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락소, 백신사업 강화에 난항 예고?
코릭사 인수案 일부 주주 반대에 직면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5-06-16 19:18   
"회사를 넘기기로 한 결정에 반대한다."

미국 워싱턴州 시애틀에 소재한 백신 메이커 코릭사社(Corixa)의 인수를 추진해 온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가 코릭사측 일부 주주들의 반발에 직면하면서 자칫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는 견해가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락소는 백신 사업부문을 크게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코릭사에 대한 인수작업을 진행해 왔던 입장이다. 이미 지난 4월 말 코릭사측 이사회로부터 동의를 이끌어 낸 상태. 당초 글락소측은 코릭사측 주주들의 동의와 법적승인 등의 남은 절차들이 올해 3/4분기 중으로 완료될 수 있으리라 예측했었다.

그러나 코릭사 지분 1.8%(110만株)를 보유한 투자회사 MPM 바이오에쿼티 어드바이저社는 총 3억 달러·한 주당 4.40달러에 회사를 넘기는 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15일 속내를 밝혔다. 사유는 글락소측이 코릭사의 기업가치를 32% 정도 평가절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와 관련, 글락소의 인수안에 대한 찬·반 유무를 묻는 코릭사측 주주들의 표결은 오는 7월 12일 있을 예정이다.

MPM측은 "코릭사 주식이 한주당 6.50달러 정도는 되어야 적정가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사회측과 의견 조율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글락소의 크리스 헌터-워드 대변인은 "우리가 제시한 가격은 합당한 수준이라 생각한다"고 잘라말했다. 현재 글락소는 코릭사 주식의 20%에 해당하는 1,215만株(4월 29일 기준)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글락소가 이미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MPM의 딴죽걸기가 협상 자체를 원점으로 돌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글락소가 인수작업을 마무리지을 경우 코릭사측이 보유한 노하우와 몬태나州 해밀튼에 소재한 생산공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추이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코릭사의 인수는 글락소가 백신사업 분야에서 미래의 성장엔진을 찾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분석에 갈수록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코릭사는 그 동안 몇몇 백신제품들의 마케팅권을 글락소측에 넘긴 대가로 상당한 수준의 로열티를 챙겨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 글락소가 발매 또는 개발 중인 대부분의 백신제품들에 보조제로 함유되고 있는 모노포스포릴 리피드 A(MPL; Monophosphoryl Lipid A)도 코릭사가 보유한 유도체. 블록버스터 드럭 후보품목으로 손꼽히는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서바릭스'(Cervarix)도 여기에 해당되는 품목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서바릭스'가 장차 한해 20~4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거대품목으로 발돋움하면서 글락소의 미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서바릭스'는 대부분의 자궁경부암 발병사례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5종의 휴먼 파필로마바이러스 균주들의 활성을 저해했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공개됐었다.

또 영국에서 발간되는 의학저널 '란세트'誌에는 '서바릭스'가 전체 자궁경부암 발병사례들의 70% 이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이러스로부터 감염을 100% 예방해 주는 최초의 백신으로 기대된다는 연구논문이 게재된 바도 있다.

'서바릭스'는 경쟁제품으로 예상되는 머크&컴퍼니社의 '가다실'(Gardasil)과 함께 앞으로 1~2년 내에 발매가 가능할 전망이다. 그러고 보면 글락소는 백신 분야에서 사노피-아벤티스社 등과도 이미 치열한 경쟁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