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 머나먼 백신사업 진출!
카이론 일부 반대론 여전 12일 표결 예의주시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6-04-03 17:59   수정 2006.04.04 14:22
미국 캘리포니아州에 소재한 생명공학·백신 메이커 카이론社(Chiron)를 인수하려는 스위스 노바티스社의 시도가 자칫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메릴랜드州에 소재한 투자자문업체인 인스티튜셔널 쉐어홀더 서비스社(ISS)가 1일 카이론측 주주들에게 노바티스의 인수제안을 거부토록 권고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기 때문.

이 같은 움직임은 노바티스를 제외한 카이론측 주주들이 오는 12일 열릴 임시주총에서 노바티스측 제안에 대한 승인 유무를 놓고 표결을 가질 예정인 가운데 고개를 든 것이어서 차후 추이를 예의주시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서 ISS측은 "노바티스가 제안을 내놓은 시기가 미묘했던 데다 잔여지분에 대해 내놓은 한 주당 45달러, 총 51억 달러의 인수조건은 카이론社의 가치를 저평가한 수준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바티스는 이미 카이론측 지분 42.2%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이다.

ISS가 내놓은 보고서에 대해 노바티스측은 즉각적인 입장표명을 유보하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카이론측의 경우 또 다른 투자자문업체인 프록시 가버넌스社(Proxy Governance)로부터는 제안을 긍정적으로 수용할 것을 권고하는 의견이 개진되었다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내보였다.

이와 관련, 합쳐서 30% 정도의 지분을 보유한 뮤츄얼 펀드업체 CAM 노스 아메리카社 등 카이론의 2·3대 주주들은 이미 확고한 반대입장을 공표했던 상황이다. 게다가 캘리포니아州 샌프란시스코에 소재한 밸류액트 캐피탈社(ValueAct Capital)의 경우 반대의사의 표시로 지난해 12월 카이론 주식 980만株(의결권株의 5% 상당)를 추가로 매입해 지분률을 9%로 2배나 끌어올리기도 했었다.

ISS社의 크리스 영 M&A 리서치 책임자는 "노바티스로부터 한 주당 40달러, 총 45억 달러에 첫 제안이 들어왔던 지난해 9월은 카이론이 영국 리버풀 소재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공장의 예기치 못했던 오염문제 돌출로 빚어진 비상상황에서 이제 막 빠져나오기 시작한 시점이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2004~2005년 인플루엔자 시즌에 예방백신 '플루비린'(Fluvirin)의 공급이 전면중단되면서 카이론의 주가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노바티스측이 인수를 제안했음을 유념해야 한다는 것.

이에 카이론社의 하워드 피엔 회장이 거부의사를 밝히자 2달이 경과한 지난해 10월 31일 상향조정된 새로운 오퍼가 제시되었고, 카이론측 이사회는 이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었다.

그러나 크리스 영 애널리스트는 "노바티스측이 내놓았던 상향조정案도 '플루비린'의 공급차질로 3분의 1 가까이 빠져나갔던 카이론의 주가가 회복기를 거쳐 정상궤도에 재진입하기 이전에 이루어진 시간차 공격성 제안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크리스 영 애널리스트는 "노바티스의 첫 제안이 있은 후 일주일여가 경과한 시점이었던 지난해 9월 7일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가 캐나다의 스몰 사이즈급 백신 메이커 ID 바이오메디컬社(ID Biomedical)를 14억 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했음을 상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언급은 노바티스로부터 제안이 없었을 경우 카이론이 훨씬 더 유리한 조건에 다른 메이커로부터 구애의 대상이 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을 것임을 시사한 언급으로 풀이되고 있다.

크리스 영 애널리스트는 그 같은 견해를 제기한 근거로 조류 인플루엔자의 창궐 등에 따라 백신 분야가 황금 비즈니스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현실을 지목했다.

한편 상황이 이처럼 미묘하게 돌아감에 따라 오는 12일 있을 표결결과에 더욱 비상한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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