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피 이중 장벽 완성하는 '3세포 밀착연접', 각질층 형성까지 좌우
미세 틈새 메워 수분 증발 억제… 가데니아 추출물서 발현 촉진 확인
김민혜 기자 minyang@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5-11 06:00   수정 2026.05.11 06:05

피부가 외부 자극을 막고 수분을 유지하는 '이중 장벽'의 핵심 원리가 밝혀졌다.

일본 메나드 화장품 종합연구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표피 안쪽 과립층에 위치한 특수 구조인 '3세포 밀착연접(Tricellular Tight Junction)'이 피부 장벽 형성을 좌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구조는 세포 사이를 단단하게 결합해 과립층 자체의 밀착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피부 최외곽인 각질층의 방어 성분 생성까지 직접 조절한다. 이번 연구는 3개의 세포가 맞닿는 미세한 틈새 구조가 피부 전체의 보습력에 미치는 영향이 유전자 데이터를 통해 구체적인 수치로 입증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피부 표피는 각질층과 그 아래 과립층이라는 이중 방어막을 통해 수분 증발을 막는다. 가장 바깥쪽의 각질층은 세포간지질과 천연보습인자(NMF), 각질 세포가 어우러져 장벽을 이룬다. 그 아래 과립층에선 이웃한 두 세포를 단단히 묶어주는 '밀착연접(Tight Junction)'이 방어선 역할을 한다.

하지만 두 세포를 일직선으로 이어주는 밀착연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세 개의 세포가 한데 모이는 꼭짓점 부위에는 필연적으로 미세한 틈이 생기기 때문이다. '3세포 밀착연접'은 바로 이 세 세포가 만나는 사각지대에 형성된다. 세포 사이의 빈틈을 완벽하게 메워 피부 속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특수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일본 메나드 화장품 종합연구소는 최근 3차원 표피 모델 실험을 통해, 피부 표피 과립층의 미세 틈새를 메워 수분 증발을 막는 '3세포 밀착연접'이 이중 장벽 형성을 좌우한다는 핵심 원리를 규명했다. ⓒ메나드 화장품 종합 연구소

'3세포 밀착연접'이 사라지면 피부 장벽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연구진은 해당 구조를 만드는 핵심 유전자(LSR)를 인위적으로 줄인 3차원 표피 모델 실험을 실시했다. 먼저, 세포들이 얼마나 단단하게 결합해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경상피 전기저항(TEER)을 측정한 결과 정상적인 표피 모델 대비 3세포 밀착연접 유전자를 줄인 모델은 약 75% 수준으로 결합력이 크게 떨어졌다(p<0.001). 이는 미세한 틈새를 메우는 연결 고리 하나만 부족해져도 과립층 세포 전체의 결합력이 눈에 띄게 약해지고, 즉각적인 장벽 기능 저하로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3세포 밀착연접은 피부 최상단인 '각질층'이 만들어지는 과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연구진이 해당 구조를 만드는 유전자(LSR)가 부족한 세포를 관찰한 결과, 각질층 방어막을 구성하는 핵심 성분들의 생산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구체적으로 피부 장벽의 주축인 '세라마이드'를 만드는 유전자(CERS4)와 천연보습인자(NMF)를 생성하는 유전자(FLG)의 활동량이 정상 세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약 0.4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각질층 형성을 돕는 다른 여러 유전자의 활동 역시 덩달아 줄어들었다. 안쪽 과립층의 미세한 틈새가 벌어지면 피부 겉면의 방어막까지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해, 피부 전체의 수분 방어선이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무너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원리는 실제 사람의 피부에서도 증명됐다. 연구진이 20대에서 60대 사이의 일본인 여성 23명을 대상으로 뺨의 각질 세포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흥미로운 반비례 관계가 나타났다. '3세포 밀착연접'을 만드는 유전자(LSR)가 평균보다 많은 사람일수록, 장벽 기능의 척도인 '피부 밖으로 증발하는 수분량'이 뚜렷하게 줄어들었다. 즉, 체내에 이 미세한 틈새 구조를 잘 만들어내는 능력을 갖춘 피부일수록 표피 전체의 장벽이 탄탄해져 수분을 잃지 않고 촉촉함을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3세포 밀착연접'을 되살릴 해결책으로 가데니아(치자나무) 추출물의 효능을 제시했다. 일반적인 추출 방식보다 물의 온도를 더 높이고 특수한 효소 처리를 결합해 식물의 유효 성분을 새롭게 끌어낸 물질이다.

실제로 세포 실험에서 이 추출물을 투여하자, 아무것도 처리하지 않았을 때보다 구조 형성에 필요한 핵심 유전자(LSR)의 활동량이 약 4배 가까이 크게 늘어나는 효과가 확인됐다. 피부 속 미세한 틈을 메우는 능력이 촉진되면서, 궁극적으로 무너진 피부 장벽을 탄탄하게 복구하고 수분을 지켜내는 데 가데니아 추출물이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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