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much?
화이자社가 OTC 사업부의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안팎의 비상한 관심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인수후보로 물망에 오르기를 타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구체적인 인수가격을 가늠하려는 견해도 활발히 개진되고 있는 것.
실제로 화이자측 발표가 있은 후 바로 이튿날인 8일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은 화이자의 OTC 사업부에 대한 인수가격이 100억 달러를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데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OTC 비즈니스 자체에 대한 최근의 고평가 추세를 감안할 때 합당한 수준의 가격이라는 것이 그 근거.
베어 스턴스 증권社의 존 보리스 애널리스트는 "화이자의 OTC 사업부가 최소 80억 달러에서 최대 120억 달러 안팎의 가격에 인수자가 결정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고 보면 각종 OTC 의약품을 판매하는 일은 세계 공통적 현상인 인구 전반의 노령화를 등에 업고 수익성이 제법 짭짤한 편인 데다 날로 번창하는 비즈니스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규모!
즉, OTC 의약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탓에 이 분야를 보유한 제약기업들에게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이 요구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화이자의 OTC 사업부는 지난해 38억8,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그룹 전체 매출실적에서 점유하는 비율은 7.5%.
이와 관련, 지난해 영국 굴지의 헬스&뷰티 체인업체 부츠 그룹(Boots)의 OTC 사업부가 매물로 나오자 뜨거운 반향을 불러모은 바 있다. 결국 부츠의 OTC 부문은 10월들어 영국의 글로벌 생활용품 메이커 레키트 벤카이저社(Reckitt Benckiser)에 한해 매출의 3.6배에 달하는 19억3,000만 파운드(33억7,000만 달러)의 인수가격으로 매각됐었다.
같은 해 7월에는 스위스 노바티스社가 미국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의 북미 OTC 비즈니스 부문을 한해 매출액의 2.5배에 달하는 6억6,000만 달러를 주고 확보했다. 이에 앞서 2004년에는 독일 바이엘社가 스위스 로슈社의 OTC 사업파트를 24억 유로(28억8,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24억 유로라면 로슈 OTC 사업부 한해 매출액의 2.4배에 이르는 수치.
화이자의 OTC 사업부가 지난해 40억 달러에 육박하는 실적을 올렸음을 상기할 때 2.5배 안팎에 해당하는 100억 달러가 인수가격으로 거론되고 있는 현실에 고개가 끄덕여지게 하는 대목인 셈이다.
노무라 증권社는 "화이자 전체로 보면 OTC 부문이 핵심파트라 할 수 없겠지만, 상당수 메이커들의 입장에서 보면 군침을 흘리게 하기에 충분한 매력적인 타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 노바티스社, 존슨&존슨社, 바이엘社, 프록터&갬블社(P&G) 등의 이름을 언급했다.
이들은 대부분 지난해 부츠가 OTC 사업부의 매각을 추진하던 당시 후보자로 물망에 오르내렸던 메이커들.
한편 화이자는 오는 10일 열릴 애널리스트 미팅에서 2006~2007년도의 경영실적 전망치를 공개할 예정이어서 OTC 사업부문의 향배에 대한 관심이 후끈 달아오르는 계기가 될 것이라 눈길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화이자의 주가는 5.7%(1.43달러)나 뛰어오른 26.37달러로 마감되어 제약株 평균치를 크게 넘어서는 상승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