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드셉·빌로이 급여권 진입…요로상피암·위암 치료 새 전환점
파드셉, 장기 추적서 사망 위험 47% 감소…40년간 이어진 요로상피암 치료 한계 넘어
빌로이, 한국인 환자 OS 30.5개월 확인…CLDN18.2 기반 위암 정밀치료 접근성 확대
최윤수 기자 │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10-08 20:17   
아스텔라스는 8일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파드셉(엔포투맙베도틴)과 빌로이(졸베툭시맙)의 국내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김인호 교수, 이근욱 교수, 강예림 전무, 김진희 전무, 백소영 상무. © 약업신문 = 최윤수 기자

한국아스텔라스의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 파드셉과 클라우딘18.2(CLDN18.2) 표적치료제 빌로이가 건강보험 급여권에 진입하면서 국내 전이성 요로상피암과 위암의 1차 치료환경에 변화가 예상된다.

파드셉은 기존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대비 전체생존기간을 연장하며 약 40년간 이어진 요로상피암 치료체계의 변화를 이끌었고, 빌로이는 HER2 음성 전이성 위암에서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표적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두 치료제 모두 임상적 유효성이 확인됐음에도 그동안 국내에서는 높은 치료비가 실제 처방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급여 적용은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스텔라스는 8일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파드셉(엔포투맙베도틴)과 빌로이(졸베툭시맙)의 국내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두 약제는 지난 1일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파드셉은 펨브롤리주맙과의 병용요법으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에, 빌로이는 CLDN18.2 양성·HER2 음성인 절제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선암 및 위식도접합부 선암 환자의 1차 치료에 플루오로피리미딘계·백금 기반 화학요법과 병용하는 조건으로 급여가 인정됐다.

특히 파드셉과 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은 국내에서 서로 다른 제약사의 혁신 신약을 조합한 병용요법이 급여 등재된 첫 사례이자, ADC와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급여 적용을 받은 최초 사례라는 의미도 갖는다.

김인호 교수. © 약업신문 = 최윤수 기자

이날 첫 번째 발표를 맡은 김인호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요로상피암 최초의 ADC 치료제, 파드셉'을 주제로 기존 치료의 한계와 파드셉 병용요법의 임상적 가치를 소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요로상피암은 방광과 신우, 요관 등을 둘러싸는 요로상피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방광암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특히 전이성 단계에서는 질병 진행이 빠르고 장기 생존율이 낮아 치료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동안 전이성 요로상피암의 1차 치료는 시스플라틴이나 카보플라틴 등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이 중심이었다. 약 40년간 다양한 치료제 개발이 시도됐지만 기존 항암화학요법을 대체할 만큼 뚜렷한 생존 개선을 입증한 치료법은 제한적이었다.

김 교수는 "기존 백금 기반 항암치료는 평균적으로 약 6개월 정도 지나면 내성이 발생했고, 전체생존기간도 약 1년 수준에 머물렀다"며 "특히 요로상피암은 고령 환자가 많아 1차 치료 이후 2차, 3차 치료까지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치료환경에서 등장한 파드셉은 암세포에서 많이 발현되는 넥틴-4(Nectin-4)를 표적으로 하는 ADC다.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세포독성 약물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며, 면역항암제 펨브롤리주맙과의 병용을 통해 새로운 1차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핵심 임상 근거는 글로벌 3상 EV-302 연구다. 이전에 전신치료를 받지 않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를 대상으로 파드셉·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과 기존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을 비교했다.

연구 초기 분석에서 파드셉 병용요법은 기존 항암화학요법 대비 사망 위험을 53% 감소시켰다. 이러한 생존 혜택은 장기 추적에서도 유지됐다.

지난 5월 발표된 3.5년 장기 추적 결과에서 추적관찰기간 중앙값 42.8개월 시점의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은 파드셉 병용군 33.6개월, 기존 항암화학요법군 15.9개월로 나타났다. 사망 위험은 47% 감소했으며, 42개월 전체생존율은 각각 44.0%와 24.6%였다.

종양 반응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파드셉 병용요법의 객관적반응률(ORR)은 약 67%로 기존 항암화학요법의 약 44%보다 높았으며,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 역시 약 55% 감소했다.

김 교수는 특히 완전관해(CR)와 치료반응의 지속성에 주목했다.

그는 "파드셉 병용요법에서 약 30%의 환자가 영상학적으로 암이 보이지 않는 완전관해에 도달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완전관해를 획득하는 환자가 늘어나는 양상이 관찰됐다는 점도 중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완전관해에 도달한 환자의 경우 2년 이상 치료반응이 유지될 확률이 약 75%에 달했다는 데이터를 소개했다. 김 교수는 환자들이 실제 진료현장에서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 역시 암이 줄어들었는지뿐 아니라 그 효과가 얼마나 오래 유지될 수 있는지라고 강조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기존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과 다른 이상반응 양상을 보였다. 피부 발진과 손발 저림 등이 특징적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김 교수는 의료진의 경험이 축적되면서 적절한 관리가 가능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 추적에서도 새로운 안전성 신호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 교수는 급여 적용 이전 실제 환자 사례를 소개하며 경제적 부담이 치료 선택에 미치는 영향도 강조했다.

그는 과거 4기 방광암을 진단받은 63세 남성 환자가 딸과 함께 병원을 방문해 파드셉 병용치료를 시작했던 사례를 전했다. 당시 가족의 적극적인 의지로 치료를 시작했지만, 환자는 약 일주일 뒤 혼자 병원을 찾아 치료 중단 의사를 밝혔다.

김 교수에 따르면, 환자는 딸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며 3주에 약 1000만원에 이르는 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김 교수는 "당시에는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도 비용 때문에 치료를 이어가지 못하는 환자들이 있었다"며 "이번 급여 적용으로 이러한 환자들이 줄어들고, 국내에서도 글로벌 표준치료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근욱 교수. © 약업신문 = 최윤수 기자

이어진 발표에서는 이근욱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전이성 위암 최초의 CLDN18.2 표적치료제, 빌로이'를 주제로 전이성 위암의 치료 현황과 새로운 표적치료 전략을 설명했다.

이 교수는 국내 위암의 발생 순위가 과거보다 낮아졌지만, 전이성 위암의 치료 성적은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2019~2023년 통계에서 국한 위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97.6%에 달하지만, 원격 전이 위암은 7.5%에 그쳤다. 조기 발견 시 높은 치료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전이성 단계에서는 예후가 크게 악화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전이성 위암 치료 성적의 개선이 상대적으로 더뎠던 배경으로 표적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꼽았다.

HER2 양성 위암에서는 트라스투주맙 등 표적치료제가 활용돼 왔지만, 전체 위암의 약 85~90%를 차지하는 HER2 음성 환자에서는 표적치료 선택지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치료 표적으로 등장한 것이 CLDN18.2다. CLDN18.2는 정상 위점막 상피세포 사이의 밀착연접을 구성하는 단백질로, 위암 환자의 약 30~40%에서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빌로이는 CLDN18.2에 결합해 항체의존성 세포독성(ADCC)과 보체의존성 세포독성(CDC)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암세포를 공격한다. 암세포의 성장 신호를 직접 차단하는 기존 표적항암제와 다른 작용기전을 가진다는 설명이다.

빌로이의 임상적 유효성은 글로벌 3상 SPOTLIGHT와 GLOW 연구에서 확인됐다.

SPOTLIGHT 연구에서 빌로이·mFOLFOX6 병용군의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10.6개월로 대조군 8.7개월보다 길었으며, 전체생존기간 중앙값도 18.2개월로 대조군 15.5개월 대비 연장됐다.

GLOW 연구에서도 빌로이·CAPOX 병용요법은 무진행생존기간과 전체생존기간을 유의하게 개선했다.

특히 이 교수는 두 연구의 통합 분석에서 확인된 한국인 환자 결과에 주목했다.

약 96명의 한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하위분석에서 빌로이 병용군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12.3개월로 대조군 8.1개월보다 길었다.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은 약 41% 감소했다.

전체생존기간에서도 빌로이 병용군은 30.5개월을 기록해 대조군 15.8개월보다 약 2배 긴 결과를 보였다. 사망 위험은 52% 감소했다.

다만 이 교수는 한국인 환자 분석이 전체 임상시험의 일부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하위분석이라는 점에서 결과를 확정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인 환자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임상 결과가 관찰된 배경으로 환자 구성과 이상반응 관리의 차이 등을 제시했다.

실제 글로벌 연구에서는 이전에 위절제술을 받은 환자가 약 30%였지만, 한국인 환자에서는 약 45%로 더 높았다. 반면 위식도접합부암 환자 비율은 글로벌 집단이 약 20%였던 것과 달리 한국인 환자에서는 10% 미만이었다.

이 교수는 이러한 차이가 치료 효과와 이상반응 관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빌로이는 정상 위점막에도 발현되는 CLDN18.2를 표적으로 하기 때문에 구역과 구토가 주요 이상반응으로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위전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정상 위조직이 남아 있지 않아 빌로이에 따른 구역·구토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한국인 환자에서는 이상반응으로 인한 빌로이 투약 중단율이 약 4%로 나타났다"며 "글로벌 연구에서 관찰된 중단율보다 낮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의료진의 적극적인 이상반응 관리와 치료 유지가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요인들이 한국인 환자의 생존기간 차이를 직접적으로 설명한다고 확정할 수는 없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 교수는 빌로이 급여 적용이 전이성 위암의 치료환경뿐 아니라 진단체계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위암 치료에서는 HER2와 PD-L1 등을 중심으로 바이오마커 검사가 이뤄졌지만, 빌로이의 등장으로 CLDN18.2가 새로운 치료 결정 요소로 추가됐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빌로이의 보험 급여 적용은 단순히 위암 치료환경뿐 아니라 진단환경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전환점"이라며 "CLDN18.2 진단검사가 활성화되면서 환자 특성에 따른 정밀치료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준일 한국아스텔라스 대표는 "파드셉과 빌로이는 각각 전이성 요로상피암과 전이성 위암 영역에서 오랫동안 존재했던 미충족 수요에 새로운 의학적 가치를 제시한 치료 옵션"이라며 "앞으로도 혁신적인 과학을 국내 환자들에게 가치 있게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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