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꾼 뷰티 마케팅, 소비자 설득은 더 정교하게
개인화 쇼핑·AI 크리에이터 확산…미·일 시장선 사용 경험과 현지화 중요
김민혜 기자 │ minyang@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10-29 06:00   수정 2026.10.29 06:19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인공지능(AI)이 소비자와 제품을 연결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소비자마다 다른 상품과 콘텐츠를 보여주고, 시장별 특성에 맞춘 마케팅 소재를 빠르게 제작하는 기술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콘텐츠 제작과 노출이 쉬워진 만큼 소비자를 실제 구매로 이끌기 위해선 제품의 차별성과 사용 경험을 얼마나 정확하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

아마존코리아가 27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개최한 'AMAZON BEAUTY IN SEOUL' 행사에선 생성형 AI를 활용한 소비자 경험의 변화와 글로벌 인플루언서 마케팅 전략, 한국·미국·일본 크리에이터들이 경험한 K-뷰티 소비자의 반응 등이 소개됐다.


개인화 쇼핑, 소비자별 콘텐츠로 진화

27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아마존 뷰티 인 서울 2026'에서 젠 앤서니킹(Jenn Anthony-King) 아마존 북미 마케팅 디렉터는 차세대 뷰티 소비자 공략의 핵심 전략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한 개인화 쇼핑 경험과 실시간 트렌드 대응을 강조했다. ⓒ화장품신문 김민혜 기자

아마존의 젠 앤서니킹(Jenn Anthony-King) 북미 마케팅 디렉터는 차세대 뷰티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개별성(Individuality), 상호작용성(Interactivity), 즉시성(Immediacy)을 제시했다. 젊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통해 자신의 취향과 정체성을 표현하고, 구매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원하는 상품을 빠르게 받아보기를 기대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소비자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쇼핑 경험도 개인별 맞춤형으로 바뀌고 있다. 기존엔 연령이나 관심사에 따라 소비자를 집단으로 구분해 상품을 제안했다면, 생성형 AI를 활용하면서 고객의 구매 이력과 선호도에 따라 상품 추천부터 이미지, 광고 문구까지 다르게 구성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앤서니킹 디렉터는 "다수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단일 캠페인에서 각 고객에게 맞춤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스토리텔링 방식이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마존은 올해 연말 북미 고객의 약 95%에게 개인별로 구성된 홀리데이 쇼핑 화면을 제공할 계획이다. 2만개 이상의 콘텐츠 스토리와 수백만개의 조합을 활용해 고객마다 다른 상품과 기획 콘텐츠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고객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나머지 5%에는 우선 반응이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고, 선호도를 파악하면서 구성을 조정한다.

이러한 초개인화 상품 진열은 2027년부터 뷰티를 포함한 시즌별 행사와 상시 콘텐츠로 확대할 예정이다.

소비자가 제품 구성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도 등장하고 있다. 앤서니킹 디렉터는 라네즈의 립 슬리핑 마스크를 사례로 소개했다. 한국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공하던 맞춤형 경험을 북미 온라인으로 확장해 소비자가 제품의 구성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사례다. 단순히 개인에게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는 단계를 넘어 구매 과정 자체를 차별화한 것이다.

소비자의 관심이 빠르게 달라지는 상황에선 트렌드를 포착해 상품과 연결하는 속도도 중요해졌다. 아마존은 AI 기반 트렌드 감지 기능으로 매주 2000개 이상의 트렌드를 식별하고 있으며, 새롭게 포착한 유행을 하루 만에 쇼핑 사이트의 상품 구성에 반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프라임데이 기간에는 실시간 판매 동향과 트렌드를 반영한 생성형 AI 광고를 제작했으며, 성과가 높은 틱톡 광고의 절반 이상을 생성형 AI로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앤서니킹 디렉터는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빠르게 구매하고 배송받는 경험도 강조했다. 그는 Z세대 소비자들이 빠른 배송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기념일이나 행사 직전에 쇼핑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관심을 보이는 시점에 적합한 상품과 콘텐츠를 제시하는 동시에 실제 구매까지 연결할 수 있는 재고와 배송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AI 크리에이터, 글로벌 콘텐츠 제작 방식 바꾼다

레페리 최인석 의장은 생성형 AI와 AI 크리에이터를 활용해 글로벌 마케팅 콘텐츠의 제작·확산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실제 사용 경험에 기반한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장품신문 김민혜 기자

상품을 노출하는 방식뿐 아니라 콘텐츠를 생산하는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국가별로 다른 모델과 배경을 적용한 이미지와 영상을 제작할 수 있어 글로벌 마케팅에 필요한 콘텐츠를 대량으로 확보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레페리 최인석 의장은 생성형 AI를 단순히 제작 시간을 줄이는 도구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케터가 디자이너에게 연락하지 않고 직접 만들고, 상품기획자가 마케터에게 요청하지 않고 마케팅 소재를 만드는 것"을 생성형 AI 활용의 방향으로 제시했다.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브랜드에는 현지 소비자 특성에 맞는 콘텐츠를 얼마나 다양하게 제작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과제다. 동일한 제품이라도 소비자의 피부색과 취향, 문화적 배경에 따라 적합한 모델과 표현 방식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레페리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다양한 외모와 특성을 가진 가상 인물을 제작하고, 실제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활동하는 AI 크리에이터를 운영하고 있다. 최 의장은 연내 AI 크리에이터를 100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면 국가별 소비자 특성에 맞춘 콘텐츠를 보다 폭넓게 제작하고 확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레페리는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와의 베타 테스트에서 AI 크리에이터 50명을 활용해 일주일 동안 300개의 콘텐츠를 게시했다. 이후 인스타그램과 틱톡 광고 시스템을 통해 콘텐츠를 노출하고, 상품 구매로 연결되는 어필리에이트 링크를 적용하는 방식도 시험했다.

최 의장은 AI 크리에이터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 방식이 미국·일본·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고 봤다. 국가별로 크리에이터를 섭외하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존 방식에 AI를 결합하면 브랜드가 대응할 수 있는 시장과 콘텐츠의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AI 크리에이터가 실제 인플루언서를 대체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 크리에이터가 제품을 사용하며 축적한 경험과 평가를 AI가 다양한 국가와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보완적 관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AI를 활용한 콘텐츠가 증가할수록 정보의 신뢰성을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의장은 "과장광고를 하거나 사칭, 뒷광고를 한다면 K-뷰티뿐 아니라 생태계 전반에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AI를 활용하더라도 실제 크리에이터의 사용 경험과 진정성 있는 리뷰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는 의미다.


현지 소비자 설득, 제품 설명 방식부터 달라야

박동휘 레페리 상무가 진행한 한·미·일 크리에이터 대담에선 국가별 소비자 반응과 효과적인 K-뷰티 콘텐츠 전략이 논의됐다. (왼쪽부터) 레페리 박동휘 상무, 레오제이, 트레버 배럿(Trevor Barrett), 세요(SEYO). ⓒ화장품신문 김민혜 기자

콘텐츠 제작과 확산의 속도가 빨라지더라도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시장과 개인 성향에 따라 다르다. 레페리 박동휘 상무가 진행한 '한·미·일 크리에이터가 말하는 K-뷰티 콘텐츠 전략' 대담에서 한국의 뷰티 크리에이터 레오제이(LeoJ)는 K-뷰티의 경쟁력으로 빠른 제품 개발과 합리적인 가격을 꼽았다. 신제품 출시 후 소비자들이 제형과 성분, 색상 등을 신속하게 비교·평가하고, 제조사와 브랜드도 이러한 요구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메이크업 아티스트이자 크리에이터인 트레버 배럿(Trevor Barrett)은 피부 관리 중심의 제품 개발 철학과 혁신적인 제형, 가격 경쟁력을 강점으로 평가했다. 그는 미국에서 K-뷰티 제품이 대중적인 매스 브랜드보다 가격대가 다소 높으면서도 고가의 프레스티지 브랜드보다는 저렴한 위치에 있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된다고 설명했다.

배럿은 미국 소비자들이 K-뷰티 제품에 흥미를 보이면서도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과 무엇이 다르고 실제로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확인하려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가 자신의 콘텐츠에서 립스틱 픽서를 소개했을 때도 시청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제품의 효과에 놀라며 사용을 기대하는 댓글이 있었던 반면, 직접 사용했지만 기대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배럿은 이러한 차이가 제품 자체의 문제보다는 사용법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제품을 충분히 교육하고 올바른 사용법을 확실히 전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뷰티 크리에이터 세요(SEYO)도 소비자들이 가장 자주 묻는 질문으로 자신의 피부에 제품이 잘 맞을지를 꼽았다. 제품에 피부 타입별 사용 정보가 표시돼 있더라도 실제 사용자가 느낀 제형과 사용감에 대한 설명을 중요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콘텐츠 표현 방식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세요는 일본에선 지나치게 완벽하게 연출된 모습보다 친근함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완벽하지 않은 말투를 활용했을 때 시청자의 댓글 참여와 영상 조회수가 높아졌던 경험이 있다는 것.

반면 배럿은 미국 시청자에게 제품을 설명할 때 '하지 말아야 할 행동(Do’s and Don’ts)'을 알려주는 교육형 콘텐츠를 적극 활용한다고 밝혔다. 소비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제형이나 사용 방식이 있는 K-뷰티 제품일수록 잘못된 사용법을 짚어주는 콘텐츠가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브랜드와 크리에이터의 협업 방식도 중요하다. 레오제이는 협업할 때 제품이 탄생한 배경이나 핵심 성분, 임상적 근거 등을 정확하게 전달받을수록 소비자에게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브랜드가 원하는 성과가 인지도 확대인지, 특정 판매 기간의 구매 전환인지도 사전에 명확히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럿 역시 충분한 기획·제작 기간과 장기적인 관계 구축을 강조했다. 그는 6개월 동안 영상 3편을 제작한 협업 사례를 소개하며, 소비자가 브랜드에 익숙해질 시간을 확보하는 방식이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촉박하게 진행하는 협업은 오히려 콘텐츠 성과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레오제이는 향후 K-뷰티 콘텐츠에서 구체적인 제품 사용법을 전달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쿠션이라도 한국 사람들이 두드리는 양이라든지 순서, 손을 쓰는 방식까지 다 다르다"며 이러한 차이를 해외 소비자에게 자세히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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