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공공기관 3곳 하나로…백신 인프라 첨단바이오까지 확대
안전정보·희귀필수약 공급·기술지원 연계…한국의약품안전공단 통합 추진
제약기업 시험·분석 지원 확대 및 통합 창구 구축…조직·인력·예산은 협의 중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9-23 06:00   수정 2026.09.23 06:01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 등 소관 공공기관 3곳을 하나로 통합하는 기능개혁을 추진한다. 의약품 안전정보 관리와 희귀·필수의약품 공급, 백신 기술지원 등 기관별로 분산된 기능을 연계하고, 기존 백신 분야에 집중됐던 시험·분석 인프라를 첨단바이오의약품과 혁신신약 분야까지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통합기관은 한국의약품안전공단으로 제시됐다. 식약처는 통합 홈페이지를 구축해 국민과 제약기업이 여러 기관을 개별적으로 방문하거나 접촉하지 않고 하나의 창구에서 관련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다만 구체적인 조직과 인력, 예산, 업무 분장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식약처 기획조정관실 혁신행정담당관은 22일 식약처 출입 전문지 기자단에 “이번 통합이 의약품 개발부터 공급, 시판 후 관리까지 분산된 공공서비스 기능을 연계·확장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올해 초부터 소관 공공기관의 기능과 성과, 정책환경 변화 및 서비스 수요 등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통합 방안을 검토했다. 이후 의약품 분야 3개 기관을 통합하는 방식의 기능개혁안을 마련해 재정경제부에 제출했다.

이번 통합은 각 기관이 보유한 전문 기능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해 식의약 안전관리 전문성과 서비스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현재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은 의약품 안전정보 수집·분석과 부작용 인과관계 규명, 피해구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는 희귀의약품과 국가필수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지원하며,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는 백신 관련 시험·분석과 기술지원, 전문인력 교육 등을 수행하고 있다.

식약처는 세 기관의 사업 목적이 서로 다르지만 의약품 안전정보와 최신 규제 동향 등을 수집·분석·활용한다는 점에서 유사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기능을 연계하면 보다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이나 업무가 중복되는지, 통합을 통해 어느 정도의 비용 절감이나 업무 효율화가 가능한지에 대한 세부 내용은 제시되지 않았다.

백신 시험·분석 인프라, 첨단바이오의약품으로 확대
이번 통합에서 제약·바이오기업이 주목할 부분은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가 보유한 시험·분석 인프라의 활용 범위 확대다.

식약처는 기존 백신 분야를 중심으로 구축된 고도화된 시험·분석 장비와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첨단바이오의약품과 혁신신약 등 모든 의약품 분야로 확대 제공할 예정이다.

첨단바이오의약품 시장이 성장하면서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문적인 시험·분석과 품질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개별 기업이 고가의 장비와 관련 인프라를 모두 구축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는 것이 식약처의 설명이다.

이에 기존 공공 인프라를 활용해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고, 의약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품질 시험·분석 등 기술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에서는 이미 첨단바이오의약품 관련 전문인력 교육과 실습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신설된 교육동에는 세포은행 보관시설을 비롯해 BL3·BL2 실험실, 원액·완제의약품 생산 및 품질관리 교육시설 등이 갖춰져 있다.

백신 분야를 중심으로 구축된 시설을 활용해 바이오의약품 전반의 교육과 실습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도 기존 시설의 활용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많은 기업이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 교육동의 세포은행과 유틸리티 시설, 원액 제조·생산 시설 등을 둘러보고 실제 교육과 실습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관의 기능과 업무 영역에 따라 일종의 칸막이가 존재해 첨단바이오의약품 개발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는 장비라도 실제 활용 여부를 검토하거나 접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BL3와 같은 시설은 개별 기업이 구축하기에 비용 부담이 큰 만큼, 통합을 통해 기존 공공 인프라의 활용 장벽이 낮아진다면 첨단바이오기업과 전문인력의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식약처는 통합기관에서 수행할 구체적인 지원사업과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 중이다. 기업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시설과 장비의 범위, 지원 방식 등은 향후 계획을 통해 구체화될 예정이다.

부작용 신고부터 대체약 공급까지…원스톱 서비스 구축
의약품 안전정보 관리와 희귀·필수의약품 공급 기능의 연계도 통합에 따른 주요 변화로 제시됐다.

현재는 의약품 사용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대체 의약품이 필요한 경우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이 서로 나뉘어 있다.

예를 들어 필수의약품을 투약한 뒤 부작용이 발생하면 부작용 신고와 피해구제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서, 필요한 대체 의약품 도입은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서 각각 담당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필요한 정보를 기관별로 문의하고 후속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는 것이 식약처의 설명이다.

식약처는 통합을 통해 부작용 보고부터 대체 의약품 도입에 필요한 정보와 절차까지 연계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제약기업 역시 여러 기관을 개별적으로 접촉할 필요 없이 통합된 창구를 통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통합 홈페이지 구축도 추진한다. 국민과 제약사 등 정책 고객이 하나의 기관에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현재 운영 중인 부작용 신고 시스템과 의약품 공급 관련 신청 절차 등을 어느 범위까지 통합할지, 실제 서비스가 언제부터 제공될지는 세부 추진계획을 마련 중인 단계다.

기존 기관별 전문성이 유지될 수 있는지도 향후 통합 과정에서 살펴볼 부분이다.

식약처는 각 기관의 전문 기능을 연계하고 보유 인프라를 다른 의약품 분야로 확대 제공함으로써 기존 전문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합 청사진 제시 단계…조직·인력·예산은 미확정
식약처가 3개 기관 통합 방향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국의약품안전공단의 조직 구성과 인력 배치, 예산 조정 및 기관별 업무 분장 등은 향후 관계 부처와 소관 공공기관의 협의를 거쳐 마련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이번 기능개혁이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확정한 단계라기보다 기능 개편의 청사진을 제시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기관들과 소통하면서 통합 일정과 기능 조정 방안 등을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과의 관계도 향후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일 수도권 잔류 최소화와 기존 혁신도시 중심 집적 배치 등을 포함한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5대 원칙을 발표했다. 관계 부처와 공공기관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올해 4분기 중 이전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다만 현재까지 제시된 자료에는 한국의약품안전공단이 지방이전 대상에 포함되는지, 통합기관의 소재지를 어디로 정할지 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식약처는 관계 부처 및 소관 기관과 협의해 세부적인 정원·인력·예산 조정계획을 마련하고, 통합기관의 구체적인 지원사업도 추후 안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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