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항암화학요법제들과 함께 '허셉틴'(트라스투즈맙)을 병용투여한 결과 유방암 환자들의 완치율을 크게 개선할 수 있었다는 요지의 임상시험 결과가 나와 주목되고 있다.
미국 텍사스大 앤더슨 암센터의 에이먼 U. 부즈다 박사팀은 '임상종양학誌' 6월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다시 말해 표피성장인자 수용체 2(HER2)-양성 유방암 환자들에게서 완전 관해율(complete remission rates)을 70% 가까운 수준으로까지 대폭 끌어올릴 수 있었다는 것. 게다가 이 시험의 피험자들은 수술을 필요로 하는 중증환자들이었다는 설명이다.
'HER2-양성 유방암'이란 HER2 단백질이 복제를 거듭하면서 증상이 더욱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는 중증종양을 말한다. '완전관해'(完全寬解)란 화상 진단을 통해 암 덩어리가 완전히 소실되어 육안으로 안보이는 상태가 4주 이상 지속한 경우를 의미하는 개념이다.
부즈다 박사는 "기존의 항암화학요법제들과 '허셉틴'을 병용해 암세포들을 완전히 관해시키는데 성공했던 환자들의 경우 대다수가 차후 장기간 동안 유방암이 재발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의 연구팀은 42명의 HER2-양성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번 시험을 진행했었다.
연구팀은 우선 별도로 정한 항암제 투여주기(cycles) 4회에 걸쳐 파클리탁셀을 투여한 뒤 다시 4회 동안 플루오로루라실, 에피루비신 및 클로로포스파마이드를 함께 투여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무작위로 피험자들을 2개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는 '허셉틴'을 병용투여한 반면 다른 한 그룹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번 시험과정에서 항암제들이 투여된 기간은 총 24주에 달했다.
그 결과 HER2 단백질에만 작용하는 표적요법제인 '허셉틴'을 병용투여했던 환자들의 경우 종양의 진행과정에 괄목할만한 수준의 변화가 눈에 띄었다. 즉, '허셉틴' 병용투여群의 경우 다른 항암화학요법제들만 투여했던 그룹에 비해 훨씬 우수한 약효의 비교우위가 관찰되었던 것.
이에 따라 연구팀은 당초 총 164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험을 진행하려던 계획을 수정해 34명의 환자들이 모든 투약과정을 종료한 뒤 중도 철회를 결정했다.
부즈다 박사는 "종양 부위의 완전 관해율을 비교검토한 결과 항암화학요법제 투여群의 경우 25%에 머물렀던 반면 '허셉틴' 병용투여群에서는 이 수치가 66.7%에 달했을 만큼 확연한 격차를 내보였다"고 말했다.
기존의 항암화학요법제들과 '허셉틴'을 병용투여하는 요법의 안전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아직 안전성을 충분히 입증할만한 연구가 진행되지 못했지만, 울혈성 심부전 발생사례가 관찰되지 않는 등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부즈다 박사는 피력했다.
특히 부즈다 박사는 "이번에 도출된 데이터는 HER2-양성 유방암 환자들 가운데 기존의 항암화학요법제들로 뚜렷한 치료효과를 보지 못했던 이들에게 '허셉틴' 병용요법이 괄목할만한 수준의 치료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즉, 비록 이번 시험이 소규모 피험자 그룹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것에 불과하지만, '허셉틴'의 뛰어난 약효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는 결론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