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제약, 최신 RNA 간섭기술 확보경쟁
로슈도 제휴계약...지난해 노벨의학상 수상분야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7-07-10 17:29   수정 2007.07.10 17:31

지난해 말 이후로 메이저 제약업계에 최첨단 바이오테크놀로지 기술의 한 분야로 손꼽히는 RNA 간섭(RNAi) 기술 확보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는 분위기이다.

실제로 스위스 로슈社는 미국 매사추세츠州 캠브리지에 소재한 RNAi 기술 보유업체 앨나이램 파마슈티컬스社(Alnylam)와 9일 독점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로슈는 앨나이램측이 보유한 RNAi 기술을 접목시켜 암, 호흡기계 질환, 대사질환, 일부 간질환 등을 겨냥한 신약개발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그 대가로 앨나이램은 로슈측으로부터 최대 10억 달러 이상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로슈와 앨나이램의 파트너십 관계 구축은 지난 6일 아스트라제네카社가 영국의 RNAi 기술 보유업체 사일런스 테라퓨틱스社(Silence Therapeutics)와 최대 4억 달러 규모의 제휴관계를 구축한 데 이어 득달같이 성사된 것이다.

특히 로슈와 앨나이램의 제휴는 RNAi 기술을 응용한 신약개발과 관련해서 지금까지 성사된 것으로는 최대 규모의 것이다.

RNAi라는 것은 간단히 말해서 각종 질병이 유발되는 과정에 주범(主犯)으로 관여하는 단백질들의 작용을 차단하는 고도의 기술을 말한다. 지난해 노벨의학상도 바로 이 RNAi 현상을 최초로 발견한 매사추세츠대학 의대의 크레이그 C. 멜로 교수와 스탠퍼드대학 의대의 앤드류 Z. 파이어 교수가 공동으로 수상했었다.

제약업계에서는 지난해 10월 머크&컴퍼니社가 미국 캘리포니아州 샌프란시스코에 소재한 서나 테라퓨틱스社(Sirna Therapeutics)를 11억 달러에 인수하면서부터 RNAi 기술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기 시작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후로 화이자社가 위스콘신州에 있는 마이러스 바이오 코퍼레이션社(Mirus Bio)와 손을 잡는 등 유사한 성격의 제휴계약 성사가 잇따른 바 있다.

이번에 로슈와 손을 잡은 앨나이램만 하더라도 노바티스社‧머크&컴퍼니社 등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던 상태이다.

한편 로슈측의 경우 이번 합의의 성사에 따라 3억3,100만 달러를 앨나이램측에 우선 지급키로 했다. 이 금액 가운데는 총 발행량의 5%에 육박하는 앨나이램 주식 197만5,000株에 대한 매입대금(한 주당 21.50달러)이 포함되어 있다.

앨나이램측은 이외에도 양사의 제휴를 통해 신약이 개발되어 나올 경우 상당한 수준의 성과금과 로열티 지급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만성 폐쇄성 폐질환, 천식, 2형 당뇨병, 간으로 전이된 결장직장암 등 일단 4개 분야로 약정된 치료제 개발 협력대상의 폭을 확대키로 합의될 경우 추가적인 플러스 알파를 보장받았다.

로슈측도 R&D 협력과는 별도로 독일 쿨름바하에 소재한 앨나이램측의 연구소를 인수키로 했다. 로슈측은 이 연구소를 자사의 RNAi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전진기지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로슈社의 글로벌 의약품 연구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리 바비스 박사는 “저분자 물질과 모노클로날 항체, 각종 펩타이드 등을 활용한 연구개발 분야를 대폭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대단히 유의미한 투자”라는 말로 이번 계약성사의 의의를 자평했다. 그는 또 RNAi 기술을 접목시켜 개발된 신약후보물질의 임상시험이 앞으로 2년 이내에 착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RNAi 기술이 아직 개발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사유로 로슈측이 지나치게 높은 대가를 약속했다며 섣부른 기대보다는 신중한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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