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년 간 우리나라 국민의 흡연율이 줄어든 반면, 비만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27일 '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와 '2019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통해 1998년부터 20년간 건강행태 및 만성질환의 변화를 파악해왔으며, 사회적 관심을 반영해 조사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예: 안질환, 이비인후질환, 수면건강, 포화지방했다.
비만 유병률이 남자는 1998년 25.1%에서 2018년 42.8%로 크게 증가한 반면, 여자는 같은 기간 26.2%에서 25.5%로 별 차이가 없었다.
고혈압 유병률이 남자는 지난 20년간 32.4%에서 33.2%로 비슷했지만, 여자는 26.8%에서 23.1%로 소폭 감소했고, 인지율, 치료율, 조절률 등 관리 지표는 크게 개선됐다.
동물성 식품 섭취가 상대적으로 늘고 식물성 식품 섭취가 감소하면서 지방 섭취량은 증가하고(’98년 40.1g → ’18년 49.5g) 나트륨 섭취량은 감소했다(’98년 4,586mg → ’18년 3,244mg).
간접흡연 노출 등 흡연 지표는 개선됐으나 신체활동은 감소했다.
가정 실내 간접흡연노출률은 2005년 18.5%였으나 5% 미만으로 떨어졌고, 직장 실내 및 공공장소 실내 간접흡연 노출률도 지속 감소하고 있으나 여전히 각각 11.5%, 16.9%로 개선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여자의 음주행태는 악화(월간폭음률 ’05년 17.2%→ ’18년 26.9%)됐으며, 신체활동은 남녀 모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걷기 실천율 ’05년 60.7%→ ’18년 40.2%).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했고 당뇨병은 큰 변화가 없었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2005년에 비해(남자 7.3%, 여자 8.4%) 남녀 각각 20.9%, 21.4%로 모두 대폭 증가한 반면, 당뇨병 유병률은 남자(’05년 10.5% → ’18년 12.9%), 여자(’05년 7.6% → ’18년 7.9%) 모두 큰 변화가 없었다.
고콜레스테롤혈증, 당뇨병 모두 인지율, 치료율, 조절률 등 관리지표가 개선됐다.
아침식사 결식률이 증가했고, 곡류, 채소류, 과일류 섭취량이 감소했다.
아침식사 결식률은 1998년 11.1%에서 2018년 28.9%로 증가했고, 최근 1년 내 식이보충제 복용 경험이 있는 사람도 2005년에는 4명 중 1명(25.8%)이었으나 ’18년에는 2명 중 1명(49.8%)으로 증가했다.
육류·난류 섭취량은 증가하고(’98년 67.9g, 21.7g → ’18년 129.8g, 31.0g), 곡류·채소류·과일류 섭취량은 감소했다(’98년 337.2g, 287.8g, 197.3g → ’18년 288.4g, 248.1g, 129.2g).
에너지 섭취량이 남자는 증가했지만(’98년 2,153kcal → ’18년 2,302kcal) 여자는 감소했고(’98년 1,729kcal → ’18년 1,661kcal), 포화지방 섭취량은 16.6g(총 에너지 섭취량의 8%), 총 당류 섭취량은 60.2g(총 에너지 섭취량의 13%)이었다.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현재흡연율이 높은 경향이 있으며, 20년 전에 비해 소득 수준 상-하 간 현재흡연율 차이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의 소득 수준 상-하 간 비만 유병률 차이는 20년 사이에 커졌으며, 고혈압과 당뇨병 유병률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청소년건강행태조사(2019년) 주요 결과를 보면, 현재 흡연율이 2019년 6.7%(일반담배(궐련); 남학생 9.3%, 여학생 3.8%)였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2005년에 비해서는 감소했지만 2016년 이후 유사한 수준이며, 한 달 내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했다는 중고등학생은 3.2%(남학생 4.7%, 여학생 1.5%), 궐련형 전자담배는 2.6%였다(남학생 4.0%, 여학생 1.2%).
한 달 내 음주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중·고등학교 남학생은 16.9%, 여학생은 13.0%이었으며, 2013년 이후 비슷한 수준이다.
주 5일 이상 신체활동을 실천(하루 60분 이상)한 남학생은 21.5%, 여학생은 7.3%로 2009년 남녀 각각 15.7%, 5.4%에 비해 증가했으나 여전히 많은 학생들의 신체활동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패스트푸드 섭취율(주 3회 이상, 25.5%), 탄산음료 섭취율(주 3회 이상, 37.0%)은 증가하고, 과일 섭취율(하루 1회 이상, 20.5%)은 감소하는 등 식생활 지표는 모두 나빠졌다.
복지부 나성웅 건강정책국장은 "지난 20년 간 흡연율 감소(남자 현재흡연율 66.3%→36.7%)와 고혈압 등 만성질환 관리지표 개선(고혈압 조절률 23.8%→73.1%) 등 큰 성과가 있었으나, 서구화된 식습관(지방 섭취량 40g→50g)과 비만 증가(남자 비만 유병률 25.1%→42.8%), 특히 소득수준에 따른 건강격차 등은 앞으로 정책적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 분야로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조사 결과를 심층 분석해 우리 국민의 건강 수준 향상에 필요한 정책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생애과정 접근(life-course approach), 소득‧교육‧주거‧직업 등 건강의 사회적 결정 요인을 고려한 포괄적인 건강정책을 추진해 건강 형평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번 결과 발표에 참여한 강북삼성병원 강재헌 교수는 "지난 20년간 가장 급격한 변화 중 하나는 남자의 비만 유병률 증가"라며 "신체활동 감소 및 에너지 섭취량 증가가 비만 유병률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이며, 장기적인 건강지표 변화로 건강생활실천의 중요성을 더 의미 있게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학교 조성일 교수도 "흡연 지표가 20년 동안 개선되는 과정에서 볼 수 있듯이 정책적 노력 없이 건강 관련 지표가 개선되는 경우는 많지 않고, 사회문화, 산업 변화 등 환경에 따라 건강에 대한 도전 과제가 계속 발생하므로 국민건강영양조사와 같은 사회적 건강 감시체계를 활용해 현황을 점검하고 중재요소를 찾아나가는 것이 건강정책의 시작"라는 점을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국가 건강 감시체계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장기간의 건강지표 변화를 파악해 건강정책 추진의 근거 자료를 생산하는 것"이라며 "더 나아가 건강지표 변화 요인, 지역·소득수준 간 격차에 대한 심층분석을 통해 건강증진과 격차해소 방안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오는 29일, 30일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국민건강영양조사 20주년 기념식 및 제7기 3차년도(2018) 결과발표회'를 통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하고, 건강 사업 운영에 기여한 유공자 71명(보건복지부장관 표창 43명, 질병관리본부장 표창 28명)에 대한 포상도 함께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