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알지에스앤텍 "조로증 환자의 시계바늘을 멈춰라"…임상 2상 본격화
조로증 치료제, FDA·EU 희귀의약품지정으로 임상 2상 후 시판 가능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2-10-27 06:00   수정 2022.10.27 13:19
“피알지에스앤텍은 생명에 대한 존엄성과 가치를 외면하지 않겠다는 목표로 희귀유전질환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소아조로증 치료제는 미국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이 확인돼, 조만간 임상 2상에 돌입할 예정이며, 성인조로증 치료제는 FDA에 임상 2상을 신청한 상태다. 두 치료제 모두 ODD로 지정된 만큼 긍정적인 결과가 기대된다.” 
 

▲피알지엔스앤텍 임상개발센터 김민주 박사.(사진=권혁진 기자)

김민주 박사는 희귀유전질환 심포지엄 조직위원회가 지난 26일 부산에서 개최한 '제3회 희귀유전질환 심포지엄'에서 피알지에스앤택(PRG S&Tech)이 개발 중인 조로증 치료제의 임상개발 현황을 밝혔다.

김 박사는 해당 치료제가 FDA와 EU에서 희귀의약품지정(Orphan Drug Designation)된 만큼 빠르게 환자들에게 사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피알지에스앤텍은 희귀유전질환 신약개발 기업으로, 박범준 부산대 분자생물학과 교수가 지난 2017년 설립했다. 현재 소아조로증, 성인조로증,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을 포함해 신약개발 파이프라인 9개를 구축했다. 이중 소아 및 성인조로증 치료제는 FDA와 EU로 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고, 현재 미국 임상 1상이 완료돼, 승인 가시권에 진입했다.

김 박사는 “피알지에스앤텍은 노화와 직접 관련된 프로제린(Progerin)을 선택적으로 저해할 수 있는 SLC-D011(Progerinin)을 개발해, 조로증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며 “프로제린은 사춘기 이후 생성되며, 프로제린이 신체에 쌓이면서 노화가 진행된다. 정상인은 프로제린에 대한 선천적 저해제를 분비해, 정상적인 속도로 노화가 진행되나, 조로증 환자는 그렇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아조로증은 유전적 돌연변이에 의해 프로제린이 정상인 대비 최대 수십 배 더 발생하면서 어렸을 때부터 급속도로 노화되고, 성인조로증은 프로제린이 쌓이는 것을 전혀 억제하지 못해 빠르게 노화된다”고 덧붙였다.

소아조로증은 170만 명 중 1명 발생할 만큼 매우 희귀한 질환이다. 현재 전 세계 환자 수는 약 320명, 국내는 단 4명뿐으로 알려졌다. 또한 성인조로증은 소아조로증보다는 드물게 발생하지만, 이 역시도 50만 명 중 1명 발생할 만큼 희귀한 질환이다. 특이하게도 일본에서 높은 발병률이 관찰되는데, 전 세계 약 7800명 환자 중 약 3145명 정도가 일본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당 질환의 환자들은 성인병과 심혈관계 질환으로 일찍 사망하게 되며, 현재 알려진 치료방법은 없다.
▲SLC-D011 경구투여 시 조기노화 억제 효과 결과 일부 발췌.(출처: Progerinin, an optimized progerin-lamin A binding inhibitor, ameliorates premature senescence phenotypes of Hutchinson-Gilford progeria syndrome, Communications Biology, 04 Jan 2021)

김 박사는 “SLC-D011은 비임상시험에서 전체적인 형태에서 명백한 항노화 효과가 확인됐다”며 “조로증 마우스 모델에서 SLC-D011을 복강 투여했을 때, 수명은 16주에서 25주로 연장됐고, 무게와 근력은 증가한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조로증 마우스 모델에 경구투여했을 때는 대조군 대비 수명은 60% 이상, 무게는 2배 이상 증가한 것이 관찰됐고, 폐, 간, 신장 등 조직에서도 노화 마커의 회복이 확인됐다”며 “특히 조로증의 주요 사망 원인인 심혈관 기능은 거의 정상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박사는 “지난 2020년 7월부터 미국에서 건강한 성인 23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한 결과, SLC-D011 2400mg까지 중대한 이상사례가 발생하지 않았고, 내약성도 우수했다”며 “오는 12월 FDA와 소아조로증에 맞는 임상적 평가변수 설정을 위한 미팅을 진행한 후, 최종 임상 프로토콜을 완성해 임상 2상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임상 2상은 미국에서 소아조로증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할 계획으로 임상 2상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NDA를 신청, 우선심사를 통해 신속하게 발매할 예정”이며 “성인조로증 치료제도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위해 FDA에 IND를 제출한 상태다. 향후 성인조로증 환자가 많은 일본에서도 임상 2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Progerin-Lamin A 결합 억제제 Progerinin의 소아조로증 조기 노화 개선 효과 논문(Progerinin, an optimized progerin-lamin A binding inhibitor, ameliorates premature senescence phenotypes of Hutchinson-Gilford progeria syndrome)은 지난해 1월 4일 글로벌 전문지 네이처(Nature)의 학술자매지인 커뮤니케이션즈 바이올로지(Communications Bi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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