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고혈압 진료지침 개정… 세계 최초 '커프리스 혈압계' 권고
대웅제약 '카트비피' 등 디지털 헬스케어 임상 진입 본격화
적극적 혈압 강하·이완기 단독 고혈압 신설 등 5대 핵심 변화… 필수의약품 수급난은 과제로
김홍식 기자 kimhs423@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7-20 06:00   수정 2026.07.20 06:01
(왼쪽부터) 김광일 고혈압학회 이사장(서울의대), 임상현 진료지침위원장(가톨릭의대), 이은미 진료지침위원회 간사(동국의대), 최성훈 고혈압학회 홍보이사(한림의대).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대한고혈압학회가 '2026년 고혈압 진료지침(제6판)'을 공식 발표하며, 전 세계 최초로 반지형 연속혈압측정기 등 '커프리스(Cuffless·무커프) 혈압계'의 임상 현장 활용을 가이드라인에 등재했다. 

미국과 유럽 등 의료 선진국 학회들이 아직 커프리스 기기 도입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가운데, 한국이 선제적으로 가이드라인의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에 따라 대웅제약이 국내 유통을 맡은 스카이랩스의 반지형 혈압계 '카트비피(CART BP)'가 기존 24시간 활동혈압계(ABPM)를 보완 및 대체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임상 적용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대한고혈압학회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이은미 진료지침위원회 간사의 발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26년 진료지침 개정안이 공개됐다.

이번 '2026 고혈압 진료지침(제6판)'은 진단부터 치료에 이르는 전 주기에 걸쳐 5대 핵심 변화를 담아내며 임상 현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했다.

첫째, 진단 영역에서는 전통적인 커프형 혈압계와 더불어 '커프리스 혈압계'의 진료실 밖 임상 도입을 공식 권고(등급 IIb)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의 제도권 진입을 본격화했다. 

둘째, 질환 분류에 있어서는 최근 청년층에서 발병 빈도가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는 '이완기 단독 고혈압'을 신규 분류로 신설해 조기 관리의 사각지대를 해소했다.

치료적 접근 역시 한층 과감해지고 정교해졌다. 

셋째, 심뇌혈관질환 등 고위험군 환자의 목표 혈압을 130/80 mmHg 미만으로 하향 조정하는 '적극적 혈압 강하' 기조를 채택했으며,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 2(SGLT2) 억제제와 비스테로이드성 무기질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MRA) 등 신규 항고혈압제의 사용 근거를 명시했다. 아울러 환자의 복약 순응도와 직결되는 단일제형복합제(SPC)의 분류 체계를 초저용량부터 고용량까지 4단계로 세분화해 의료진의 맞춤형 처방을 지원한다.

넷째, 기존의 저항성 고혈압 개념을 포괄하고 확장한 '난치성 고혈압'의 정의를 새롭게 정립하고, 이에 맞춘 구체적인 치료 알고리즘을 제시해 임상적 대응력을 높였다. 

마지막으로 고령 산모 증가 추세에 발맞춰 임신성 고혈압의 목표 혈압을 140/90 mmHg 미만으로 설정하고,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진단과 약물 치료를 강조했다.

커프리스 혈압계는 전통적인 커프 없이 맥파전도시간(PTT)과 광혈류측정센서(PPG)를 이용한 맥파속도(PWV) 및 맥파형태분석(PWA), 또는 손가락의 혈류량 변화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적용해 혈압을 추정한다. 이러한 혁신 기술은 간헐적 또는 연속적 측정을 가능하게 하며, 현재 스마트워치나 반지형 혈압계 등 다양한 형태로 상용화되어 임상 현장에 도입되고 있다.

특히 대웅제약이 판권을 확보한 카트비피와 같은 반지형 혈압계는 주간 활동혈압 측정값과 유사한 정확도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청진법으로 측정한 진료실 혈압과 양호한 상관성을 보이고 활동혈압값과도 유사한 정확도를 나타냈다. 

지침에서는 커프리스 혈압계가 진료실 밖 혈압 측정 시 활용을 고려할 수 있다(등급 IIb, 근거수준 B)고 명시했다. 커프 가압에 따른 불편감이 없고 수면 중 연속 측정이 가능해 사용자 편의성이 높다는 점은, 야간 혈압 강하나 백의 고혈압을 가려내 혈압 변동성에 대한 정밀한 정보를 제공할 핵심 잠재력으로 꼽힌다.

학회는 커프리스 기기의 폭넓은 활용을 권고하면서도, 기기별 신뢰성에 대한 엄격한 잣대를 요구했다. 기기 종류와 연구마다 측정 정확도에 차이가 있어 기기별 임상적 검증이 추가로 필요하며, 자가 측정의 용이성이 치료율 향상에 기여한다는 과학적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자동혈압계 산출 알고리즘은 제조사 고유 기술이므로 독립적인 검증이 필수적이다. 국제적으로 2018년 제시된 혈압계 검증 프로토콜은 표준기기와 평균 오차 ±5mmHg, 표준편차 ≤ 8mmHg를 만족해야 '검증된 기기'로 인정한다. 

국제적으로 STRIDE BP, Medaval 등에서 검증 기기 목록을 제공 중이나 기관별 프로토콜 차이로 혼선이 존재한다. 

더욱이 커프리스 혈압계는 현재까지 국제적으로 통일된 검증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에 학회는 정적 상태뿐만 아니라 동적 상태에서의 정확도 평가를 포함하는 이상적인 검증 절차와 보정 방법, 데이터 분석 절차 등에 대한 표준 지침 마련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고령 산모 증가에 발맞춰 만성고혈압 또는 임신성 고혈압 임신부는 수축기혈압 140 mmHg 또는 이완기혈압 90 mmHg 이상에서 약물치료를 시작할 것을 권고(등급 I, 근거수준 B)했다. 

그러나 학회가 임신 중 고혈압의 1차 권고 약제로 명시한 라베타롤과 메틸도파는 현재 국내 상업적 유통이 중단된 상태다.

약가가 지나치게 낮아 제약사들이 생산 및 유통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현재 일선 병원에서는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KOEDC)를 통해 제한적으로 해외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세계 최초로 첨단 커프리스 기기를 진료지침에 등재하며 글로벌 스탠다드를 선도하는 이면에는, 정작 고위험 산모를 위한 필수 기초 약제조차 원활히 공급받지 못하는 척박한 보건 의료의 현실이 공존하고 있다. 보건 당국은 첨단 의료기기 산업의 육성과 더불어, '필수의료' 관점에서의 기초 약제 약가 현실화 및 안정적 공급망 구축이라는 시급한 정책적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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