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홈즈’ 핵심은 수사 노하우 자산화…“개인 경험을 조직 지식으로”
실제 사건·포렌식·범죄수익 환수 노하우 중앙-지방청 공유…유사 사건 수사에 활용
AI·온라인 광고 확산에 디지털 증거 중요성 커져…특사경-포렌식 인력 함께 연구
적발 건수보다 ‘수사 오류 제로화·절차적 정당성’…분기별 실제 사례 중심 운영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8-12 06:00   수정 2026.08.12 06:01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의약 분야 특별사법경찰의 수사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발족한 ‘셜록홈즈’의 핵심을 개별 수사관이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을 조직 전체가 활용할 수 있는 ‘수사자산’으로 만드는 데 두고 있다.

단순한 교육이나 세미나를 넘어 실제 사건에서 어떤 방법으로 수사했는지, 어떤 증거를 확보했는지, 디지털포렌식과 범죄수익 환수 과정에서 어떤 방법이 효과적이었는지를 중앙과 지방청이 공유하고 향후 유사 사건에 활용하는 구조다.

특히 온라인 광고와 인공지능(AI) 활용 등 식·의약 범죄를 둘러싼 디지털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에서 확보한 디지털 증거를 분석하는 역량도 향후 특사경 수사의 주요 전문성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11일 식약처 출입 전문지 기자단의 취재에 식약처 관계자는 “실제 수사를 하면서 얻은 우수 사례나 수사기법을 정리해 매뉴얼 등에 넣고 향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다른 수사관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장 사례를 자산화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앞서 식약처는 위해사범중앙조사단과 지방청 소속 특별사법경찰 등의 수사 전문성 강화를 위한 자발적 연구모임 ‘셜록홈즈’를 발족했다. 식약처는 의료용 마약류 수사 범위 확대와 AI 활용 신종 범죄의 지능화, 형사사법체계 변화 등에 대응해 최신 수사 트렌드와 디지털 범죄 수법을 연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추가 취재에서 확인된 셜록홈즈의 운영 방향은 단순한 최신 수사기법 학습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 수사를 통해 축적된 경험이 개별 수사관에게 머무르지 않도록 중앙과 지방청이 공유하고 이를 다시 현장 수사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한 목적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단순한 세미나 조직과는 다르다”며 “실제 수사 과정에서 얻은 사례를 공유하고 수사기법과 경험을 서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앙조사단에서 수사를 하면서 경험한 사례와 디지털포렌식 사례 등을 지방청과 공유하고 이를 실제 현장 수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식약처 특별사법경찰관은 2026년 기준 본부 28명과 지방청 15명 등 총 43명이다. 여기에 식약처에 파견된 검사와 디지털포렌식 전문인력 등이 셜록홈즈에 함께 참여한다.

중앙조사단이 전국의 모든 사건을 직접 처리하는 구조는 아니다. 중앙조직과 각 지방청이 담당 지역과 사건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는 만큼 특정 조직에서 먼저 경험한 새로운 수사방법을 다른 조직과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식약처의 설명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사건도 있고 지방에서 발생하는 사건도 있기 때문에 지방조직과 중앙조직이 각각 수사를 수행한다”며 “중앙에서는 전체적으로 컨트롤하면서 지방청과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중앙에서 먼저 경험한 수사 사례나 포렌식 사례를 지방청에 알려주면 지방청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수사를 보다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건 하나의 경험, 다음 사건의 ‘수사 매뉴얼’로
셜록홈즈가 강조하는 ‘현장 사례 자산화’도 이 같은 구조와 연결된다.

한 수사관이 특정 사건을 담당하면서 축적한 수사방법을 개인의 경험으로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조직 차원의 지식으로 전환해 향후 유사한 사건을 맡은 다른 수사관이 활용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특정 유형의 사건에서 어떤 방식으로 수사했는지, 어떤 증거를 확보했는지, 어떤 수사방법이 효과적이었는지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방식”이라며 “기존 수사관의 경험을 후속 수사관에게 전달하고 식·의약 분야 수사관으로서 조직 전체의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범죄수익 환수 사례도 같은 방식으로 공유된다.

식약처는 단순히 위법행위를 적발해 형사처벌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범죄로 얻은 수익을 환수할 수 있는 사건에서는 이에 필요한 수사역량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실제 범죄수익을 어떻게 확인했는지, 이를 입증하기 위해 어떤 자료를 확보했는지 등 실제 사건에서 활용한 방법을 공유함으로써 지방청을 포함한 다른 수사관이 유사 사건에 활용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실제로 범죄수익을 환수한 사례와 그 과정에서 활용한 수사방법을 지방청에 공유할 필요가 있다”며 “어떤 방식으로 범죄수익을 확인했는지, 어떤 자료를 확보했는지 등의 수사 노하우를 공유해 향후 유사 사건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앞선 서면답변에서도 단순한 형사처벌만으로 악의적인 범죄를 완전히 근절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범죄수익을 적극적으로 환수하는 방향으로 수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제1회 식의약 수사 세미나에서도 의료기기법 위반 관련 범죄수익 환수 사례가 공유됐다.

AI·온라인 광고 늘자 포렌식도 ‘수사의 한 축’
디지털포렌식 전문인력이 셜록홈즈에 함께 참여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특사경과 디지털포렌식 인력의 역할은 다르다. 특별사법경찰관으로 지정된 인력은 법률이 정한 범위에서 수사권을 가지고 직접 수사를 진행하지만, 포렌식 인력은 컴퓨터나 휴대전화 등에 저장된 디지털 자료를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실제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컴퓨터나 휴대전화 등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사관과 포렌식 인력 간 협업이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실제 수사를 진행하다 보면 컴퓨터나 휴대전화 등을 압수하고 그 안의 자료를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포렌식 인력이 수사팀과 함께 움직인다”며 “수사 과정에서 디지털 자료를 확인해야 하는 사건이 많아지고 있어 이들을 수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향후 식·의약 분야에서도 디지털 증거 확보와 분석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온라인을 통한 식품·의약품 광고가 확대되고 AI 기술까지 광고 등에 활용되면서 위반행위가 발생한 경우 온라인에 공개된 결과만 확인해서는 전체 행위를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 광고가 늘어나고 AI를 활용한 광고 등 디지털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포렌식의 중요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어 “식·의약품 관련 위반행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온라인에 게시된 결과물뿐 아니라 컴퓨터나 휴대전화 등에 남아 있는 자료를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수사관들이 디지털 증거를 어떻게 확보하고 분석할 것인지에 대한 전문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식품 분야 수사의 범위도 제품 자체의 안전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건강기능식품을 비롯해 일반식품과 수입식품 등이 대상이 될 수 있고, 식품이면서 의약품과 같은 효능·효과가 있는 것처럼 표방하거나 의약품이 아닌 제품을 의약품처럼 표현해 소비자의 오인을 유발하는 광고행위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식약처는 앞선 서면답변을 통해서도 AI 활용 허위·과대광고와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범죄를 향후 엄정 조치할 분야로 제시했다.

“많이 수사하는 것만큼 제대로 수사하는 것도 중요”
셜록홈즈의 또 다른 목표는 ‘수사 오류 제로화’와 ‘절차적 정당성 확보’다.

식약처가 적발이나 송치 건수 같은 정량적 지표 대신 이 두 가지를 셜록홈즈의 실질적인 성과 기준으로 제시한 배경에는 특별사법경찰의 특성이 자리한다.

식약처 특사경은 일반 경찰과 달리 모든 형사사건을 대상으로 수사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법률이 정한 소관 분야에 한해 수사를 수행한다.

일반 경찰과 같은 전문 수사기관과 조직의 성격에도 차이가 있는 만큼 식·의약 전문성을 기반으로 수사를 진행하되, 수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절차적인 오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특사경도 수사권을 가지고 있지만 전문 수사기관인 경찰과는 조직의 성격이 다르다”며 “따라서 수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절차적인 오류를 최대한 줄이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사를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를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 역시 수사의 질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식약처가 서면답변에서 셜록홈즈를 통해 연구한 최신 수사기법과 법리가 현장에서 얼마나 적법하고 효율적으로 적용되는지를 중요하게 평가하겠다고 밝힌 것과도 맞닿아 있다. 당시 식약처는 이를 통해 ‘수사 오류 제로화’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실질적인 성과지표라고 설명했다.

셜록홈즈 운영도 실제 사건 공유에 무게를 둘 예정이다.

추가 취재에서 식약처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분기마다 한 차례 정도 실제 수사 사례를 중심으로 연구모임을 운영하고 별도의 세미나는 연 1회 정도 진행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28일 열린 첫 행사는 연구모임 발족을 겸해 평소보다 규모 있게 진행됐으며, 향후에는 실제 사건에서 확보한 수사 경험과 디지털포렌식 사례, 범죄수익 환수 관련 노하우 등을 정기적으로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결국 셜록홈즈가 겨냥하는 것은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것보다 이미 현장에 축적되고 있는 경험을 하나의 수사체계로 연결하는 데 가깝다.

AI와 디지털 기술이 식·의약품 관련 범죄나 부당행위와 결합하면서 기존 경험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사건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새로운 수사기법을 연구하고 포렌식 등 전문인력의 경험까지 조직 차원에서 축적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중앙조사단과 지방청이 각자의 사례를 공유하고 우수 사례를 매뉴얼화해 다음 수사에 활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수사관 개인이 가진 경험을 조직 전체가 공유할 수 있는 지식으로 만들고 변화하는 식·의약 분야 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 수사조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셜록홈즈 연구모임의 핵심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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