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등을 치료할 때 사용되고 있는 한 항생제가 파킨슨병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약물로 가능성이 기대된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록 시험관 연구에서 얻어진 초기단계의 중간결과에 불과하지만, 리팜피신(rifampicin)이 파킨슨병 발병으로 인한 뇌세포 괴사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원섬유들(fibrils)의 형성을 억제하는 활성을 발휘했다는 것.
리팜피신은 또 이미 형성된 단백질 원섬유들도 용해시키는 작용을 나타냈다는 설명이다.
미국 캘리포니아大 산타크루즈분교의 안토니 핑크 박사팀은 '화학&생물학'誌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현재 핑크 교수팀은 세포배양액과 마우스들을 대상으로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지 관찰하기 위한 후속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핑크 교수는 "치료용으로 실제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지는 보다 많은 연구가 뒤따라야 가늠할 수 있겠지만, 장차 파킨슨병 초기단계에서 리팜피신이 예방 및 치료용도의 약물로 사용될 수 있음을 시사하기엔 충분한 자료가 확보된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혔다.
특히 이미 형성된 단백질 원섬유들이 용해되었다(disaggregation)는 것은 이번 연구에서 얻어진 가장 흥미롭고 새로운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파킨슨병은 발병단계에서 알파-시누클레인(alpha-synuclein)이라는 단백질이 불용성 원섬유로 전환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상적인 상태의 알파-시누클레인은 뇌세포를 보호하는 작용을 하는 단백질.
그러나 알파-시누클레인이 과다형성되면 오히려 파킨슨병과 치매 등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파킨슨병이나 알쯔하이머 등을 앓는 환자들의 신경세포 내부에서는 알파-시누클레인이 축적된 상태의 반점을 의미하는 루이 소체(Lewy bodie)들이 흔히 눈에 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핑크 교수는 "리팜피신이 알쯔하이머 발병과 관련이 있는 알파-시누클레인의 축적도 억제하는 것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영국 알쯔하이머학회의 로버트 메도우크로프트 대변인은 "비록 아직은 초기단계에 불과하지만, 장차 리팜피신이 파킨슨병 예방약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맥락에서 볼 때 대단히 주목되는 연구결과"라며 비상한 관심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