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社의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실데나필)가 폐동맥 고혈압 환자들의 운동허용능 개선에도 효과적인 약물임을 입증한 임상 3상 시험결과가 공개됐다.
이 같은 내용은 독일 기센大 부속병원 홋사인 아르데쉬르 고프라니 박사팀이 미국 워싱턴州 시애틀에서 27일 막을 올린 미국 흉부내과학회 연례 학술회의 기간 중 발표한 것이다.
폐동맥 고혈압 환자들에게 '비아그라'를 복용토록 한 결과 6분 동안 보행거리가 플라시보 복용群에 비해 46m 향상된 것으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유의할만한 수준의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 발표내용의 요지.
고프라니 박사팀은 총 278명의 환자들에게 12주 동안 '비아그라' 20㎎·40㎎ 및 80㎎ 또는 플라시보를 1일 3회씩 복용토록 하는 방식으로 이번 임상을 진행했었다.
이와 관련, 폐와 심장을 연결하는 동맥 부위의 혈압이 상승하면서 유발되는 폐동맥 고혈압은 호흡곤란, 피로감, 심장기능의 약화 등을 초래하는 중증질환이다.
한편 화이자측은 '비아그라'의 폐동맥 고혈압 적응증 확대를 허가받기 위한 신청서를 FDA에 제출할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을 유보했다. 그러나 시험을 총괄했던 고프라니 박사는 "이번에 공개된 자료들만으로도 '비아그라'가 미국과 유럽에서 적응증을 확대받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고프라니 박사의 언급은 '비아그라'가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 후발품목들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화이자측이 적응증 확대를 통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고, 폐동맥 고혈압이 주요 타깃의 하나임을 감안해 나온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비아그라'는 원래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이 착수되었던 약물이다.
와코비아 증권社의 마틴 오스터 애널리스트는 "화이자社가 시장에 가세할 경우 현재 미국시장에서 유일한 경구용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인 '트라클리어'(보센탄)를 발매 중인 스위스 생명공학기업 악텔리온社는 상당한 타격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라클리어'는 허가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환자들의 6분간 보행거리가 40m 향상되었음을 입증한 자료들이 제출된 바 있다.
오스터 애널리스트는 "아마도 '비아그라'가 '트라클리어'를 제치고 가장 빈번히 복용하는 폐동맥 고혈압 치료용 단독요법제로 자리매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효능과 안전성 측면에서 강점을 확보한 데다 비용 또한 '트라클리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게 그가 제시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