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 인체조직 미용 사용 금지해야”…국회서 제도 개선 촉구
‘미용 목적’ 확산 속 윤리·안전성 논란, 관리·감독 체계 재정비 요구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4-17 08:55   
(왼쪽부터)권동주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바이오헬스센터장), 이동한 건강소비자연대 부총재, 유병욱 순천향대 중앙의료원 국제의료단장, 정은주 건강소비자연대 부총재, 김영선 건강소비자연대 부총재, 이유리 HTU 글로벌홀딩스 대표, 김희선 보건복지부 혈액장기정책과장, 임상우 식품의약품안전처 첨단바이오의약품TF팀장.©건강소비자연대

사체 유래 인체조직을 활용한 미용 시술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회에서 기증 인체조직 사용 원칙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정부가 관련 관리 방안을 검토 중인 상황에서, 제도 공백과 규제 지연에 대한 비판도 함께 제기됐다.

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는 16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제15차 K-바이오헬스 포럼’을 개최하고, 기증 인체조직의 미용 목적 사용 금지와 관리 체계 개선을 촉구했다. 이번 포럼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의원이 주최하고 건강소비자연대가 주관했다.

포럼에서는 인체조직이 미용 시술에 활용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와 안전성 검증 한계, 제도 미비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특히 임상 검증 없이 시장에 진입하는 사례, 기증자 및 피시술자에 대한 고지 부족, 공정경쟁 저해 구조 등 다층적인 문제가 지적됐다. 사체 유래 원료 사용에 따른 사회적 거부감과 K-뷰티 산업 이미지 훼손 가능성도 주요 쟁점으로 제기됐다.

발제에 나선 권동주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현행 일부 제품이 인체조직 관련 법령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체조직의 미용 목적 사용 금지 명문화 △의약품·의료기기 허가체계 편입 △유통 제품 전수 점검 및 행정조치 △기증자·피시술자 대상 설명 의무 법제화 등을 제안했다.

권 변호사는 “현재 인체조직 미용 사용 문제는 규제 공백 속에서 관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국민 안전과 기증의 공익적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명확한 금지 규정과 실효적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동한 건강소비자연대 부총재는 국민 인식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0%가 사체 유래 스킨부스터 시술에 대해 거부감을 보였다. 또 다수 소비자가 원료를 인지하지 못한 채 시술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 정보 비대칭 문제가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는 유병욱 순천향대 중앙의료원 국제의료단장, 김희선 보건복지부 혈액장기정책과장, 임상우 식품의약품안전처 첨단바이오의약품TF팀장, 김영선 건강소비자연대 부총재, 이유리 HTU 글로벌홀딩스 대표 등이 참여해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유병욱 교수는 인체조직이 기증을 통해 확보된다는 점에서 일반 의약품이나 의료기기와는 다른 윤리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임상시험 규모 부족, 유통 과정 불투명성, 기록 체계 미흡 등을 문제로 제시했다.

또 “치료 목적 동의를 기반으로 기증된 조직이 미용 제품 제조에 활용될 경우, 기증자와 유족의 수용 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일부 제품이 약 20명 규모 임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한 사례는 학문적 기준에서 충분한 근거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철민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장은 “인체조직 기증은 생명 구호와 연구를 위한 공익적 행위”라며 “미용 목적 활용은 기증 문화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상규 건강소비자연대 회장은 “기증 인체조직은 공공적 자원인 만큼 활용 목적과 관리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제도 정비를 통해 국민 안전과 사회적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서영석 의원을 비롯해 김영진 의원, 백혜련 의원 등 국회의원과 건강소비자연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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