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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자가 면역세포 배양치료의 위험도를 기존 중·고위험에서 ‘저위험’으로 전격 하향 조정하며 첨단재생의료의 빗장을 풀었다. 이에 따라 사전 임상연구 없이도 치료계획 신청이 가능해져 연내 관련 신청이 잇따를 전망이다.
다만 복지부는 규제 완화에 따른 무분별한 시술 남용과 환자 피해를 막기 위해 ‘의료기관 자체 처리 불가’와 ‘실시기관 3년 주기 갱신’이라는 강력한 안전장치를 동시에 꺼내 들었다.
4일 보건복지부 양대형 재생의료정책과 사무관은 전문기자협의회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달 30일 제정된 첨단재생의료 위험도 조정 고시의 배경과 세부 운영 방안을 상세히 밝혔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제도의 사각지대를 파고든 의원급 의료기관의 ‘무늬만 줄기세포’ 시술에 대한 강력한 철퇴와 심의 병목 해소 방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자가 면역세포 배양치료의 저위험군 편입이다. 현행법상 저위험 치료는 임상연구 단계를 건너뛰고 치료계획만으로 환자 적용이 가능하며, 의료기관의 자체 세포 처리도 허용되는 등 완화된 규제를 받는다.
하지만 복지부는 심의위원회의 부대의견을 적극 수용해, 이번 자가 면역세포 배양에 한해서는 ‘의료기관 자체 처리’를 전면 금지했다. 반드시 식약처 허가를 받은 전문 ‘세포처리시설’에서 배양해 공급받도록 한 것이다.
양 사무관은 "위험도를 낮춰 치료 접근성은 열어주되, 배양 과정의 전문성과 세포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한 필수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를 제도화하기 위해 복지부는 지난 7월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이 발의한 관련 법률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SCI급 문헌 요구 및 분과위원회 신설… 깐깐한 심의 속도 높인다
치료계획 심의 통과의 핵심은 객관적인 유효성 입증이다.
양 사무관은 "단순히 부실한 여러 편의 논문을 내는 것보다 잘 작성된 1편이 낫다"며, SCI급 이상 동료심사를 거친 신뢰도 높은 최신 학술지 문헌을 요구했다.
특히 연구자들은 명확한 ‘문헌검색 전략(검색 DB, 검색어, 검색 결과 등)’을 함께 제출해야 한다. 제출된 논문상의 세포와 실제 배양 세포 간의 ‘동일성’은 100% 생물학적 일치가 아닌, ‘보편적 특성과 규격에 적합한 큰 틀의 동일성’으로 기준을 정립해 심의위원회의 개별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심의 병목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조직 개편도 이뤄진다. 현재 제도가 도입된 후 10건이 넘는 심의 중 단 1건만 통과될 정도로 검증은 까다로우나, 월 1회 열리는 위원회의 안건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이에 복지부는 내년 초 제3기 심의위원회 출범에 맞춰 위험도별 ‘분과위원회’를 설치하고 심의·의결 권한을 위임해 사실상 2개의 심의위원회가 동시 가동되는 체제로 개편할 계획이다.
'무늬만 줄기세포' 의원급 철퇴… 지정제도 3년 갱신으로 개편
규제 완화에 편승한 시중 의원급 의료기관의 허위·과장 광고에 대해서도 강력한 단속과 제도 정비가 예고됐다.
양 사무관은 "현재 의원급에서 성행하는 지방 추출 SVF나 골수 추출 농축물 투여는 단순히 분리해 투여하는 ‘신의료기술’ 행위로, 환자들이 기대하는 ‘세포 배양 치료’와는 명백히 다른 행위"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첨단재생의료실시기관으로 지정받은 뒤 이를 줄기세포 시술 가능 병원인 것처럼 악용하는 이른바 ‘간판용’ 기관을 솎아내기 위해 지정제도가 개편된다.
복지부는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8월 발의한 개정안을 토대로, 한 번 지정되면 영구 유지되는 구조를 깨고 3년마다 정성평가를 거쳐 지정을 갱신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지정 후 1년 이내에 임상연구나 치료계획 제출을 의무화해 실질적인 연구 의지가 없는 기관은 과감히 퇴출시킨다.
억대 치료비 딜레마, 공적 지원 모색… 말기 환자 보호장치 마련
수천만원에서 억대에 이를 수 있는 비용 문제도 주요 과제다. 정부가 직접 가격을 통제하지는 않지만, 심의위원회에서 연구자가 제출한 비용의 적정성을 국내외 유사 기술과 비교 검토한다. 실제로 첫 승인을 받은 서울성모병원의 치료계획은 7600만원으로 책정되었으나 '재발 시 전액 환불'이라는 조건이 달렸다.
양 사무관은 "중장기적으로 억대가 넘어가는 치료가 나올 수 있어, 건강보험 적용이나 별도 재정 마련 등 공적 지원 방안에 대한 내부 검토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말기 환자들이 무의미한 비용을 지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환자 동의 시 "이 치료는 정식 허가된 의약품이 아니며, 유효성이 확실하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안내하도록 해 환자의 알 권리를 보장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임상연구 데이터를 식약처 정식 품목허가(임상 1·2상) 자료로 연계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정부 주도 임상 2028년 결실 기대… "현장 연구진 적극 참여 당부"
연간 수만명으로 추정되는 일본 원정치료 수요를 국내로 흡수하기 위한 정부 주도 임상연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고형암, 혈액암(면역세포) 및 골관절염, 만성통증(줄기세포) 4개 질환을 대상으로 총 12~13개 의료기관이 참여 중이며, 21개월의 지원을 거쳐 2028년 중순경 임상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치료계획 신청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양 사무관은 "이번 조치는 과도하게 위험한 수준까지 개방한 것이 아니라, 일본이나 대만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해 환자들에게 실질적 기회를 주려는 것"이라며, "현장의 요구와 안전성을 모두 고려해 제도를 정비한 만큼, 국내 연구진과 의료계가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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