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펀드, 2002년 이후 생명 7,200만명 구해
국제 보건재정 위기 속 HIV·결핵·말라리아 필수 서비스 지켜
2025년 HIV 치료 2,690만 명, 결핵 치료 740만 명, 살충제 처리 모기장 1억 9,600만 개 배포
한국, 글로벌펀드 이사회 투표권 의석 참여… 국제보건애드보커시 한희정 대표도 선진국
이권구 기자 │ kwon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10-08 07:36   수정 2026.10.08 07:47

국제보건애드보커시(대표 한희정)는 글로벌펀드(The Global Fund to Fight AIDS, Tuberculosis and Malaria)가 지난 9월 16일 발표한 ‘결과 보고서 2026’을 분석하며, 2002년 이후 7,200만 명의 생명을 구한 글로벌펀드 파트너십 성과를 조명했다. 

국제보건애드보커시는 이번 보고서가 국제 보건재정이 급격히 위축된 2025년에도 국가와 지역사회, 시민사회, 양자·다자 파트너들이 협력해 HIV·결핵·말라리아 필수 서비스를 지켜낸 성과와, 동시에 그 성과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글로벌펀드가 투자하는 100여 개국에서 각국 정부와 지역사회, 파트너들은 국제 자금 지원의 급격한 감축, 분쟁과 강제 이주, 늘어나는 인도적 수요에 대응하며 핵심 프로그램을 유지했다. 그러나 재원 공백으로 여러 국가에서 HIV 예방 서비스가 축소 또는 중단되고, 결핵 환자 발굴·진단·치료가 차질을 빚었으며, 말라리아 대응에서도 필수 의약품 품귀와 예방 캠페인 지연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2025년 글로벌펀드 지원국에서 HIV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받은 사람은 2,690만 명으로 전년 2,560만 명보다 늘었다. 결핵 치료는 740만 명으로 2024년 수준을 유지했고, 살충제 처리 모기장은 1억 9,600만 개가 배포돼 전년 1억 6,200만 개보다 크게 증가했다. 

질병별 성과와 남은 과제 

2025년 글로벌펀드 지원국의 HIV 감염인 가운데 87%가 자신의 감염 상태를 알고 있었고, 80%가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받았으며, 74%가 바이러스 억제 상태였다. 반면 예방 서비스는 국내외 재원 축소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노출 전 예방요법(PrEP)을 시작한 사람은 110만 명으로 2024년 140만 명보다 감소했다. 

결핵은 2025년 740만 명이 치료를 받았고, 이 가운데 약제내성결핵 환자는 11만 5천 명이었다. 그러나 2024년 전 세계 결핵 발병자는 약 1,070만 명, 사망자는 120만 명을 넘었다. 글로벌펀드는 여전히 큰 진단·치료 공백을 줄이기 위해 더 많은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라리아 분야에서는 재원 차질, 분쟁, 기후변화, 살충제 내성이 겹친 가운데에도 2025년 1억 9,600만 개의 살충제 처리 모기장이 배포됐다. 그러나 글로벌펀드 결과 보고서 2026은 말라리아 상황이 "최근 수년 중 가장 위태롭다"고 경고했다. 

지난 2024년 전 세계 말라리아 감염은 약 2억 8,200만 건, 사망자는 약 61만 명으로, 사망의 대부분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발생했으며 5세 미만 아동이 전체 
사망의 약 75%를 차지했다. 2002년부터 2024년까지 글로벌펀드 지원국에서 말라리아 사망이 27% 감소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약제 내성과 살충제 내성 확산, 급격한 인구 증가, 분쟁으로 인한 보건 인프라 훼손 등이 맞물리며 필수 서비스 접근성을 지키고 퇴치 속도를 높이는 지속적인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혁신과 보건 체계 투자… '적은 재원으로 더 큰 성과' 

보고서는 제한된 재원 속에서 혁신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고 평가했다. 2025년 말 장기지속형 HIV 예방약 레나카파비르가 조기 도입국에 처음 공급된 뒤 2026년 보급이 확대됐고, 결핵 분야에서는 AI 기반 디지털 X선이 20개국 이상에 도입됐다. 말라리아 분야에서는 살충제 내성 지역에서 기존 모기장보다 발생을 최대 45% 줄일 수 있는 이중 활성 성분 모기장의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펀드는 시장 형성, 공동 조달, 제품 도입 조율을 통해 새로운 보건 기술이 저·중소득국에 더 빠르게 도달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과거 5년 이상 걸리던 고소득국과의 도입 시차를 크게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은 이 조달 체계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글로벌펀드 조달 시장에서 전체 6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진단기기 분야에서는 1위로, 특히 신속진단키트 조달량의 82%가 한국 제품이다. 

보건 체계와 글로벌 보건안보 투자도 확대됐다. 글로벌펀드는 2024~2026년 보건·지역사회 체계에 약 59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이는 직전 주기보다 43%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실험실, 질병 감시, 의료용 산소, 공급망, 지역사회 보건인력, 일차보건의료에 대한 투자는 향후 감염병 위기를 더 일찍 발견하고 더 빠르게 대응하는 기반이 된다. 

국가 주도의 다음 단계… 국제사회의 지속적 투자도 여전히 중요 

글로벌펀드는 국가의 리더십과 자립을 다음 단계의 핵심으로 제시했다. 국내 공동 재정과 자원 동원, 국가 보건 체계와의 통합, 지역사회 체계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한편, 국가들이 더 큰 자립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도 지속적인 국제 투자가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희정 국제보건애드보커시 대표는 "국가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전환(transition)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는 점이 글로벌펀드의 특별한 점이다. 현재와 같은 국제 ODA 축소 상황에서는 이러한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 글로벌보건 거버넌스 기여 확대:  글로벌펀드 이사회와 시민사회 대표단 양 축 참여 

대한민국은 2025년 11월 글로벌펀드 제8차 공약정상회의에서 1억 달러를 공약하면서, 투표권을 가진 이사국으로 승격됐다. 이에 올해부터 일본·대한민국 이사회 투표권 의석에 참여하고 있으며, 외교부 개발협력국장이 이 의석의 대리이사(Alternate Board Member)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국제보건애드보커시 한희정 대표는 지난달 한국인 최초로 글로벌펀드 이사회의 선진국 NGO 대표단(Developed Country NGO Delegation)의 일원으로 합류하여 주요 정책 논의와 시민사회 의견 수렴에 참여하고 있다. 이로써 한국은 정부 대표가 참여하는 이사회 투표권 의석과 한국 시민사회 인사가 참여하는 이사회 선진국 NGO 대표단 양쪽에서 글로벌펀드 거버넌스에 참여하게 됐다. 

한희정 대표는 "한국이 공여국으로서 이사회에 참여하는 동시에 한국 시민사회가 선진국 NGO 대표단을 통해 글로벌펀드 거버넌스에 목소리를 내게 된 것은 의미가 크다. 국제보건애드보커시는 지속가능한 재원, 보건 형평성, 혁신기술의 공정한 접근을 위한 국제 협력에 계속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국제보건애드보커시는 앞으로도 정부, 국회, 시민사회, 국제기구 및 민간 파트너와 협력해 HIV·결핵·말라리아 퇴치와 글로벌 보건안보 강화를 위한 한국의 역할을 확대하고, 글로벌펀드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보건 이니셔티브에 대한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국제 협력이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 소통과 애드보커시를 지속할 계획이다. 

글로벌펀드 (Global Fund to fight AIDS, TB and Malaria)= HIV, 결핵, 말라리아를 물리치고 모든 사람들에게 더 건강하고 안전하며 공평한 미래를 보장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파트너십임. 매년 약 40억 달러(약 6조원)를 조성하여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감염병과 싸우고, 이를 유발하는 불평등을 해소하며, 보건시스템 강화 및 글로벌 보건 형평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2002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7천2백만 명 이상의 생명을 구했다. 

출처: 글로벌펀드 ‘결과 보고서 2026’. 커버리지·질병 부담 추세는 WHO(2025년 발표)와 UNAIDS(2026년 발표) 자료 기준. 지원 금액은 2026년 6월 30일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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