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와 공정 '식품의약품안전처' 흔들…조인트스템 패소·제넨셀 유죄 판결 겹쳐
2일 오전 을지로3가역서 조인트스템 반려 규탄 집회…논란 장외 확산
조인트스템 1심서 허가 기준·중앙약심 절차 지적…식약처 항소
제넨셀 창업자 허위·누락 자료 제출·임상시험계획 승인 청탁 2심 유죄
두 사건서 심사 기준·자료 신뢰성·승인 청탁 잇따라 법정 쟁점
권혁진, 허지수 기자 │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10-02 16:36   
2일 오전 서울 을지로3가역 1번 출구 앞에서 조인트스템 품목허가 반려와 관련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심사·처분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약업신문=허지수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허가·심사 신뢰성이 잇단 법원 판결을 계기로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2일 오전에는 서울 을지로3가역 1번 출구 앞 일대에서 ‘조인트스템’ 품목허가 반려와 관련해 식약처의 심사와 처분을 규탄하는 집회도 열렸다.

조인트스템 품목허가 소송에서는 식약처가 적용한 허가 기준과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심의 절차가 법원의 지적을 받았다. 제넨셀 코로나19 치료제 사건에서는 개발자가 허위 또는 주요 내용이 누락된 자료를 제출해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고, 승인 과정에서 청탁에 나선 사실이 항소심에서 인정됐다.

두 사건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별개의 사건이다. 조인트스템은 규제기관이 어떤 법적·과학적 기준으로 품목허가를 판단했는지가 쟁점이고, 제넨셀은 신청자가 제출한 자료의 신뢰성과 임상시험계획 승인 청탁 행위가 형사재판 대상이 됐다.

허가 기준과 제출자료, 심의 절차, 승인 청탁 등 식약처 허가·심사의 핵심 요소가 잇따라 법정에서 다뤄지면서 규제기관의 심사 신뢰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조인트스템 1심서 식약처 패소…허가 잣대 법원이 제동

네이처셀이 국내 판매권 계약을 유지 중인 퇴행성 무릎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 조인트스템을 둘러싼 품목허가 분쟁에서는 식약처가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는 지난 7월 9일 알앤엘재생의학연구소가 식약처장을 상대로 제기한 의약품 제조판매 품목허가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조인트스템은 2021년 8월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2023년 4월 반려됐다. 이후 자료를 보완해 2024년 3월 다시 신청했으나 식약처는 2025년 8월 5일 재차 반려 처분했다.

재판부는 두 번째 허가 심사에서 추가 제출자료만을 중심으로 임상적 유의성을 판단해서는 안 되며 기존 임상자료와 보완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기존 치료제보다 효과가 우월해야 한다는 취지의 기준을 적용한 데 대해서도 약사법상 근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법령상 근거 없이 일부 의약품에 기존 치료제 대비 우월성을 요구한 것은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심의 과정의 공정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1차 심의에는 줄기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벤처기업 대표이사가 심의위원으로 참여했다. 법원은 해당 기업과 조인트스템 사이에 잠재적 경쟁관계가 있다고 봤다.

2차 심의에는 해당 위원이 참여하지 않았지만 재판부는 배석한 식약처 공무원들이 1차 심의 결과가 타당하다는 전제에서 논의 범위를 제한하고 특정 방향으로 심의를 유도한 정황도 지적했다.

식약처는 1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 7월 30일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했다. 이에 따라 조인트스템 품목허가 거부처분의 적법성에 대한 최종 판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제넨셀, 허위·누락 자료 제출…임상시험계획 승인 청탁도 유죄

제넨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사건에서는 허위·누락 자료 제출과 임상시험계획 승인 청탁이 항소심에서 인정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는 지난 9월 30일 위계공무집행방해와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제넨셀 창업자 강모 교수에게 징역 4년과 벌금 4000만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1심의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에서 항소심 실형으로 변경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강 교수가 2021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부작용 관련 내용 등 주요 정보를 고의로 누락하거나 허위 내용이 포함된 자료를 제출해 특허를 받고 식약처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은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됐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도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혔다.

재판부는 강 교수가 브로커를 통해 당시 국회의원에게 식약처장이 취급하는 임상시험계획 승인에 관한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브로커 측에 6억원을 지급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자금이 전환사채 인수 형식으로 지급돼 정상적인 투자처럼 가장됐다고 판단했다.

다만 청탁 사실이 인정됐다는 것이 식약처 관계자가 청탁에 따라 위법하게 임상시험계획을 승인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번 사건은 강 교수의 형사책임을 판단한 사건으로, 식약처 관계자의 형사책임을 판단한 사건은 아니다.

확인된 사실은 허위 또는 주요 내용이 누락된 자료가 식약처 임상시험계획 승인 과정에 제출됐고, 이를 이용해 승인을 받은 혐의가 법원에서 유죄로 인정됐다는 점이다.

허가 기준부터 자료 검증까지…‘규제 신뢰’ 핵심 요소 법정 쟁점

조인트스템과 제넨셀 사건의 법적 쟁점은 다르지만 각각 식약처 허가·심사의 서로 다른 단계에서 문제가 법정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인트스템에서는 품목허가에 적용한 기준과 재량, 중앙약심 심의 절차가 다뤄졌다. 제넨셀에서는 개발자가 제출한 자료의 신뢰성과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둘러싼 청탁이 형사재판에서 확인됐다.

임상시험계획 승인은 후보물질의 임상 진입 여부를, 품목허가는 실제 시판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규제 절차다. 두 사건을 통해 허가 기준의 일관성, 제출자료 검증, 심의 절차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식약처 심사 신뢰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한 제약바이오 기업 인허가(RA)팀 관계자는 “식약처는 산업계가 가장 신뢰해야 하는 규제기관인 만큼 최근 논란이 더 아쉽게 느껴진다”며 “허가·심사 기준과 절차가 보다 명확하고 일관되게 운영돼 기업과 환자 모두가 결과를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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