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약업계에서는 한개의 신약을 개발하기까지 평균 10억 달러 안팎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의 경우 1억 달러 정도면 떡을 치고도 남는다."
인도 산업연합(CII)이 최근 공개한 보고서의 한 구절이다.
기초 R&D 분야에 상당한 투자가 이루어져 왔던 데다 상대적으로 저임금을 받으면서도 고도의 역량을 갖춘 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한결 적은 지출로도 우수한 신약의 개발이 가능한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와 관련, 인도의 약가수준은 선진국들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에서 형성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CII측은 보고서에서 "지난 30여년 동안 필수의약품들의 약가가 통제되어 왔던 관계로 약가보상 체제의 구축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고, 이로 인해 결핵·말라리아 등 각종 열대병과 전염성 질환을 치유하는 용도의 약물들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 인도는 워낙 방대한 규모의 인구와 질병 발병실태의 다양성으로 인해 임상시험 진행에 유리한 조건이 완비되어 있다고 CII측은 강조했다.
한 예로 미국에서는 임상시험을 진행하는데 3억~3억5,000만 달러 안팎이 소요되는데 비해 인도에서는 2,500만 달러 정도면 충분할 정도라는 것. 신약후보물질 스크리닝 단계의 연구에 지출되는 비용 또한 미국의 1억~1억5,000만 달러와는 비교가 안되는 1,000만~1,500만 달러 안팎이면 가능하다고 CII측은 설명했다.
신규조성물 합성단계에 들어가는 비용도 인도에서는 글로벌 메이커들에 비하면 30~50% 정도의 절감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CII측은 보고서에서 "현재 인도의 제약업계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자율적인 분위기 조성과 약가통제의 완화"라고 지적했다.
한편 CII는 "인도의 제약기업들이 2005년 1월부터 새로운 특허제도를 도입할 예정이어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자국의 보건의료 향상과 글로벌 드럭 메이커로의 도약을 위해서라도 R&D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그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인도의 제약산업은 놀라운(tremendously)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지난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순전히 수입국 지위에 불과했던 인도가 최근에는 한해 20억 달러 상당의 각종 의약품을 전 세계에 공급하는 수출국으로 발돋움했을 뿐 아니라 현재도 매년 수출액이 35% 이상 증가하고 있을 정도라는 것이다.
CII측은 또 "미국을 제외하면 FDA의 허가를 취득한 의약품 생산공장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가 바로 인도이며, 인도의 제약기업들이 미국과 유럽에 계열사를 다수 확보하고 있는 만큼 세계화에 아무런 걸림돌이 없다"고 장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