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SA)이 단순한 코골이 질환을 넘어 비만·당뇨병·심혈관질환과 연결된 전신질환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최근 대한수면호흡학회(KSSB)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성인 환자의 비만 관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국내 OSA 치료 패러다임에도 변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 양압기(PAP) 중심 치료에서 나아가 체중 관리와 비만 치료를 포함한 통합적 접근 필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변화 조짐은 감지된다. 최근 GLP-1 기반 비만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체중 감소와 함께 무호흡-저호흡 지수(AHI)가 유의하게 개선되는 임상 데이터들이 축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터제파타이드(제품명 마운자로)는 중등도~중증 OSA 환자를 대상으로 한 SURMOUNT-OSA 연구를 통해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건국대학교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조재훈 교수는 최근 약업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OSA는 단순 수면장애가 아니라 환자의 전신 건강과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만성질환”이라며 “앞으로는 기존 양압기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체중 관리까지 포함한 치료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특히 “비만 치료제가 일부 환자에서는 양압기 의존도를 낮출 가능성도 있다”며 “OSA 치료 환경 자체가 변화하는 흐름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OSA, 심혈관질환·당뇨병과 연결된 만성질환
조재훈 교수는 먼저 OSA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수면 중 코를 많이 고는 사람 가운데 숨이 턱턱 막히는 경우가 있는데, 이처럼 수면 중 상기도가 막히면서 10초 이상 호흡이 멈추는 현상이 반복되는 것을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SA)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단순히 시끄러운 코골이 정도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반복적인 수면 무호흡이 다양한 대사질환 및 심혈관계 질환과 연관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요성이 커졌다”며 “단순한 수면장애를 넘어 환자의 일상 및 전신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OSA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시간당 무호흡-저호흡 지수(AHI)를 기준으로 시간당 5회 이상 발생하면 OSA로 진단하며, 5~15회는 경증, 15~30회는 중등도, 30회 이상은 중증으로 분류된다.
조 교수는 “특히 중증 OSA 단계에서는 다양한 합병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OSA는 단순 수면 질환을 넘어 다양한 만성질환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조 교수는 “심혈관질환, 당뇨병, 뇌졸중 환자에서 OSA 유병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심혈관질환이나 뇌혈관질환 환자를 검사해보면 OSA가 동반된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일부 진료과에서 심혈관질환이나 뇌혈관질환 환자를 볼 때 루틴하게 OSA 여부를 확인하기도 한다”며 “OSA는 사망 위험 증가와도 연관성이 보고되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간 졸림이나 피로감뿐 아니라 기억력 저하, 집중력 저하, 성격 변화, 우울감 등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들도 OSA와 연관돼 있다는 설명이다.
“가장 큰 원인은 비만”…체중 증가할수록 기도 좁아져
조 교수는 OSA 발생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비만을 지목했다.
그는 “체중이 증가하면 흔히 배가 나오고 목이 굵어지는 정도만 생각하기 쉽지만, 호흡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공기통 자체의 내경이 좁아지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목 주위와 혀 뒤쪽, 연구개 부위 등에 지방이 축적되면서 상기도가 좁아진다”며 “복부비만은 폐 용적률을 감소시켜 폐 기능과 기도 안정성을 떨어뜨리고, 비만으로 인한 염증 반응도 호흡 조절 기능 저하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실제 비만과 OSA의 연관성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체중이 10% 증가할 경우 AHI는 약 32% 증가하고, 반대로 체중이 10% 감소하면 AHI는 약 26%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교수는 “비만율 증가와 함께 OSA 유병률 역시 함께 증가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OSA 치료 전략에서 체중 관리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나이 역시 중요한 위험인자다. 그는 “상기도는 대부분 근육으로 이뤄져 있는데, 나이가 들수록 근육 힘이 약해지면서 기도가 쉽게 막힐 수 있다”고 말했다.
남성에서 더 흔하게 발생하며, 편도가 크거나 비염·축농증·비중격만곡증 등으로 코막힘이 심한 경우에도 OSA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심한 코골이와 반복적 무호흡이 신호”…국내 미진단 환자 여전히 많아
OSA는 코골이와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조 교수는 “코골이 자체가 곧 OSA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골이는 상기도가 좁아진 상태에서 공기가 지나가며 목젖 주변 조직이 떨리면서 발생하는 소리”라며 “OSA 환자들은 초기에는 코골이를 보이다가 기도가 완전히 막히는 순간 수면무호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OSA 환자의 80~90%는 심한 코골이를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수면무호흡 없이 코골이만 있는 ‘단순 코골이’ 환자도 존재한다. 이런 경우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조 교수는 국내 OSA 미진단 환자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8년 양압기와 수면다원검사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면서 진단과 치료 접근성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상당수 환자가 진단받지 못하고 있다”며 “국가별 차이는 있지만 중등도~중증 OSA 환자의 최대 80%가 미진단 상태라는 분석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만 환자 가운데 충분히 잠을 자도 피곤함이 지속되거나, 혈압·당뇨병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 OSA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조 교수는 “함께 자는 사람이 ‘코를 심하게 골다가 갑자기 숨을 멈춘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며 “혼자 사는 경우 녹음기나 스마트폰 앱 등을 활용해 수면 중 상태를 확인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압기 효과는 뛰어나지만”…순응도 한계 여전
현재 OSA 표준치료는 양압기(PAP) 치료다. 양압기는 수면 중 기도에 지속적으로 공기를 불어넣어 기도 폐쇄를 막는 방식이다.
조 교수는 “양압기는 현재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 중 하나”라며 “제대로 사용하면 수면무호흡을 거의 무증상 수준까지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실적인 한계 역시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압기는 숨을 들이마실 때는 편하지만, 숨을 내쉴 때도 공기가 들어오기 때문에 불편감을 느끼는 환자들이 많다”며 “기기를 매일 관리해야 하고, 가습 기능 때문에 세척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기를 착용한 채 잠을 자야 하기 때문에 소음이나 착용감 문제로 순응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젊은 환자들은 외형적인 부담을 호소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장기 사용 지속률 역시 낮은 편이다.
조 교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10만 명 이상을 추적한 연구에서는 약 43개월 시점의 지속 사용률이 약 12% 수준에 불과했다”며 “치료 효과 자체는 우수하지만 장기 사용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가이드라인 첫 약물치료 권고”…OSA 치료 패러다임 변화
최근 대한수면호흡학회는 ‘OSA 성인 환자의 비만 관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조 교수는 이번 가이드라인 의미에 대해 “비만이 OSA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며 중증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더욱 명확해진 상황에서, 이를 치료 전략에 적극 반영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에도 비만 치료 중요성은 알려져 있었지만 기존 식이조절·운동 중심 치료나 경구약은 효과와 순응도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 비만 치료 주사제가 등장하면서 체중 감소 효과가 크게 개선됐고, AHI 감소 데이터도 축적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회 차원에서도 비만 관리를 OSA 치료의 핵심 요소로 인식하게 됐다”며 “국내 OSA 치료 가이드라인에 약물치료 권고가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기존 양압기와 생활습관 개선 중심 접근에서 나아가, 필요시 비만 치료 약물을 포함한 적극적 체중 관리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조 교수는 “앞으로는 기존 기도 유지 중심 치료 전략에서 벗어나 초기 단계부터 체중 관리까지 함께 논의되는 흐름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체중 줄이자 AHI 감소”…마운자로, 새로운 치료 옵션 가능성
최근 가장 주목받는 변화는 GLP-1 기반 비만 치료제 등장이다.
조 교수는 “마운자로가 직접적으로 OSA 자체를 없애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유의미한 체중 감소를 통해 상기도 폐쇄 원인을 줄이고, 결과적으로 수면무호흡 증상이 개선되는 구조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SURMOUNT-OSA 연구 결과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해당 연구에서 마운자로 투여군은 체중이 약 18~20% 감소했으며, AHI는 약 51~59% 감소했다. 또 AHI가 50%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은 약 61~72%에 달했다.
조 교수는 “중등도~중증 OSA 환자 가운데 약 절반이 AHI 5회 미만 또는 AHI 5~14회이면서 주간 졸림 척도(ESS) 10점 이하라는 복합 기준을 충족했다”며 “이는 일부 환자에서는 양압기 치료가 권고되지 않을 수도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환자에서는 양압기 의존도를 낮출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며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진료 현장서도 변화 체감”…“3~4개월 만에 10kg 이상 감량 사례 많아”
조 교수는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실제 진료 현장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수면무호흡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들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국내 사용 기간이 길지는 않아 충분한 연구가 축적된 단계는 아니지만, 실제 진료 경험상 상당히 유의미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개인차는 있지만 보통 3~4개월 정도 사용하면 10kg 이상 또는 체중의 10% 이상 감량되는 사례도 많다”며 “체중 감소뿐 아니라 당뇨병 개선과 OSA 개선까지 함께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환자들의 심리적 변화도 크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체중이 줄어들면서 환자들이 느끼는 자신감이나 심리적 만족감도 상당히 큰 편”이라며 “삶의 질 개선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비용 부담·미진단 문제 여전”…“OSA, 만성질환 인식 필요”
다만 조 교수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국내 OSA 치료에서 가장 큰 미충족 수요는 진단되지 않은 환자가 여전히 많다는 점”이라며 “환자들이 단순 코골이나 피로 정도로 생각해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국내 OSA 환자 가운데 약 20~30%는 비만을 동반하지 않은 환자들”이라며 “현재 비만 치료제 적응증으로는 이들 환자가 치료 혜택을 받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고 설명했다.
비용 문제도 중요한 현실적 장벽으로 꼽았다.
조 교수는 “GLP-1 계열 치료제는 아직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비용 부담이 상당한 편”이라며 “실제 치료 반응이 좋았음에도 경제적 이유로 3~4개월 만에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진 입장에서는 상당히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마지막으로 “OSA를 단순 수면 문제가 아니라 비만·심혈관질환·대사질환과 연결된 만성질환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조기 진단과 통합 관리, 장기 치료 유지가 가능한 방향으로 치료 접근성을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01 | 푸이그, 에스티 로더와 통합 무산 후 “매각... |
| 02 | “FDA는 답을 갖고 있다, 왜 묻지 않나…규제... |
| 03 | “‘코골이’ 아닌 전신질환”…OSA 치료, 양압기... |
| 04 | 복지부, 고위험 산모 핫라인 의무화·응급 이... |
| 05 | "임상 3상 데스밸리 넘는다"… 국민성장펀드,... |
| 06 | 약국 수가 3.7% 인상 '역대 최고'…약사회 "... |
| 07 | [기업분석]신세계인터내셔날 1Q 매출 2956억... |
| 08 | 화장품 수출, 올해 140억 달러 기대 |
| 09 | 두피·모발 관리, 롱제비티가 새 기준 된다 |
| 10 | 올릭스,로레알 벤처펀드 볼드·자산운용사 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