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교정협의회 "한국 규제, 글로벌과 불일치…수출·경쟁력 악영향”
美 무역장벽보고서, 유전자교정 규제 재지적…“GMO 동일 규제, 통상 리스크 확대”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4-06 10:04   수정 2026.04.06 10:13
©유전자교정협의회

2026년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발표한 무역장벽보고서(NTE)에서 한국의 유전자교정 규제가 다시 주요 통상 이슈로 지적됐다. 국내 산업계는 이를 “단순 규제 문제가 아닌 통상 리스크”로 규정하며 제도 정비 필요성을 제기했다.

유전자교정 관련 기업 협의체인 ‘유전자교정 바이오산업발전 협의회’는 6일 USTR의 「2026 미국 무역장벽보고서(National Trade Estimate Report on Foreign Trade Barriers)」를 근거로 한국의 규제 체계에 대한 우려를 공식 표명했다.

NTE는 미국 정부가 매년 주요 교역국의 법·제도·관행을 점검해 무역 장벽 요소를 평가하는 대표적인 연례 보고서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한국의 유전자교정 기술에 대한 규제 불확실성과 글로벌 기준과의 불일치가 기술무역장벽으로 명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외래 유전자가 삽입되지 않거나 최종 산물에 외래 DNA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도 유전자교정생물체(GEO)를 유전자변형생물체(GMO/LMO)와 동일하게 규제하고 있다. 미국 측은 이러한 정책이 신기술 개발을 저해하고, 농업·바이오 제품 교역에서 잠재적 취약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수출·비용·경쟁력…산업 전반에 영향 확대

유전자교정협의회는 현행 규제가 유지될 경우 산업 전반에서 구조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수출 지연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요 국가들이 GEO를 GMO와 구분해 관리하는 상황에서 한국만 동일 규제를 적용할 경우, 국가 간 규제 해석 차이로 통관 지연이나 시장 접근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비용 부담도 핵심 이슈로 지목됐다. GEO가 실질적으로 GMO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안전성 심사, 표시, 추적관리 요건을 적용받으면서 기업의 연구개발 및 상용화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도 불리한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GEO는 전통 육종 산물과의 구분이 기술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아 해외 제품은 사실상 식별이 어렵지만, 국내 제품만 규제를 받는 비대칭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협의회는 향후 기술무역장벽(TBT) 또는 위생·검역(SPS) 이슈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 국제 규제 흐름 ‘최종 산물 중심’으로 이동

글로벌 규제 방향은 이미 ‘최종 산물 중심(product-based)’으로 이동하고 있다.

영국은 GEO를 GMO와 구분하는 법률을 시행 중이며, 유럽연합(EU) 역시 신유전체기술(NGT) 규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7월 발의된 NGT 법안은 현재 입법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2025년 12월 유럽의회와 이사회는 자연 돌연변이에 상응하는 NGT-1 유형을 GMO 규제에서 제외하는 데 잠정 합의했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 일본,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주요 농업기술 선도국의 규제 방향과도 일치한다. 국제적으로는 기술 개발 방식이 아닌 최종 산물의 특성을 기준으로 규제하는 접근이 확산되는 추세다.

■ “규제 정비 지연 시 통상 현안 고착 가능성”

유전자교정협의회는 한국 역시 주요 교역국과의 정합성을 고려한 규제 체계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협의회 의장사인 툴젠 유종상 대표는 “이번 보고서는 한국의 유전자교정 규제가 산업 내부 문제가 아니라 통상 현안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국제 기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제한적이며 한국도 그 범주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 정비가 이뤄질 경우 미래 농식품 바이오산업 육성, 기업 경쟁력 강화, 통상 분쟁 리스크 완화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정부와 국회에 관련 법안 논의를 서둘러 글로벌 규제 환경과의 정합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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