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제넨테크社의 항암제 ‘아바스틴’(베바시주맙)을 ‘탁솔’(파클리탁셀)과 병용투여할 경우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의 생존기간을 연장하는데 유의할만한 수준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임이 입증됐다.
그렇다면 지난달 초 FDA 항암제 자문위원회가 ‘아바스틴’의 적응증에 유방암 용도가 추가될 수 있도록 승인하는 案을 놓고 표결을 진행한 끝에 찬성 5표‧반대 4표로 부결시킨 바 있음을 무색케 하는 대목인 셈이다.
미국 인디애나대학 암센터, 다나-파버 암연구소, 메모리얼 슬로언-케터링 암센터, 러시-장로교-聖 누가 병원, 메이요 클리닉, 노스웨스턴대학 암센터, 존스 홉킨스대학 종합암센터, 캐나다 밴쿠버 암연구소 등의 관계자들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구랍 27일자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논문의 제목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에게 파클리탁셀과 베바시주맙을 병용투여하거나, 파클리탁셀을 단독투여했을 때 나타난 효과’. 논문은 총 722명의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2001년 12월부터 2004년 5월까지 진행된 임상 3상 시험결과를 수록한 것이었다.
시험에서 ‘탁솔’은 90mg/m² 용량이 4주에 걸친 투여기간 동안 첫날과 8일, 15일이 경과했을 때 피험자들에게 투여되었으며, 병용투여群에 포함된 피험자들에 대해서는 10mg/kg 용량의 ‘아바스틴’이 첫날과 15일째에 추가로 투여됐다.
그 결과 ‘아바스틴’과 ‘탁솔’을 병용투여받은 그룹은 암의 제 증상이 재발하기까지 소요된 기간이 ‘탁솔’ 단독투여群에 비해 2배까지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아바스틴’과 ‘탁솔’ 병용투여群의 경우 증상이 재발할 때까지 평균 11.8개월이 소요된 반면 ‘탁솔’ 단독투여群은 5.9개월에 그쳐 평균 5개월에 달하는 시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끔 해 주었다는 것.
게다가 ‘아바스틴’과 ‘탁솔’ 병용투여群은 종양 부위의 크기가 50% 이상 축소된 것으로 나타나 ‘탁솔’ 단독투여群의 25%에 비해 확실한 비교우위를 내보였다. 투여된 약물에 반응을 보인 비율(objective response rate) 또한 ‘아바스틴’과 ‘탁솔’ 병용투여群은 36.9%에 달해 ‘탁솔’ 단독투여群의 21.2%에 비하면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다만 시험이 진행된 기간 동안 나타난 전체 생존률은 병용투여群 26.7%, 단독투여群 25.2%로 유의할만한 수준의 차이를 드러내지는 않았다.
한편 ‘아바스틴’은 새로운 혈관의 생성과 증식을 저해하는 기전으로 암세포들의 전이속도를 둔화시키는 기전의 항암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