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 vs 암젠, 서방형 EPO 분쟁 점입가경
특허소송 진행 중 불구 FDA 허가신청 강행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6-04-21 17:44   수정 2006.10.24 14:17
서방형 에리스로포이에틴(EPO) 제제 분야의 분쟁이 점입가경의 양상으로 치달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로슈社가 신성(腎性) 빈혈 치료제 '세라'(CERA; 페길化 서방형 에리스로포이에틴 수용체 활성제)를 미국시장에 발매할 수 있도록 FDA에 허가를 신청했음을 20일 발표했기 때문. 로슈측이 이날 허가를 신청한 '세라'의 적응증은 신장투석 유무와 관계없이 만성 신장질환과 관련이 있는 빈혈을 치료하는 용도이다.

  이날 발표내용은 로슈社가 암젠社의 소송제기로 현재 특허분쟁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임을 상기할 때 주목되는 것이다. 게다가 암젠측은 이달 초 '세라'가 발매되더라도 미국시장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수입금지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던 상황이다.

  암젠은 빈혈 치료제 '에포젠'(에포에틴-α)와 이 약물의 서방형 제제인 '아라네스프'(다베포에틴-α)를 보유하고 있는 메이커. 특히 지난해 11월 로슈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던 장본인이다.

  지난해 암젠측은 '에포젠'과 '아라네스프'의 발매를 통해 60억 달러에 가까운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이와 관련, 로슈측은 이날 발표문을 통해 자사가 '에포젠'과 '아라네스프'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세라'가 서방형 에리스로포이에틴 수용체 활성제로는 최초의 제품이자 유일무이한 약물이기 때문이라는 것.

  수용체 부위에서 적혈구의 생성을 촉진하는 작용 등을 포함한 '세라'의 메커니즘은 기존의 에포에틴 제제들에서 눈에 띄는 활성과는 전혀 별개의 것이라는 게 로슈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차후 '세라'가 항암치료를 받은 암환자들의 빈혈을 치료하는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도록 적응증 확대를 모색할 방침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메릴 린치社는 "설령 암젠측이 특허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세라'가 미국 이외의 세계 각국시장에서만 오는 2010년에 이르면 10억 달러대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추정치는 현재 미국의 신성빈혈 치료제 시장이 한해 30억 달러대 볼륨을 형성하고 있음을 감안해 제시된 것이다.

  메릴 린치측은 또 "에리스로포이에틴 제제에 암과 관련이 있는 빈혈을 치료하는 적응증까지 추가될 경우 '세라'가 오는 2010년에 70억 달러대 볼륨을 형성할 것으로 추정되는 별개의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구축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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