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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약국 문을 열고 들어와 '피곤해요, 박카스 한 병 주세요'라고 말할 때, 여러분은 무엇을 보십니까? 단순히 갈증을 해소할 음료를 건네는 것에 그친다면 그것은 편의점과 다를 바 없습니다. 환자가 왜 지쳤는지, 그 생리학적 원인을 짚어내는 순간 약사의 전문 경영은 시작됩니다."
2026 경기도약사회 학술대회에서 팜프렌즈 양덕숙 회장이 던진 메시지는 단순한 일반의약품 판매 전략을 넘어선 ‘상담형 약국’의 재정의에 가까웠다. 피로회복제 하나를 판매하더라도 단순히 제품명을 건네는 수준이 아니라 환자의 생활 습관과 신체 상태, 스트레스, 수면, 간·신장 기능까지 연결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그 과정 자체가 동네약국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창고형 약국과 온라인 중심 소비 구조가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양 회장은 “복약지도를 잘하는 약국은 결국 살아남는다”고 강조하며, 약사의 전문성과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OTC 시장의 새로운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0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6 경기도약사회 학술대회’에서 양덕숙 팜프렌즈 회장은 ‘피로회복 상담과 약국 경영’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강연은 단순 제품 소개보다 실제 약국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상담 전략과 고객 접근법, 약국 브랜딩, AI 활용 등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양 회장은 “박카스 하나를 사러 오는 고객에게도 상담의 질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제품을 건네는 것이 아니라 피로가 왜 생겼는지, 어떤 원인이 있는지, 현재 몸 상태는 어떤지를 파악해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양 회장은 피로를 단순 증상이 아닌 복합적 결과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피로의 원인을 크게 △에너지 대사 저하 △산화 스트레스 △빈혈 △스트레스와 수면 문제 △간 기능 저하 △신장 기능 저하 등으로 나누고, 원인에 따라 상담 방향과 제품 구성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몸에는 미토콘드리아라는 발전소가 있고 ATP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원활하지 않으면 피로가 발생한다”며 “비타민 B군과 타우린, 카르니틴 같은 성분은 에너지 대사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카스D와 일반 제품의 차이를 단순히 의약외품 여부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타우린 함량과 ATP 생성 과정까지 연결해 설명해야 고객이 약사의 전문성을 체감한다”고 덧붙였다.
양 회장은 실제 약국 상담 사례도 소개했다. 생리통으로 진통제를 찾는 여성 환자의 경우 단순히 진통제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철분 부족과 빈혈 가능성까지 함께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생리통 환자 중 상당수가 빈혈과 피로를 동반하고 있다”며 “헴철과 비타민을 함께 권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환자들이 약사의 설명을 신뢰하게 된다”고 말했다.
스트레스와 수면 문제를 동반한 피로 환자에 대해서는 마그네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 회장은 “잠을 못 자서 피곤한 사람에게 단순 영양제를 권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NMDA 과흥분 상태를 안정시키는 마그네슘과 비타민 B6 조합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간과 신장 기능 저하 환자에 대한 상담 전략도 언급됐다. 그는 눈 밑 다크서클, 우상복부 불편감, 허리 통증 등을 관찰 포인트로 제시하며 실리마린, UDCA, 육미지황탕, 아연 등의 활용 가능성을 설명했다.
양 회장은 “허리가 아프다고 해서 단순히 파스만 판매하면 안 된다”며 “신장 기능 저하로 인해 근막이 두꺼워지면서 통증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를 먼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간 기능이 떨어진 환자들은 알부민 부족으로 근육 힘이 약해지고 쉽게 피로해질 수 있다”며 “실리마린과 알부민, 아르기닌 등을 적절히 조합해 상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연에서는 코엔자임Q10 상담 전략도 소개됐다. 양 회장은 고지혈증 치료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이 코엔자임Q10 감소로 인해 근육 피로와 무력감을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자에게 단순히 코엔자임Q10을 드시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요즘 걸음걸이가 느려지지 않았느냐’, ‘다리 힘이 예전 같지 않지 않느냐’고 물어봐야 한다”며 “이런 대화를 통해 환자들이 자신의 몸 상태를 인식하고 상담에 집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양 회장은 강연을 통해 ‘약사는 판매자가 아니라 문제 해결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고객에게 무조건 제품을 권하려는 태도보다 질병을 이해하고 도와주려는 태도로 접근해야 한다”며 “환자는 약사의 눈빛과 태도를 통해 진정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한 “판매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판매왕도 열 명 중 한 명만 설득해도 성공하는 것”이라며 “약국은 이미 고객이 지갑을 들고 들어오는 공간인 만큼, 올바른 상담을 통해 고객이 필요한 제품을 선택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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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형 약국 확대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양 회장은 “가격 경쟁만으로는 동네약국이 살아남기 어렵다”면서도 “가까운 곳에서 제대로 복약지도를 해주는 약국은 결국 고객이 찾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약국의 외형과 분위기 역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약국 인테리어와 약사의 가운, 말투, 전문 용어 사용 등이 고객 신뢰 형성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양 회장은 “작은 약국이라도 깔끔한 외형과 전문적인 이미지를 유지하면 고객들은 ‘이 약사는 다르다’고 느낀다”며 “전문 용어를 적절히 사용하면서도 친절하게 설명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확대되고 있는 GLP-1 비만치료제 시장과 관련한 상담 전략도 소개됐다. 그는 비만 치료제를 사용하는 환자들에게 비오틴과 케라틴, 시스테인 등을 함께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 회장은 “체중 감량 과정에서 단백질 섭취가 줄어들면 탈모나 모발 약화가 나타날 수 있다”며 “GLP-1 치료제를 사용하는 환자들은 비용 지출에 대한 인식이 이미 형성돼 있기 때문에 약사의 설명이 설득력을 가지면 추가 상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연에서는 AI 활용 사례도 언급됐다. 양 회장은 자신이 사용한 강연 자료 대부분을 AI 도구 ‘클로드’를 활용해 제작했다고 소개하며 약사들의 AI 활용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약사들도 최신 지견 정리와 마케팅, 상담 자료 제작 등에 AI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약학 지식을 이미 갖추고 있기 때문에 명령어만 잘 활용해도 충분히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화장품 시장 확대 가능성도 언급했다. 양 회장은 “약과 화장품의 경계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향후 약국 화장품 시장 역시 중요한 영역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약국 화장품 학회 설립 계획도 함께 소개했다.
이번 강연은 단순 OTC 판매 기법을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 동네약국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피로회복제와 영양제 상담을 중심으로 약사의 전문성과 고객 커뮤니케이션 역량, 복약지도 가치, AI 기반 약국 경영 전략까지 연결했다는 점에서 현장 약사들의 관심을 모았다.
양 회장은“우리나라 자가치료 비율은 매우 높고 피로를 호소하는 환자도 많다”며 “약사가 제대로 상담하면 고객은 결국 다시 동네약국을 찾게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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