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희 회장 "약 배송 전면 확대 아직 결정 안 돼…법 개정 저지 총력"
대회원 담화문 발표…"개정 의료법 먼저 시행하고 안전성·실효성 검증해야"
"확대 전제 협의체 참여 안 해"…약사 주도 의약품 인도체계·플랫폼 규제 논의는 참여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8-25 17:57   
권영희 대한약사회 회장이 지난 1월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정부가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를 대상으로 의약품 배송 확대 논의에 나선 가운데, 권영희 대한약사회 회장이 “현재 법이 바뀐 것도, 약 배송 전면 확대가 결정된 것도 아니다”라며 법 개정 저지를 위한 입법·정책적 대응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개정 의료법을 우선 시행한 뒤 안전성과 실효성을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약 배송 전면 확대를 전제로 한 정부 협의체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권영희 대한약사회 회장은 25일 ‘약 배송 확대 추진에 대한 대한약사회의 원칙과 대응’이라는 제목의 대회원 담화문을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권 회장은 먼저 정부의 발표가 곧바로 의약품 배송 전면 허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현재 국회를 통과한 의료법은 비대면진료에 따른 의약품 재택수령을 도서·벽지 거주자, 장기요양수급자, 장애인, 감염병 환자, 희귀난치성 질환자 등에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으며 오는 12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에게 의약품 배송을 허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법률 개정이 필요하고, 법안 발의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심사, 본회의 의결 등의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대한약사회는 아직 시행되지도 않은 제도의 의약품 재택수령 범위를 정부가 다시 확대하려는 것 자체를 문제로 지적했다.

권 회장은 비대면진료 제도화의 출발점은 ‘확대’가 아닌 ‘안전한 관리’였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국회, 의료계와 약계, 시민사회가 논의를 거쳐 제도화에 합의했고, 의약품 재택수령 대상을 제한한 것 역시 오남용 방지와 환자 안전을 위한 안전장치였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는 법을 시행해 보기도 전에 제도의 안전성과 실효성을 평가하고 검증해야 할 책임은 뒤로한 채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로 약 배송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며 “이는 정부가 함께 약속한 사회적 합의를 정부 스스로 뒤집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플랫폼 산업의 이해를 앞세워 기존 합의를 훼손하려는 중소벤처기업부와 국무조정실의 움직임에도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국민 안전을 플랫폼 산업 육성과 맞바꿀 수 없으며, 보건의료정책이 특정 기업의 수익을 위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대한약사회는 우선 오는 12월 시행되는 개정 의료법에 따른 비대면진료 제도의 안정적 정착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보건복지부, 의료계 등과 하위법령 및 세부 시행방안을 협의하는 한편, 현행법상 재택수령이 허용되는 환자를 대상으로 약사가 의약품 전달부터 투약과 복약지도까지 관리하는 ‘약사 주도의 안전한 의약품 인도체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회장은 “비대면진료를 통한 처방약은 단순히 전달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비대면진료와 조제에서도 환자에게 올바르게 투약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약사의 전문적 관리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택수령 범위 확대 여부 역시 현행 제도를 먼저 시행한 뒤 논의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의약품 오남용과 부적정 처방·조제, 의약품 전달 및 복약지도 전 과정의 안전성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평가한 뒤 이를 토대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면진료 우선 원칙도 재확인했다. 모든 비대면진료에 의약품 배송까지 허용할 경우 진료부터 투약까지 전 과정의 비대면화가 가속화돼 대면진료 원칙과 지역 보건의료체계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이 보건의료정책의 방향을 좌우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권 회장은 플랫폼이 환자를 특정 의료기관이나 약국으로 유도하거나 특정 의약품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처방·조제·의약품 전달 및 유통까지 영향력을 확대할 경우 보건의료체계의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협의체 참여 여부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대한약사회는 개정 의료법 하위법령 마련을 비롯해 안전한 처방·조제, 약사 주도의 의약품 인도체계, 플랫폼 규제 등 이미 합의된 제도를 안전하게 시행하기 위한 논의에는 적극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약 배송 전면 확대를 전제로 하는 협의체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권 회장은 “제도를 제대로 시행하기 위한 논의에는 책임 있게 참여하되, 결론을 정해 놓은 약 배송 확대 논의의 들러리가 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향후 정부가 의약품 배송 대상을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로 확대하기 위한 법 개정에 나설 경우 입법·정책적 대응에도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권 회장은 “전면적인 약 배송 확대를 위해서는 법률 개정과 국회의 심의가 필요하다”며 “대한약사회는 정부와 국회의 움직임에 즉각 대응하고 약 배송 확대를 막기 위한 입법적·정책적 대응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잘못된 정책에는 분명히 맞서며 회원들에게 진행 상황을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겠다”며 “국민의 안전과 약사의 전문성, 지역약국의 역할을 지키는 일에 대한약사회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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