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 중심 약국 끝났다” AI 시대, 약국 경쟁력은 ‘데이터·상담·신뢰’로 이동
초개인화 헬스케어 시대, 경쟁력은 환자군 이해와 운영 체계
재방문율·상담 전환율·재고 회전율…스마트 약국 핵심 지표 제시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5-11 06:51   수정 2026.05.11 07:08
10일 고양 킨텍스 제2전시관에서 열린 ‘제21회 경기약사학술대회’에서 휴박스 윤건수 대표가 ‘디지털 생태계 내 약국의 리포지셔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약업신문=권혁진 기자
휴박스 윤건수 대표.©약업신문=권혁진 기자

약국이 조제와 판매 중심 공간에서 환자 생활 맥락을 이해하고, 데이터를 축적하며,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접점으로 이동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은 이 과정에서 약사의 전문성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상담, 기록, 운영 효율화를 보조하는 도구로 제시됐다.

휴박스 윤건수 대표는 10일 고양 킨텍스 제2전시관에서 열린 ‘제21회 경기약사학술대회’에서 “약국의 미래 경쟁력은 리포지셔닝과 AI 사용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디지털 생태계 내 약국의 리포지셔닝, AI와 초개인화 헬스케어 시대, 약국 경영 효율화 및 서비스 전환'을 주제로 발표했다.

윤 대표는 약국의 역할을 조제 중심 공간에서 건강관리 접점으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개인화 헬스케어 시대의 경쟁력이 단순한 제품 판매가 아니라 환자군 이해와 운영 체계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고령층, 만성질환자, 여성, 소아 보호자 등 주요 환자군을 어떻게 정의하고, 어떤 상담 시나리오와 관리 체계를 구축하느냐가 약국의 차별화 요인이 된다는 의미다.

윤 대표가 제시한 핵심 메시지는 AI 대체론이 아니었다. 그는 “AI는 약사의 전문성을 보조하는 도구”라며 “AI를 잘 활용하는 약사는 더 큰 경쟁우위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약사의 판단, 상담, 신뢰 형성은 여전히 약국 핵심 역량이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기록과 분석, 응대 체계는 AI를 통해 고도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약국이 이미 환자와 반복 접점을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처방전 조제 과정, 일반의약품 상담, 건강기능식품 구매, 가족 단위 방문, 계절성 질환 대응 등은 모두 지역 기반 건강 데이터로 전환될 수 있다. 그러나 상당수 약국은 이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하거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윤 대표의 의견이다.

윤 대표는 “데이터가 짧으면 감이 아니라 추측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스마트 약국으로 전환하려면 최근 12개월 재방문율과 환자군별 방문 패턴, 건강기능식품·웰니스 매출 비중, 폐기·폐약 금액과 원인, 상담 메모와 고객 응대 기록, AI·디지털 도구 활용 현황 등을 점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약국 경영에서 매출만 보는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 약국의 핵심 지표로는 재방문율, 상담 전환율, 구매 전환율, 재고 회전율, 폐기·폐약 비율, 직원 생산성, 처방 수량, 평균 거래금액, 비조제 매출 비중 등이 제시됐다.

그는 “매출은 결과 지표이고, 재방문과 전환은 운영 지표”라고 설명했다. 환자가 다시 찾는 구조가 만들어졌는지, 상담이 실제 구매나 서비스 이용으로 연결되는지, 추천과 설명이 매출로 이어지는지, 재고 운영이 효율적인지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약국 경영을 경험과 직관 중심에서 데이터 기반 운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미다.

수익 다각화 전략도 단순한 판매 확대가 아니라 신뢰 기반 서비스 확장으로 제시됐다. 윤 대표는 환자와의 밀착 신뢰, 자연스러운 재구매 유도, 계절별 건강 캠페인, 상품 제안, 임상 참여, 지역사회 건강관리, 정보 검증, 다학제 협업 등을 스마트 약국의 확장 모델로 제안했다.

특히 약국은 지역 의료기관, 의원, 보건소, 복지기관 등과 연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방문약료, 다제약물관리, 퇴원환자 전환기 관리, 복약 순응도 관리 등은 약국이 지역사회 건강관리자로 기능할 수 있는 영역이다. AI 기반 기록과 원격 모니터링, 표준 상담 시나리오가 결합되면 약국의 역할은 단순 조제에서 지속 관리로 확장될 수 있다.

윤 대표는 수익 다변화의 핵심을 “더 많이 파는 것”이 아니라 “더 신뢰받는 운영을 만드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환자 개별 맥락을 반영한 상담, 복약 이력과 생활습관을 고려한 제안, 계절성 건강관리, 가족력 기반 관리가 누적되면 약국 자체가 지역 내 건강관리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 대표는 “미래 약국 경쟁력은 약을 더 많이 파는 데 있지 않다"라며 “환자를 더 깊이 이해하고, 다시 찾게 만드는 운영 체계를 갖추는 데 있으며, AI는 그 전환을 돕는 도구이며,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약국의 다음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는 경기도약사회가 주최하고 약업신문 관계사 메디칼매니지먼트그룹(MMG)이 주관했으며, ‘AI와 함께 진화하는 약사(Pharmacists, Evolve with AI)’를 주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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