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社의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는 중국에서 한해 10억 인민폐 안팎의 시장볼륨을 형성하고 있는 데다 발빠른 성장세를 지속해 왔다.
그러나 화이자가 지난 2000년 중국에 '완아이케'(Wan Ai Ke) 또는 '웨이게'(Weige; 강한 남성이라는 뜻)라는 브랜드명으로 '비아그라'를 출시한 이래 4년 가까이 이 나라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 누려 왔던 독점적인 지위를 자칫 상실할 수 있는 위기상황에 직면케 됐다.
중국의 국가지식산권국(SIPO; 國家知識産權局)이 7일 '비아그라'의 핵심성분인 구연산염 실데나필에 대한 자국 내 특허를 무효화하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
중국 정부가 외국 제약기업이 보유한 특허권을 인정치 않는 결정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지식산권국은 홍타오마오 제약유한공사(Hongtaomao), 리안샹 제약유한공사(Lianxiang) 등 중국 유수의 제약기업들이 연대해 화이자가 보유한 특허권을 무효화해 줄 것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함에 따라 심의를 진행해 왔었다.
이들이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내세웠던 논리는 "중국법에 의거할 때 구연산염 실데나필은 신규성 요건(novelty requirment)을 총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번 결정에 대해 화이자측은 승복할 수 없고, 소송을 제기하겠다며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베이징 외교街의 한 소식통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통상기관들이 이번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할 것임은 물론 보복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사태의 추이는 중국 제약업계의 지적재산권 보호정책의 미래 동향을 가늠케 할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에 진출한 외국 제약기업들은 자사제품들의 카피제형이 공공연히 유통되고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짝퉁 제품까지 판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품고 있던 상황이다.
한 예로 국영 신화사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에서 유통되고 있는 '비아그라'의 90% 가량이 가짜제품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을 정도.
화이자측은 "중국 정부의 이번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화이자는 향후 5년여 동안에 걸쳐 심혈관계 질환, 중추신경계 질환, 감염성 질환, 관절염, 생식·비뇨기계 질환, 안과 질환 등을 겨냥한 첨단신약들을 중국시장에 최대 15종까지 출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자연히 지적재산권이 확고히 보호받을 수 있기를 요망해 왔던 입장.
이와 관련, 국가지식산권국의 한 관리는 7일 "지난 2001년 인정되었던 구연산염 실데나필의 특허가 무효화되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줄 수 없으며, 이번주 내로 우리의 입장을 담은 발표문을 내놓을 것"이라고만 밝혀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화이자측은 이에 "소송의 최종판결이 도출되기 전까지는 우리가 보유한 특허가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줄잡아 15곳 정도에 달하는 중국 제약기업들이 국가지식산권국의 결정을 근거로 실데나필 제제를 발매할 체제를 구축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최소한 6곳이 실데나필 제제의 발매허가 신청서를 국가지식산권국에 제출해 둔 상태일 정도라는 것.
중국 남서부 쓰촨省에 소재한 디아오 아오 제약유한공사(Diao Ao)의 류 쯔롱 회장보좌역은 "지난 2002년 실데나필 제제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모든 R&D 절차를 완료했고, 허가를 신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화이자측은 그 동안 중국시장에서 '비아그라'를 한 정당 98인민폐 정도에 발매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업체들이 실데나필 제제를 출시할 경우 가격은 한 정당 22인민폐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