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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과 의약단체장들이 7일 2027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위한 상견례를 갖고 본격적인 수가협상에 돌입했다.
의약단체들은 의료현장의 경영난과 필수의료 위기, 약국 수급 불안 등을 반영한 적정 보상을 요구한 반면, 공단은 건강보험 재정 지속가능성과 재정 부담을 강조하며 신중한 협상을 예고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2027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이사장-의약단체장 합동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을 비롯해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 유경하 대한병원협회장,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 권영희 대한약사회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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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석 이사장은 “지난해에는 8년 만에 전 유형이 모두 계약을 체결하는 의미 있는 결과가 있었다”며 “공단과 의약계가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 이사장은 올해 협상과 관련해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진료비가 증가하고 있고,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1차의료 지원사업 등으로 대규모 건강보험 재정 투입이 이미 시작됐다”며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 추진 등 추가 재정 소요도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료율이 현재 7.19%로 법정 상한인 8%에 근접해 추가 재원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올해부터는 큰 폭의 재정 적자가 확실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필요한 의료를 충분히 이용할 수 있도록 의료 인프라를 유지하면서도 고유가·고물가·고환율에 따른 국민 부담과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균형 있게 반영하는 협상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의약단체들은 일제히 의료현장의 어려움과 보상체계 개선 필요성을 호소했다.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은 “수가 책정은 단순한 보상의 문제가 아니라 의료체계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는 핵심 요소”라며 “점진적인 수가 정상화와 예측가능한 보상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고물가와 인건비 상승, 필수의료 인력난에 더해 중동전쟁 여파에 따른 주사기·수액팩 부족 문제까지 언급하며 “의원급 의료기관 운영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병원협회 유경하 회장은 전공의사태 이후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력 부족이 심화되면서 병원 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유 회장은 “응급·소아·외상·분만 등 필수의료 분야는 병원들이 소명과 책임으로 유지해왔지만 낮은 보상 구조로 인해 합리적인 전문인력 배치가 어려운 현실”이라며 “필수의료 강화 정책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수가체계 현실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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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해 수가협상 당시 낮은 인상률을 수용한 배경으로 재정운영위원회의 부대결의를 언급하며 정부의 후속 이행을 촉구했다.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지난해 도저히 수용하기 어려운 1.9% 인상률을 제시받았지만, 한의 보장성 강화 등 수가 정책 지원을 추진하겠다는 재정운영위원회의 부대결의를 신뢰하고 협상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부대결의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정부가 부대결의 이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촉구했다.
또 “한의 유형의 건강보험 진료비 점유율은 3.5%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고 실수진자 수도 유일하게 감소하고 있다”며 “정부 시범사업 참여 역시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윤 회장은 현행 SGR 기반 수가협상 구조에 대해 “규모가 큰 종별에 유리하고 규모가 작은 종별에는 구조적으로 불리하게 작동한다”며 “낮은 점유율과 낮은 인상률이 반복되는 ‘부익부 빈익빈’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의 유형에서는 수가협상을 통한 환산지수 인상만이 어려운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자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약사회는 의약품 품절과 조제용품 수급난 등 약국 현장의 부담을 집중적으로 호소했다.
권영희 대한약사회장은 “코로나19 이후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처방의약품 품절과 수급 불안 문제는 이제 약국 현장의 노력만으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약국은 상당한 시간을 의약품 주문과 수급 대응에 할애하고 있고 이는 보건의료 자원의 비효율적 낭비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제용품 부족과 가격 인상, 장기처방 증가에 따른 조제·복약지도 부담, 불용재고와 반품 손실, 카드수수료와 인건비·임차료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약국 경영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건강보험 재정이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하며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지출 억제가 아니라 필수 현장에 대한 적정한 보상과 합리적인 투자”라고 강조했다.
한편 공단과 의약단체는 오는 11일과 14일 1차 협상, 19일과 20일 2차 협상을 진행한 뒤 29일 최종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수가협상의 핵심 변수로 꼽히는 추가소요재정(밴드) 규모는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논의되며, 관련 회의는 18일과 22일, 29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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