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노바티스社의 제네릭 사업부인 산도스가 세계 최대의 제네릭 메이커로 발돋움을 예약했다.
독일 제네릭업계 2위의 비상장 메이커 헥살社(Hexal)와 미국 이온 랩社(Eon Labs)를 현금 83억 달러에 인수키로 21일 합의했기 때문. 통합절차가 완료되면 산도스는 총 600여 품목과 20,000명이 넘는 재직인력을 보유한 빅 메이커로 업그레이드된다.
이날 노바티스는 독일의 슈트루엥만家로부터 헥살 지분 100%와 이온 랩 지분 67.7%를 56억5,000만 유로(74억 달러)에 매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노바티스측은 또 이온 랩의 잔여지분 3,190만株에 대해서도 25%의 프리미엄을 붙인 한 주당 31달러·총 10억 달러 정도의 조건에 공개매수(tender offer)를 제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헥살과 이온 랩측 매출액까지 합산한 경우 산도스는 지난해 총 51억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한 셈이 된다. 이는 기존의 세계 1위 제네릭 메이커인 이스라엘의 테바 파마슈티컬 인더스트리社(Teva)의 48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
사실 노바티스의 다니엘 바셀라 회장은 그 동안 제네릭업계의 지존 메이커로 부상하겠다는 야망을 공공연히 내비쳐 왔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2년 슬로베니아의 레크社(Lek), 지난해 캐나다 사벡스社(Sabex) 등을 연이어 인수했던 것도 그 같은 전략의 일환이었다는 것.
노바티스측은 "이번 합의를 통해 오는 2010년에 1,000억 달러대 도달이 예상되는 세계 제네릭 시장에서 우리의 시장점유율을 10%대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세계 처방약시장에서 노바티스의 랭킹은 6위.
애널리스트들은 노바티스가 헥살과 이온 랩을 인수함에 따라 높은 수익성과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고난도의 제조 노하우가 필요한 제네릭 제형들을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
다만 인수합의금 규모가 양사의 매출합계액에 비해 3.5~4배 정도 높은 수준이라며 다소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된 셈이라 풀이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ABN 암로 증권社의 벤 예오 애널리스트는 "노바티스가 그 만한 대가를 지불할 값어치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헥살의 경우 이달 초부터 노바티스의 인수 루머가 불거지면서 유럽 최대의 제네릭시장인 독일에서 M&A 무드가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슈타다 아르쯔나이미텔社(Stada Arzneimittel)의 경우 주가가 10%나 뛰어올랐을 정도.
노바티스의 주가도 인수성사 소식이 알려지자 쮜리히 증권거래소에서 59.15스위스프랑를 기록해 3.2%가 뛰어오르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와 관련, 바셀라 회장은 "인수한 업체들을 완전히 통합시키는데 주력하는 등 앞으로 내적성장을 도모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현재 총 140억 달러에 달하는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이 중 70억 달러가 현금자산임에도 불구, 추가로 다른 업체를 인수하는데 무게중심이 두어져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한편 헥살과 이온 랩에 대한 인수작업은 법적 승인절차를 거쳐 올해 하반기 중 완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노바티스측은 "인수가 완료되면 앞으로 3년 동안 매년 2억 달러 상당의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이로 인한 성장과 고용증가 효과로 인해 조직통합에 따른 감원파장은 상당정도 상쇄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아울러 헥살과 이온 랩의 인수에 따른 수익창출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시기는 오는 2006년부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헥살은 지난해 16억5,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 바 있으며, 콜레스테롤 저하제 '조코'(심바스타틴)의 제네릭 제형이 간판품목이다. 항우울제 '웰부트린'(부프로피온)의 제네릭 제형 등을 발매 중인 이온 랩은 지난해 4/4분기 순이익이 3,020만 달러로 전년동기에 비해 57.3%나 급증했을 것으로 예측된다는 예상실적을 21일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