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틱톡샵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내려면 한 번의 바이럴보다 콘텐츠가 실제 구매로 이어진 이유를 찾아 반복할 수 있는 운영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조회수와 팔로워 수보다 구매 전환 구조를 분석하고, 채널별 메시지와 크리에이터 관계를 일관되게 관리하는 역량이 성과를 좌우한다는 진단이다.
마케팅 전략 기업 피키(Picky)와 AI 소셜 리스닝 기업 싱클리(Syncly)는 23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SKY31 컨벤션 오디토리움에서 ‘K-뷰티 브랜드 미국 틱톡샵 매출 성장 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선 콘텐츠 데이터 분석과 브랜드 메시지 관리, AI 활용, 크리에이터 운영 등 미국 틱톡샵 실무 전략이 다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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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수요 포착, 틱톡샵은 수요 창출
Cruva 세바스찬 넬슨(Sebastian Nelson) 대표는 아마존과 틱톡샵의 판매 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아마존이 소비자가 이미 검색하고 있는 수요를 포착하는 시장이라면, 틱톡샵은 크리에이터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수요를 만들어내는 채널이라는 것이다.
넬슨 대표는 직접 경험한 실패와 성공 사례를 제시했다. 아마존에서 홈리빙 제품 판매를 시작했던 2021년, 처음엔 판매가 증가했지만 광고비와 수수료가 오르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존 방식의 효율이 떨어졌다. 그는 이후 쇼피파이와 메타 광고도 시도했으나 고객 획득 비용이 높아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2023년 틱톡샵에 진입한 뒤에도 아마존과 같은 방식으로 광고와 상품 페이지 최적화에 집중했던 초반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는 “아마존에선 이미 존재하는 수요를 포착하지만 틱톡에선 크리에이터가 없던 수요를 만들어낸다”며 “같은 판매라도 여정은 정반대”라고 말했다.
전환점은 팔로워 수가 많은 크리에이터가 아니라 유사 제품을 이미 소개하고 있던 마이크로 크리에이터를 찾으면서 만들어졌다. 한 크리에이터가 제작한 영상 하나가 24시간 만에 조회수 500만회를 기록했고, 이후 협업 요청이 늘면서 론칭 3~4개월 만에 약 25만 달러의 매출로 이어졌다.
넬슨 대표는 이 경험을 계기로 팔로워 수를 좇거나 세부적인 스크립트를 강제하고, 하나의 대표 영상에 집착하는 방식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대신 유사 제품 판매 경험을 확인하고,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방식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도록 했으며, 다수의 영상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그는 “크리에이터에게 5페이지짜리 브리프를 주기보다 이미 효과가 확인된 셀링 포인트와 훅을 짧고 명확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회수와 매출은 달라… ‘팔리는 조합’ 찾아야
이승곤 싱클리 한국사업총괄은 조회수가 높은 영상과 매출을 만드는 영상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싱클리가 미국 틱톡샵 스킨케어 콘텐츠를 분석한 결과, 조회수 100만회 이상을 기록했지만 매출은 1만 달러에 미치지 못한 영상이 31%를 차지했다. 비슷한 조회수에서도 매출 차이는 크게 벌어졌다.
영상에서 사용한 언어도 성과 지표에 따라 다르게 작용했다. 모공과 여드름 관련 키워드는 조회수를 끌어오는 데 효과를 보인 반면, 콜라겐과 주름 등 노화 관련 표현은 구매 전환과 더 강하게 연결됐다. 이 총괄은 “‘터지는 말’과 ‘팔리는 말’은 다르다”며 “조회수를 끄는 어휘와 매출을 끄는 어휘가 정반대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 성과는 한 가지 요소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오프닝 훅과 화자 역할, 타깃 프로필, 사용 상황, 영상 포맷과 장면 전환뿐 아니라 제품의 USP(핵심 차별점), CTA(구매·클릭을 유도하는 문구), 제형과 텍스처 등 20개 이상의 변인을 함께 분석해야 실제 성과를 만든 조합을 가려낼 수 있다.
이 총괄은 중요한 요인은 제품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부분도 짚었다. 안티에이징 제품은 크리에이터의 연령이나 이미지 같은 페르소나가 성과를 좌우할 수 있는 반면, 건강기능식품처럼 효능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어려운 품목은 스토리텔링과 콘텐츠 포맷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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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언어, 고객 언어로 검증
ALine House 김민지 대표는 틱톡샵의 성과를 장기 성장으로 연결하려면 채널별 메시지를 정렬하고 고객 언어로 검증한 뒤, 콘텐츠와 관계를 브랜드 자산으로 축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조건인 얼라인먼트(Alignment)는 제품이 전달하는 핵심 가치를 채널 전반에서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틱톡에서 제품을 발견한 뒤 아마존에서 검색하고, 인스타그램이나 광고를 거쳐 구매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채널별 설명이 달라지면 같은 제품으로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김 대표는 “채널별 톤앤매너는 달라도 되지만 핵심 가치와 필수 USP는 같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틱톡에선 직관적으로, 아마존에선 검색 중심으로, 인스타그램에선 브랜드 중심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전달하는 제품 가치는 동일해야 한다는 의미다.
두 번째인 밸리데이션(Validation)은 브랜드가 설정한 언어와 고객이 실제로 체감한 가치를 비교하는 과정이다. 한 브랜드의 경우 클렌저 제품의 특징으로 ‘순한 사용감, 마일드, 데일리, low pH, 모공 세정’ 등을 내세웠지만 실제 고객은 ‘씻은 뒤 당기지 않는다’는 의미의 ‘논 스트리핑(non-stripping)’을 주요 가치로 받아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크림 역시 브랜드 측에선 잔주름과 붓기, 탄력을 강조했지만, 고객 후기에선 다크서클과 비립종 언급이 많았다.
김 대표는 “브랜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키워드가 실제 고객에게는 와닿지 않을 수 있다”며 아마존 리뷰, 틱톡 댓글, UGC(사용자 제작 콘텐츠), 고객상담, 크리에이터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롭게 발견된 표현은 콘텐츠 가이드와 광고 소재, 아마존 SEO(검색엔진 최적화), 상세페이지 등에 빠르게 반영해야 한다.
마지막 조건인 오너십(Ownership)은 콘텐츠와 고객 관계를 브랜드가 직접 축적하는 단계다. 제휴 크리에이터 콘텐츠가 단기 매출을 만들더라도 그 자체가 브랜드의 소유 자산은 아니다. UGC를 공식 채널과 광고, 공식몰, 뉴스레터 등에 활용하고 고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
김 대표는 “틱톡샵이 브랜드를 발견하게 만드는 채널이라면 공식몰과 공식 채널은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공간”이라며 공식 채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복 업무는 AI로, 관계 구축은 사람이
Clankers 소훈 산카(Sohun Sanka) 대표는 틱톡샵 운영 규모가 커질수록 콘텐츠와 데이터가 급증해 사람이 모든 정보를 검토하기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마케팅과 크리에이티브, 기술, 제휴 크리에이터 관리 업무가 여러 담당자에게 나뉘면서 정보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는 점도 성과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데이터 수집과 분석, 교육 자료 제작처럼 반복되는 업무를 AI에 맡기고, 사람이 크리에이터와의 관계 형성에 집중하는 운영 방식을 제안했다. 상위 영상의 성과 지표와 훅, 조명, 촬영 각도, 장면 전환 등을 분석해 크리에이터용 브리프와 주간 교육 자료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브리프 역시 제품 효능을 나열하는 자료에 머물러선 안 된다고 봤다. 첫 2초의 훅과 촬영 장소, 조명 각도, B롤 삽입 시점 등 실제 제작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지침을 제공해야 크리에이터의 제작 역량과 영상당 GMV를 함께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산카 대표는 “AI가 데이터 종합과 반복 업무를 맡으면 사람은 크리에이터와 실제 관계를 만드는 데 시간을 쓸 수 있다”며 “틱톡샵의 미래는 이런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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