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어스社가 내년 1월 1일부로 베르나르 푸쏘 신임회장(55세)이 회사를 이끌어가게 될 것이라고 27일 전격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1년 5월 부임했던 로버트 A. 에스너 現 회장(59세)은 올해 말까지만 현직을 유지한 뒤 바통을 후임자에게 넘겨주게 됐다. 다만 CEO자리를 넘겨준 뒤에도 한 동안은 이사회 의장(Chairman)으로 재직할 전망이다.
이날 발표는 와이어스가 올들어 R&D 부문에서 잇따라 차질을 빚고 있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와이어스는 지난달 정신분열증 치료용 신약후보물질 바이프프루녹스(bifeprunox)가 FDA의 허가를 취득하는데 실패했는가 하면 7월에는 우울증 및 폐경기 제 증상 치료제 ‘프리스티크’(Pristiq; 데스벤라팍신)가 FDA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얻는 데 그친 바 있다.
또 지난 4월에도 골다공증 치료제 ‘바이비언트’(Viviant; 바제독시펜)가 FDA의 조건부 허가 결정으로 발매가 미뤄진 형편인 데다 C형 간염 치료용 신약후보물질 ‘HCV-796’은 8월들어 임상 2상 단계에서 개발중단이 발표된 바 있다.
게다가 이달들어서는 미국 뉴저지州 뉴어크 소재 지방법원이 와이어스측에 의해 제기되었던 잠정적 금지명령 요청을 수용하지 않는 결정을 내림에 따라 블록버스터 위산역류증 치료제 ‘프로토닉스’(판토프라졸)가 가까운 장래에 제네릭 제형들의 도전에 직면케 될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기 시작한 형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재 와이어스 전체 매출의 35%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항우울제 ‘이팩사’(벤라팍신)와 ‘프로토닉스’의 점유도가 40%대로 의존도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까지 언급되기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이 중 ‘이팩사’의 경우 오는 2010년 특허만료를 앞두고 있는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은 와이어스측의 CEO 교체시기가 당초 예상했던 시점보다 빠르게 결정되었다며 적잖이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쏘 신임회장은 지난 1975년 프랑스 파리에 소재한 국립상과대학을 나온 뒤 같은 해 파리에 있는 MSD 프랑스 현지법인에서 마케팅 담당자로 제약업계에 몸담은 인물이다. 대학 재학시부터 학생회장을 맡아 지도력을 발휘했던 이력의 소유자.
그 후 머크社와 썰社(Searle)에서 10여년간 재직한 뒤 지난 1986년 프랑스 총괄 매니저로 와이어스에 합류했었다. 1996년 와이어스-에이어스트 인터내셔널社 회장, 1997년 제약사업부 회장, 2002년 R&D 담당부회장, 2006년 4월 부의장(Vice Chairman) 등 요직을 거쳐 올해 1월 최고 업무책임자(COO)로 승진한 바 있다.
한편 와이어스측은 CEO 바통터치가 발표된 당일 주식환매 프로그램을 당초 발표되었던 12억 달러 안팎의 규모에서 총 50억 달러 상당에 달하는 수준으로 대폭 확대하겠다는 요지의 새로운 플랜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