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심근경색 증상이 나타났던 환자들에게 항응고제 와파린과 아스피린을 병용하는 요법을 꺼리는 심장병 의사들이 많은 현실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총 6,000여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10건의 임상시험 사례들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와파린·아스피린 병용요법이 심근경색과 뇌졸중 발생률을 50% 정도 감소시켜 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라는 것.
미국 매사추세츠州 보스턴 소재 터프츠大 의대의 마이클 B. 로스버그 교수팀은 16일자 '내과의학誌' 8월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와파린을 아스피린과 병용하는 요법은 대부분의 환자들에게서 위험성보다 기대되는 효능이 훨씬 더 크다고 사료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분석대상 10건의 임상시험 사례들 가운데 9건에서 와파린을 병용했던 그룹의 심근경색 재발률이 44% 낮게 나타났으며, 5건의 관련 연구사례들을 보면 와파린·아스피린 병용요법群의 허혈성 뇌졸중 발병률이 54%나 낮은 수치를 보였을 정도라는 것.
와파린 복용群은 또 혈관재생 수술을 받은 비율도 20% 적게 나타났다고 로스버그 교수는 설명했다.
사실 와파린과 아스피린을 병용하는 요법은 그 효용성을 놓고 학계 내부적으로도 끊임없는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이슈.
로스버그 교수는 "와파린과 아스피린을 병용하는 요법이 활발히 처방될 경우 더욱 많은 환자들이 효과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소신을 거듭 피력했다.
와파린·아스피린 병용요법의 사용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 로스버그 교수는 "와파린이 취급하기 쉽지 않은 약물이라는 점도 상당히 작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뉴욕 소재 마운트 시나이 의대의 조나산 L. 할페린 교수도"로스버그 교수의 주장에 절대 동감할 수 없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할페린 교수는 미국 심장협회(AHA)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학자이다.
반론을 제기한 사유로 할페린 교수는 "로스버그 교수팀의 결론이 불확실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가령 로스버그팀이 분석한 자료가 의학저널을 통해 공개된 논문들에 국한되어 있는데, 기대밖의 결론이 도출된 연구사례들의 경우 저널에 공개되지 않는 사례가 대다수임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
로스버그 교수도 "와파린이 과다한 출혈을 유발할 위험성이 있음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로스버그 교수는 그 자신도 당뇨병 환자나 울혈성 심부전 환자 등 심근경색이 재발할 가능성이 중등도 이상의 고위험群에 한해 와파린·아스피린 병용요법을 처방하고 있으며, 처방기간 또한 3개월을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할페린 교수는 "와파린·아스피린 병용요법의 처방은 심장 내부에 혈전이 생성되는 등 와파린을 매우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 한해 제한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할페린 교수는 와파린·아스피린 병용요법의 대안으로 또 다른 항응고제 '플라빅스'(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을 병용하는 요법을 권고했다. '플라빅스'의 경우 뛰어난 심근경색 재발 예방효과가 입증된 데다 와파린 복용시 수반될 수 있는 부작용도 우려할 필요가 적어보이기 때문이라고 할페린 교수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