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도 값싼 제네릭 제형을 찾는 환자들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유럽 최대의 제약시장인 독일에서 인수할만한 기업을 찾는 제네릭 메이커들이 속속 눈에 띄고 있다.
독일을 유럽 제네릭시장 진출의 거점으로 삼기 위해 총 6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나라의 제네릭 메이커들 가운데 후보자를 물색하고 나선 것.
실제로 오늘날 세계 최대의 제네릭 메이커로 꼽히는 이스라엘의 테바 파마슈티컬 인더스트리社(Teva)와 인도 제네릭업계의 지존 랜박시 래보라토리스社(Ranbaxy)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 최근의 분위기이다.
테바社의 유럽지사를 총괄하고 있는 메런 만 회장은 "유럽시장에서 마케팅을 담당할 영업인력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초였던 지난 1월 프랑스 아벤티스社의 제네릭 부문을 인수했던 랜박시社의 브라이언 템페스트 회장도 "독일에서 인수가능성이 있는 곳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랜박시社와 테바社는 총 62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세계 제네릭시장의 패권을 놓고 스위스 노바티스社·독일 머크 KGaA社 등과 힘겨루기를 펼치고 있는 입장.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본사를 둔 DWS 인베스트먼트社의 홀거 가이슬러 애널리스트는 "기본적으로 비 유럽系 기업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지닌 랜박시와 테바가 현지시장에서 확고한 브랜드 인지도와 약국공급선을 확보하고 있는 제약기업을 인수한다는 것은 이익창출을 위한 최선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유럽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다는 맥락에서 볼 때 위험부담이 한결 낮은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가이슬러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테바의 메런 만 회장은 "바이엘이 프랑스에서 경영했던 제네릭 부분을 지난 2002년 매입한 뒤부터 우리는 유럽시장 진출확대를 강구해 왔다"며 "독일 이외의 국가에서 추가적인 인수대상을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랜박시의 템페스트 회장은 "독일에서 인수대상을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랜박시측의 움직임은 뭄바이에 본사를 둔 웍하트社(Wockhardt)가 독일의 에스파르마社(Esparma GmbH)를 1,100만 달러에 인수한 이후로 더욱 행보가 빨라졌다는 후문이다.
따지고 보면 테바와 랜박시는 모두 M&A를 통해 매출을 크게 끌어올린 장본인들이라는 지적이다.
테바의 경우 올해 1/4분기 매출이 39%나 뛰어오른 10억5,000만 달러에 달했고, 올해 전체적으로도 35%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처럼 낙관적인 예측이 가능한 이유의 하나로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주사제 전문 메이커 사이코社(Sicor)를 34억 달러에 인수했던 것을 상기시키고 있다.
랜박시도 1/4분기 매출이 18% 증가한 2억9,000만 달러를 기록한 가운데 유럽시장 매출이 5,000만 달러에 달해 2배 이상 급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벤티스의 제네릭 부문을 인수했던 것이 밑거름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이와 관련, 독일의 제네릭시장은 지난해 매출이 13% 증가했던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전체 제약시장의 매출성장률 9%를 상회하는 수치.
독일 베스트LB AG 증권社의 안드레아스 타이젠 애널리스트는 "의료비 지출을 억제하기 위한 국가적 필요성에 따라 독일 제네릭시장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전체 제약시장의 그것을 앞서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제네릭시장도 오는 2008년까지 연평균 11%의 성장률을 지속해 전체 제약시장의 7%를 적잖이 상회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02년 슬로베니아의 레크 파마슈티컬&케미컬社(Lek)를 인수한 바 있는 노바티스社의 클라우디아 아더 플라츠 대변인은 "특정한 제품들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독일 제네릭시장에서 매출을 좀 더 확대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4위의 유력 제약기업인 머크 KGaA社도 "장차 세계 제네릭시장에서 '빅 3' 메이커로 부상한다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M&A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