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펜’과는 달라요!
미국 캘리포니아州 샌디에이고에 소재한 제약기업 아레나 파마슈티컬스社(Arena)가 개발 중인 비만치료용 신약후보물질 로카세린(lorcaserin)의 연구를 계속 진행할 방침임을 11일 공개했다.
총 469명의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로카세린 10mg를 1일 2회 6개월 동안 복용토록 하면서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평균 7.9파운드의 체중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중간평가 성과가 도출되었기 때문이라는 것. 이는 플라시보 복용群의 0.7파운드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의 것일 뿐 아니라 심장판막 손상 부작용이 수반된 사례도 눈에 띄지 않았다는 것이 아레나측의 설명이다.
이 같은 내용은 ‘펜-펜’(fen-phen)이라는 이름으로 친숙했던 와이어스社의 비만 치료제 ‘폰디민’(펜플루라민)과 ‘리덕스’(덱스펜플루라민)의 복합제제가 심장판막 손상 부작용으로 인해 지난 1997년 회수조치된 바 있음을 상기할 때 주목되는 것이다.
게다가 로카세린은 ‘펜-펜’과 유사한 메커니즘을 지닌 약물이어서 벌써부터 안전성 시험결과에 비상한 관심이 쏠려왔던 상황이라는 후문이다. 로카세린은 뇌 내부에서 포만감을 유도하는 단백질의 작용을 촉진하는 동시에 심장판막 손상에 관여하는 단백질은 저해하는 기전을 지닌 약물이다.
이와는 별도로 사노피-아벤티스社가 심혈을 기울여 개발을 진행해 왔던 비만 치료제 ‘아콤플리아’(리모나반트; 미국시장 발매예정명은 ‘지물티’)의 경우 지난 6월 안전성 문제로 인해 허가신청이 반려된 바 있다.
아레나측은 “당초 예정되었던 12개월의 시험기간 동안 총 3,2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될 시험이 모두 종료된 뒤에도 이처럼 괄목할만한 약효가 한층 확고하게 입증될 경우 후속연구를 거쳐 오는 2009년경 FDA에 허가를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후속연구의 경우 2건으로 나뉜 가운데 총 3,000~4,000명의 피험자들을 참여시켜 올해 안으로 착수될 것이며, 2년간 진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레나측은 발매가 성사되면 1년 동안 복용할 경우 전체 체중의 5% 정도를 감소시켜 주는 효과를 발휘하는 비만 치료제로 로카세린을 적극 육성할 방침이다.
한편 애널리스트들은 로카세린이 발매되어 나올 경우 블록버스터 드럭으로 등극을 유력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에서는 성인 5명당 1명에 가까운 비율로 비만 또는 과다체중 소유자로 분류되고 있는 형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