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등재의약품에 대한 1차 약가인하 시행 시기가 내년 4월로 연기된 가운데,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정부와의 지속적인 논의 끝에 약가인하 세부 정책에 산업계의 요구사항이 다수 반영되면서 제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제약업계는 전방위적인 약가인하가 기업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해 왔다. 연구개발(R&D)과 인프라 투자, 채용 축소는 물론 당초 진행하고자 했던 각종 신사업 기획을 변경할 수밖에 없어 제약·바이오 산업 성장의 동력이 약화하거나 상실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하지만 협회와 산업계, 정부 간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제약업계의 행정적 혼란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들이 마련됐다. 협회는 "산업계의 의견이 정책 세부사항에 다수 반영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가장 대표적인 성과는 기등재의약품에 대한 1차 약가인하 시행 시기가 내년인 2027년 4월로 미뤄진 점이다.
당초 올해 12월로 예정된 혁신형 및 준혁신형 제약기업 신규 지정 시점과 약가인하 시행 시기 간에 시차가 발생해 신규 지정 기업들이 우대 특례를 적용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으나, 이번 연기 조치로 행정적 사각지대를 피할 수 있게 됐다.
복합제에 대한 약가인하 기준도 합리적으로 개선됐다. 복합제 인하 시점을 단일제와 연동하지 않고, 해당 복합제의 제네릭 의약품 등재 시기를 기준으로 1차와 2차 약가인하 차수를 결정하기로 한 것 역시 협회를 중심으로 한 산업계의 강력한 요청을 수용한 결과다.
더불어 기업특례의 경우 기준요건 충족 여부와 상관없이 기업 지위에 따른 약가인하 특례가 부여되도록 제도가 유연해졌다. 기준요건 충족의 핵심인 생물학적동등성의 경우에도, 재평가 시행 전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토 및 승인이 모두 완료된 제품의 입증 자료를 제출하면 기준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받게 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측은 정책 세부사항의 긍정적 조정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약가인하 기조 자체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짚었다.
협회 측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기업들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산업 혁신 및 성장을 지속적으로 도모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해서 산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부와 긴밀히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