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조국 장관 딸 논문' 취소사유 중심 차분한 세부검증
서정욱 교수·임현택 소청과의사회장 "조국 딸 제1저자 부적절"
이승덕 기자 duck4775@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10-05 01:29   수정 2019.10.06 21:19
복지위 국감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이 제1저자로 참여한 병리학회 논문이 화두가 됐으나, 여·야 갈등으로 부딪히지 않고 다소 차분한(?) 검증을 맞이했다.

논문의 직권 취소에 대한 이의제기가 이뤄지기보다, 논문 취소 과정을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참고인 신문이 이뤄진 것이다.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참고인 신문을 통해 논란이 대한병리학회 등록 논문 'eNOS Gene Polymorphisms in Perinatal Hypoxic-Ischemic Encephalopathy'(출산 전후 저산소성-허혈성 뇌병증에서 eNOS 유전자의 다형성)의 직권취소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첫번째로 참석한 서정욱 서울대병원 병리학과 교수(대한병리학회 전 이사장)는 우선 해당 논문의 제1저자에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이 등록될 정도의 기여가 없어 취소됐다는 견해를 밝혔다.

자유한국당 유재중 의원의 해당 논문이 고등학생이 작성한 것인지 묻는 질문에도 "해당 논문은 7년간 연구가 이어졌는데, 조 씨의 딸을 제1저자로 넣을 근거가 없었고, 고등학생이 할 수 없는 논문이라는 의견이었다"며 "논문 책임저자가 병리학회에 제출한 소명서를 보더라도 제1저자가 적절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이)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다"라며 "고등학생이었던 조 씨가 제1저자로 등재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도 모른 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 등재됐을 것이다. 본인이 무식해서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기에 안타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정욱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의 "논문 취소가 조국 딸이 제1저자로 있어서 부적절해서 취소됐는가" 묻는 질문에 "특정인의 딸이라서가 아니라, 제1저자가 연구에 기여한 바가 없다고 판단돼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의원의 "제가 알기로 논문 취소는 IRB 승인 허위기재에 따른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 교수가 말한 이유가 다르다"는 지적에는 "제1저자가 잘못 기재된 것이 가장 큰 이유이고, IRB는 두번째로 중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의 "이미 유사한 논문이 상당수 존재하고 병리학회는  고등학생이 논문에 참여하는게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270개 가량의 관련 논문 중 하나가 아니냐"질타했으나, 서정욱 교수는 "학술 논문은 누구나 저자가 될 수 있지만, 고교생이 저자일 때 저자로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왜 이 논문을 쓰는지, 연구 수행의 주요한 과정 등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서 교수는 또 "고교생이 연구에 참여해 논문을 쓰는 것을 적극 장려한다. 그런데 무슨 연구를 할 지  아이디어가 그 학생에게서 나와야 한다"며 "다른 사람들이 다 한 연구에 이름을 넣는 것은 본인에게도 수치이며, 책임저자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후 참고인으로 소환된 대한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병리학회지 논문 게재에 대한 국내 의학 신뢰성과 관련해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은 "해당 논문에 대해 의사 96%가 취소해야한다는 설문조사가 나왔다. 몇명이 어떻게 참여했는가"라며 "일각에서는 해당 논문은 신생아 관련 논문으로 수준이 떨어진다고 주장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물었다.

임현택 회장은 "의사 전용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이틀간 진행해 3,000명이 응답했다"며 "두번째 질의(논문 수준 관련)의 답변은 절대로 불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의학 중 소아과는 어려운 학문이고, 신생아는 더욱더 어려운데, (조국 장관 딸 제1저자 등록은) 말도 안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고등학생 작성 논문은 아닌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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