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킨리’, DLBCL 1차 치료 3상 성공…폴라이비에 도전장
R-CHOP 병용서 질병 진행·사망 위험 51% 감소
새로 진단된 고위험 환자군서 PFS 1차평가변수 충족
3차 치료제서 1차 치료로 확대 가능성…로슈와 경쟁 본격화
최윤수 기자 │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10-08 06:00   수정 2026.10.08 06:01

애브비와 젠맙의 이중특이항체 ‘엡킨리(epcoritamab)’가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1차 치료에서 긍정적인 3상 결과를 확보했다.

현재 3차 이상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엡킨리가 새롭게 진단된 환자의 1차 치료까지 진입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미 1차 치료에 자리잡은 로슈의 ‘폴라이비(Polivy)’와의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애브비와 젠맙은 엡킨리와 표준치료인 R-CHOP 병용요법을 평가한 임상 3상 ‘Epcore DLBCL-2’의 톱라인 결과를 공개했다.

R-CHOP은 리툭시맙,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독소루비신, 빈크리스틴, 프레드니손으로 구성된 DLBCL의 대표적인 1차 치료요법이다.

연구 결과 엡킨리와 R-CHOP 병용은 R-CHOP 단독 대비 새롭게 진단된 DLBCL 환자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51% 감소시켰다.

연구의 1차평가변수인 무진행생존기간(PFS)은 국제예후지수(International Prognostic Index, IPI) 3~5점 환자군에서 충족됐다.

보다 넓은 IPI 2~5점 환자군에서도 엡킨리 병용군은 R-CHOP 단독군보다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51% 낮췄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엡킨리와 R-CHOP 병용요법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내약성을 보였으며, 기존에 알려진 엡킨리와 R-CHOP의 안전성 프로파일과 일관된 수준이었다.

구체적인 임상 데이터는 향후 의학 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애브비는 이번 결과를 DLBCL 1차 치료의 새로운 표준치료 가능성으로 평가했다.

대진 아비도예(Daejin Abidoye) 애브비 종양학·고형암 및 혈액암 부문 책임자는 DLBCL이 공격적인 질환인 만큼 새로운 치료 옵션 개발이 중요하다며, 엡킨리와 R-CHOP 병용이 새롭게 진단된 환자에서 새로운 표준치료가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의 질 살레스(Gilles Salles) 박사 역시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 51% 감소가 실제 임상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살레스 박사는 약 25년 전 R-CHOP을 DLBCL 표준치료로 확립한 주요 연구에도 참여한 바 있다. 그는 이번 결과가 실제 치료 패턴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엡킨리는 CD20과 CD3를 동시에 표적으로 하는 이중특이항체다.

피하주사 방식으로 투여되며 T세포를 B세포로 유도해 B세포 림프종을 공격하도록 작용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두 가지 이상의 전신치료를 받은 DLBCL 환자의 3차 이상 치료제로 FDA 가속승인을 받은 상태다.

유럽과 일부 시장에서는 ‘텝킨리(Tepkinly)’라는 제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2026년 상반기 엡킨리의 글로벌 매출은 승인된 적응증 전체에서 3억120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에서는 매년 약 2만5000건의 DLBCL이 새롭게 진단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1차 치료 적응증을 확보할 경우 시장 규모 역시 크게 확대될 수 있다.

TD코웬 애널리스트들은 앞서 엡킨리의 긍정적인 1차 치료 결과가 확보될 경우 최고매출이 3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1차 치료 진입이 현실화될 경우 가장 직접적인 경쟁 상대는 로슈의 폴라이비가 될 전망이다.

항체약물접합체(ADC)인 폴라이비는 2023년부터 DLBCL 1차 치료에서 리툭시맙,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독소루비신, 프레드니손과 함께 사용하는 R-CHP 병용요법으로 승인돼 있다.

이 요법에서는 기존 R-CHOP의 빈크리스틴을 폴라이비가 대신한다.

폴라이비는 2026년 상반기 글로벌 매출 8억800만스위스프랑, 약 9억7200만달러를 기록했다.

두 치료제의 효능 수치도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Epcore DLBCL-2에서 엡킨리+R-CHOP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에 대한 위험비는 0.49였다.

로슈의 폴라이비 등록 임상인 Polarix에서는 폴라이비+R-CHP가 R-CHOP 대비 질병 진행·재발 또는 사망 위험을 27% 낮추며 위험비 0.73을 기록했다.

다만 두 결과는 서로 다른 임상시험에서 나온 만큼 직접적인 우열 비교는 어렵다.

환자군 분석 방식 역시 차이가 있었다.

Epcore DLBCL-2는 IPI 2~5점 환자를 등록하고 1차 PFS 평가를 IPI 3~5점 환자에서 진행한 반면, Polarix는 IPI 2~5점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로슈의 또 다른 CD20xCD3 이중특이항체 ‘콜럼비(Columvi)’도 DLBCL 치료라인을 앞당기기 위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콜럼비는 현재 미국에서 3차 이상 DLBCL 치료제로 가속승인을 받았지만, 지난해 GemOx와 병용하는 2차 치료 적응증 확대 신청은 FDA로부터 거절됐다.

FDA는 Starglo 3상 결과가 미국 환자군에서 해당 적응증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한 근거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애브비와 젠맙 입장에서는 이번 1차 치료 결과가 올해 초 발생했던 임상 차질을 만회했다는 의미도 있다.

앞서 엡킨리 단독요법을 평가한 Epcore DLBCL-1 3상에서는 PFS는 개선됐지만 미국에서 유일한 1차평가변수였던 전체생존기간(OS)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후 6월 말에는 이전 치료를 한 차례 이상 받은 재발·불응성 DLBCL 환자를 대상으로 엡킨리와 레날리도마이드 병용을 평가한 Epcore DLBCL-4 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했다.

해당 병용요법은 R-GemOx와 비교해 PFS를 유의하게 개선했다.

현재 엡킨리+R-CHOP 1차 치료와 엡킨리+레날리도마이드 병용요법 모두 해당 적응증으로 승인된 상태는 아니다.

애브비와 젠맙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규제당국과 향후 절차를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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