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의 전쟁' 선포 34주년 올해 성과는?
자궁암 백신 '가다실' 허가신청 등 명암 엇갈려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5-12-28 16:45   수정 2005.12.29 09:24
올해는 미국의 닉슨 前 대통령이 '암과의 전쟁'을 선포한지 34주년이 되는 해였다.

이와 관련, 미국 암학회(ACS)에 따르면 유방암을 진단받은 여성들이 5년간 생존할 수 있을 확률은 지난 1974~1976년 기간 중 75%였던 것이 1995~2000년에는 88%로 향상됐다. 전립선암을 진단받았던 남성들의 5년간 생존률은 같은 기간에 67%에서 99%로 수직상승했다.

'암과의 전쟁' 선포 이후로 유방암·전립선암 등의 분야에서는 적잖은 성과를 거두었지만, 폐암·결장직장암 환자들의 경우 생존기간이 수 개월 연장되는데 그쳤다. 가장 괄목할만한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는 백혈병 치료제는 미래의 모델로 인식되고 있다. 다음은 항암제 분야에서 올해 수확된 성과들을 요약정리한 것이다.

■ 유방암 치료제
유방암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보조요법제로 아로마타제(aromatase) 저해제들의 효능이 조명된 것은 올해 가장 항암제 분야에서 가장 괄목할만한 성과의 하나로 인용되고 있다.

지난 1월 스위스에서 열렸던 유방암 학술회의에서 '페마라'(레트로졸)의 유방암 재발 예방률이 타목시펜보다 19% 이상 높게 나타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3월에는 미국 국립종합암네트워크(NCCN)가 폐경기 여성들의 경우 유방암 재발을 장기간에 걸쳐 예방할 수 있기 위해서는 타목시펜 이외에 아로마타제 저해제를 병용하도록 권고하는 새로운 유방암 치료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10월호에는 기존의 표준요법제에 '허셉틴'(트라스투즈맙)을 추가로 사용하면 초기 HER2-양성 유방암 재발률을 50% 정도까지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라는 요지의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12월들어 캘리포니아州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유방암 학술회의에서 독일 킬大 발터 요나트 박사팀은 "타목시펜에서 '아리미덱스'(아나스트로졸)로 보조요법제를 스위치했던 폐경기 후 여성들의 2~3년 뒤 생존률이 29%까지 향상됐다"고 발표했다.

■ 결장직장암 치료제
식이섬유 섭취와 발암률 감소 사이에 상관성을 찾을 수 없었다는 요지의 연구결과가 발표된 것은 올해 결장직장암과 관련해 불거진 최고의 핫뉴스였다. 하버드大 공중보건학부 연구팀은 '미국 의사회誌' 12월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13건의 관련 연구사례들을 심층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 백혈병 및 림프종 치료제
아마도 항암제 분야에서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진전을 이룬 치료제를 꼽으라면 백혈병 및 림프종 치료제가 인용될 것이다.

보스턴 소재 다나 파버 암연구소의 폴 리차드슨 박사팀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6월호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불응성 다발성 골수종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프로테아좀 저해제 계열의 항암제인 '벨케이드'(브르테조밉)의 임상 3상에서 38%가 전면적 또는 부분적 반응을 보여 기존의 표준요법제들이 나타낸 18%를 크게 상회했다"고 밝혔다.

12월 10일부터 13일까지 조지아州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 혈액학회 제 47차 연례 학술회의에서 오리건 보건과학大 브라이언 M. 드러커 박사팀은 "노바티스社의 '글리벡'(이마티닙)을 복용한 만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들 가운데 90% 이상이 치료를 시작한 후 4.5년 이상 생존했을 뿐 아니라 증상이 악화되지도 않았다"고 발표했다.

같은 학회에서 로체스터大 조나산 W. 프리드버그 박사팀은 "무통성 비 호지킨 림프종 환자들에게 '트린다'(Treanda; 벤다무스틴)을 투여한 결과 괄목할만한 수준의 반응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B-세포 림프종 환자들에게 '리툭산'(리툭시맙)과 종양 특이성 백신을 병용한 결과 반응률, 증상이 악화될 때까지 소요된 시간 등이 '리툭산' 단독투여시 보다 크게 늘어났다는 클리블랜드 클리닉 오머 코크 박사팀의 연구결과도 같은 학회를 통해 공개됐다.

■ 전립선암 치료제
호주 뉴캐슬大 제임스 W. 데넘 교수팀은 '란셋 온콜로지'誌(The Lancet Oncology) 10월호에 "국소진행형 전립선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방사선요법 시행 전 및 시행기간 중 3~6개월간 호르몬 요법제를 병용한 결과 방사선요법 단독사용시보다 우수한 효과가 나타났다"는 요지의 논문을 발표했다.

미국 존스 홉킨스大 의대의 엘리자베스 플라츠 박사팀은 지난 4월 열린 미국 암연구협회(AACR) 학술회의에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 위해 스타틴系 약물을 복용한 남성들은 진행형 전립선암 발병률을 50% 가까이 감소시키는 부수적 성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자궁경부암 치료제
머크&컴퍼니社는 휴먼 파필로마 바이러스의 작용을 저해하는 기전의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Gardasil; 휴먼 파필로마 바이러스 타이프 6, 11, 16 및 18 4價 재조합 백신)에 대한 허가신청서를 12월 초 FDA에 제출해 2005년의 항암제 분야 피날레를 장식했다.

'가다실'은 질암, 외음부암, 콘딜롬(genital warts) 등의 발병을 18개월 이상 100% 예방하는 효과가 입증됐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