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제품을 선택할 때 소비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스킨케어에서는 피부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신뢰가 중요해지고, 프리미엄 제품은 브랜드 명성보다 원료와 혁신성이 구매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색조와 향수에선 새로운 사용 경험과 정서적 만족에 대한 수요가 두드러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이 최근 발표한 '2026 뷰티 소비자 조사 주요 인사이트(Voice of the Consumer: Beauty Survey 2026 Key Insights)'에 따르면 경제적 부담과 디지털 피로 속에서 소비자들은 제품에 기대하는 가치를 다시 판단하고 있다. 소비를 무조건 줄이기보다는 품목에 따라 지출의 우선순위를 달리하고, 구매할 만한 이유가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다.
유로모니터는 피부 관리의 일상화, 색조의 감각적 경험, 프리미엄 제품의 가치 입증, 향수의 정서적 기능,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제품 탐색을 2026년 뷰티 소비에서 나타난 주요 특징으로 분석했다.
더마코스메틱, 일상 관리로 확대
스킨케어에서는 피부 상태에 맞는 관리와 제품 안전성이 중요한 구매 기준으로 나타났다. 유로모니터 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25%가 민감성 피부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더마코스메틱 제품에 기대하는 주요 조건으로 민감성·반응성 피부에 대한 안전성을 꼽은 비율은 19%였다.
더마코스메틱은 피부과학에 기반한 기능성과 안전성을 강조하는 화장품을 뜻한다. 유로모니터는 소비자들이 이러한 제품을 특정 피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에 한정하지 않고, 평소 피부 상태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용도로 활용하는 경향에 주목했다.
구매 과정에서 제품의 신뢰도를 판단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막연히 피부에 좋다는 설명보다 구체적인 활성 성분과 효능을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피부 장벽 관리나 자극 완화처럼 소비자가 원하는 효과를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이 제품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같은 기관이 지난달 공개한 정밀 뷰티 관련 분석에서도 효능을 중시하는 소비 경향이 제품 개발 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모니터는 제약 분야의 기술과 제품 설계 방식이 뷰티 시장에 적용되면서 성분 안정성과 적정 사용량을 고려한 포장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레티노이드나 비타민 C처럼 안정성 관리가 중요한 성분은 처방뿐 아니라 보관과 사용 방식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앰풀이나 캡슐, 개별 포장 등은 성분을 보호하면서 일정한 양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으로 제시됐다. 효능에 대한 요구가 원료 선택을 넘어 제형과 포장 기술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
미국의 화장품 성분 분석 서비스 온스킨(OnSkin)이 지난달 15일 발표한 소비자 조사에서도 안전성과 성분 정보를 확인하려는 경향이 나타났다. 미국 소비자 17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85%가 화장품 선택 시 안전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자신의 피부나 모발에 적합한 제품을 우선한다는 응답은 73%였다.
제품 구매에 참고하는 정보는 피부과 전문의·미용 전문가의 조언이 57%, 소비자 후기가 46%, 과학·피부과 관련 문헌이 42%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36%는 제품 앞면의 설명만 보는 대신 전성분표를 확인한다고 밝혔다. 다만 온스킨 조사는 자사 서비스 이용자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진행돼 응답자 특성을 고려해 해석할 필요가 있다.
고급 원료 선호 뚜렷…색조는 차별화 관건
제품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은 가격대와 품목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유로모니터 조사에서 프리미엄 제품 구매와 관련해 고급 원료를 선호한다는 응답은 43%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호한다는 응답 18%를 크게 웃돌았다.
브랜드의 명성보다 고급 원료와 제품의 혁신성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이 확인된 것이다. 유로모니터는 프리미엄 제품의 경쟁력이 브랜드 이름보다 혁신성과 효능을 입증하는 데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모든 품목에서 저가 제품만 찾는 것은 아니다. 헤어케어에서는 가격 대비 가치가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했다. 조사 응답자의 29%는 입증된 효능보다 가격을 우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모니터는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과 함께 스킨케어 수준의 관리 기능을 갖춘 헤어 제품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헤어케어에 피부 관리 개념을 접목하는 '스키니피케이션(Skinification)'도 유사한 맥락이다. 모발 결합 복구와 두피 관리 등 구체적인 기능을 강조하는 제품이 소비자의 관심을 얻고 있다. 유로모니터는 모발 결합 복구와 두피 관리를 주요 수요로 제시했다.
색조화장품의 소비 방식은 다소 달랐다. 소비자들이 지출을 일률적으로 줄이기보다 새로운 제형과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으로 관심을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로모니터 조사에서 제품 형태와 사용 방식의 매력을 중시한 응답은 12%, 한정판 제품에 대한 선호는 7%로 각각 높아졌다. 두 항목 모두 Z세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새로운 질감이나 사용 방식, 한정판의 소장 가치 등이 구매 동기로 작용하는 것이다.
감각적 경험에 대한 관심이 젊은 세대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유로모니터는 연령대 전반에서 제품을 사용하는 과정의 즐거움과 차별화된 경험에 대한 수요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색조 브랜드에는 신제품 출시 주기뿐 아니라 제형과 사용감을 통한 차별화가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경제적 부담과 디지털 환경의 변화 속에서 글로벌 뷰티 소비자의 구매 기준 역시 달라지고 있다. 닐슨IQ(NIQ)가 지난 4월 발표한 주요 20개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K-뷰티는 효능과 제품 처방 측면에서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수의 정서적 기능·AI 탐색 부상
향수 소비에서는 제품이 제공하는 정서적 가치가 중요해지고 있다. 유로모니터 조사에서 향수 구매자의 41%는 기분을 좋게 해주는 향을 찾는다고 답했다. 밀레니얼 세대에서는 해당 비율이 46%로 더 높았다.
향수를 특별한 날이나 특정 장소에서 사용하는 제품으로만 인식하기보다 일상에서 기분을 전환하거나 감정을 조절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유로모니터는 편안함이나 활력을 주는 향에 대한 수요 증가에 주목했다.
향수의 사용 목적이 다양해지면서 여러 제품을 함께 사용하는 소비 방식도 확산되고 있다. 향료업체 CPL 아로마스와 TFS가 지난 5월 발표한 '향수 미래 지수 2026(Fragrance Futures Index 2026)'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하나의 대표 향수만 고집하기보다 기분과 활동, 상황에 맞춰 향을 선택하고 조합하고 있다.
보고서는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향을 선택하고 조합하는 방식을 '센트 시스템(Scent Systems)'으로 설명했다. 향의 지속력과 레이어링, 사용 목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브랜드에도 다양한 사용 상황을 고려한 제품 구성과 정보 제공이 요구되고 있다.
제품을 발견하고 비교하는 과정에선 생성형 AI의 영향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유로모니터 조사에서 색조화장품 구매자의 8%는 생성형 AI가 구매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새로운 제품과 경험에 적극적인 '뷰티 이노베이터(Beauty Innovators)' 소비자 유형에서는 해당 비율이 15%에 달했다.
생성형 AI의 영향력은 아직 일부 소비자층에 집중돼 있지만, 제품 검색과 추천을 거쳐 구매 후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고 있다. 유로모니터는 온라인에서 제품에 대한 관심이 형성된 이후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대화형 AI의 역할에 주목했다.
적극적으로 새로운 뷰티 솔루션을 탐색하는 소비자층에서도 AI 활용이 확인됐다.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여성 패션 전문매체 WWD가 지난 5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약 5000명 중 최근 12개월간 미용 시술과 제품, 건강·장수 관리 등 세 영역의 제품과 서비스를 모두 이용한 소비자는 약 6%였다.
BCG는 소비자 집단을 '옵티마이저(Optimizers)'로 분류하고, 관련 분야에 연간 약 3000달러를 지출한다고 분석했다. 옵티마이저는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탐색하면서도 신뢰하는 정보원은 제한적이었으며, 정보 수집 과정에서 AI를 활용하는 성향을 보였다.
디지털 채널의 중요성은 판매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닐슨IQ(NIQ)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뷰티 전자상거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 증가해 오프라인보다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온라인에서 제품을 발견하고 정보를 비교하는 소비가 확대되는 가운데 AI 기반 검색과 추천은 브랜드가 고려해야 할 새로운 구매 접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유로모니터는 브랜드들이 기존 온라인 쇼핑 환경뿐 아니라 생성형 AI를 통한 제품 검색과 추천에도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소비자가 AI를 통해 제품 정보를 확인하고 구매를 검토하는 상황까지 고려해 정보 제공 방식을 정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 01 | 화장품이 키운 역직구 시장…면세점도 반등 |
| 02 | 뷰티 소비자, 브랜드보다 제품 가치 따진다 |
| 03 | 휴젤, 3분기 누적 매출 3521억… 537억 자사... |
| 04 | 키스칼리, 조기 유방암 재발 억제 넘어 생존... |
| 05 | 학습·소통·도매까지, 약사전용 원스톱 포털 ... |
| 06 | 일동바이오사이언스, ‘2026 한국식품연구원 ... |
| 07 | 셀리드, 마곡 신사옥 PF대출 '담보대출'로 ... |
| 08 | 티움바이오,'토스포서팁' FDA 패스트트랙 지... |
| 09 | 지씨셀, "바이오 물류 특화 인프라 구축.. ... |
| 10 | HK이노엔, 에너지 드링크 시장 진출...‘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