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후엔 더 강해집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코리안 특급'으로 맹활약 중인 박찬호 선수가 출연했던 한 컴퓨터회사의 광고카피이다.
이 회사는 구입 후 2년이 지나면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은 광고전략으로 성공을 거뒀고, 박찬호 선수도 이제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했다.
그런데 이와는 대조적으로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가 일부 복용자들의 경우 2년 정도의 시간이 경과한 뒤에는 별다른 효능을 기대할 수 없을 것임을 시사하는 조사결과가 나와 눈길을 모으고 있다.
한마디로 "2년 후에는 약해집니다" 쯤에 해당하는 결론을 담은 이 연구는 美 앨라배마大·에모리大, 사우디아라비아 왕립 할리드大 공동연구팀에 의해 '비뇨기학誌' 9월호에 공개된 것.
연구팀은 논문의 제목에서 '타키필락시스 현상'(tachyphylaxis)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타키필락시스'란 반응급강현상 또는 속성내성 정도로 번역되는 의학용어이다.
연구팀은 지난 1998년 8월에 최근 1년 동안 '비아그라'를 처방받았던 151명의 남성들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수행한 결과 25~100㎎의 '비아그라'를 복용한 사람들의 74%가 性 관계를 갖기에 충분한 수준의 발기상태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증상 개선률은 발기부전의 원인에 따라 차이를 보여 당뇨로 인한 발기부전 환자들의 경우 50%에 달했던 데 비해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환자들에게서는 78%, 혈관누출에 원인이 있는 경우에는 100%를 각각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후 연구팀은 2년이 경과한 지난해 8월 최초조사에 참여했던 82명의 남성들을 대상으로 재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이들 가운데 43명은 여전히 '비아그라'를 애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들 중 16명(37%)은 충분한 수준의 발기상태에 도달하기 위해 복용량을 50㎎까지 증량해야 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 복용 후 1~18개월이 경과하자 효능이 떨어져 복용량을 늘려야 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
다만, 복용량 증가와 사용횟수 사이에 뚜렷한 연관성은 눈에 띄지 않았다.
이에 반해 조사대상자들 가운데 39명은 복용을 중단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 28명은 처음 조사할 당시에는 괄목할만한 효과를 보았다고 답변했던 케이스였다.
연구를 총괄했던 앨라배마大 의대 엘-갤리 박사(비뇨기과)는 "계속 '비아그라'를 복용 중인 환자들의 81%는 "대체로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92%는 性 관계를 시도했을 때 확률상 50% 이상에서 충분한 수준의 발기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답변다"고 밝혔다.
그러나 복용을 중단한 39명 가운데 14명은 약물이 더 이상 효과를 나타내지 못했다고 응답했고, 6명은 자연 발기능력이 회복된 사람들이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