비 96.9% 감소했고 모두 해외유입 사례로 확인됐다. 백일해는 2019년 496명에서 지난해 123명으로 75.2%가 줄어들었다.
E형간염은 지난해 7월부터 제2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됐고, 지난해 7월부터 191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제3급감염병은 2019년 1만7,689명에서 지난해 1만8,403명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일본뇌염은 2019년 34명에서 지난해 7명으로 79% 감소했고,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이 85.7%(6명)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C형간염은 2019년 9,810명에서 지난해 1만1,849명으로 20.8% 늘었고, 연령별로는 50대 이상이 전체 환자의 83.2%인 9,857명을 차지했다.
비브리오패혈증은 2019년 42명에서 지난해 70명으로 66.7% 증가했고, 50세 이상이 전체 환자의 90%인 63명을 차지했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는 2019년 1,006명에서 지난해 818명으로 18.7% 줄었으며 20~40대가 전체 환자의 76.4%를 차지했다.
뎅기열은 대부분 해외유입 사례이며 주된 유입 국가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43명으로 2019년 273명에서 84% 줄었고, 주사기 자상에 의한 감염으로 추정되는 사례 1건이 발생했다.
또한 제4급감염병(표본감시 대상) 중 급성호흡기감염증, 인플루엔자는 마스크 착용 등의 개인위생 개선과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크게 감소했다.
급성호흡기감염증 신고 환자 수는 총 2만4,260명으로 전년의 10만1,038명보다 76% 줄었다.
인플루엔자는 지난 절기 대비 12주 빠른 3월 27일에 유행주의보가 해제됐으며, 2020-2021절기에는 유행기준을 초과하지 않아 유행주의보를 발령하지 않았다.
해외유입 감염병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0년 이후 매년 400~700명 내외로 신고되고 있었으나, 지난해에는 5,495명이 신고돼 2019년 755명보다 627.8% 증가했다.
그러나 신종감염병증후군인 코로나19를 제외하면 신고 환자 수는 116명으로 전년 대비 84.6% 감소했으며, 이는 코로나19 유행으로 국제선 여객수 급감에 따른 결과로 판단된다.
지난해 신고된 주요 해외유입 감염병은 신종감염병증후군인 코로나19가 97.9%를 차지했으며, 일부 뎅기열(0.8%), 말라리아(0.5%), 세균성이질(0.2%) 등이 있었다.
주요 유입지역은 아시아 지역(필리핀,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등)이 전체의 약 33.2%를 차지했고, 다음으로는 아메리카, 유럽 지역이 각각 30.0%, 26.1%로 나타났다.
법정감염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지난해 1,339명으로 전년 대비 233.1% 증가했다.
그러나 신종감염병증후군인 코로나19를 제외하면 사망자 수는 417명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지난해 사망자가 발생한 주요 감염병은 ▲신종감염병증후군(코로나19, 922명) 68.9%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속균종(CRE) 감염증(226명) 16.9% ▲폐렴구균 감염증(68명) 5.1%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37명) 2.8% ▲레지오넬라증(28명) 2.1% ▲비브리오패혈증 (25명) 1.9% 등이다.
질병청 정은경 청장은 “감염병 통계를 산출할 수 있도록 감염병 환자 발생을 적극적으로 신고해 주신 의료기관 및 단체에 감사드린다”며 “감염병 감시연보를 보건정책, 학술연구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오는 13일 파일형태로 홈페이지에 게시할 예정이며, 향후 책자 형태로 제작해 관련 보건기관, 의과대학 도서관 등에 10월 경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